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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교육청, ‘수정’ 입장문… 천호성 교육감, 5억원 의혹에 답이 됐을까?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입력 2026/09/28 11:11 수정 2026.09.28 11:24
- KBS전주방송 등의 보도와 측근 폭로, 교원단체의 해명 요구… 추상적 말보다 구체적인 설명 필요

천호성 전북교육감(사진_교육청)

[기자수첩] 교육청, ‘수정’ 입장문… 천호성 교육감, 5억원 의혹에 답이 됐을까?
KBS전주방송 등의 보도와 측근 폭로, 교원단체의 해명 요구… 추상적 말보다 구체적인 설명이 먼저다

천호성 전북특별자치도교육감이 최근 언론보도와 관련해 발표한 입장문을 두고 또 다른 의문이 남는다. 최초 입장문과 수정입장문을 비교한 결과, 확인되는 본문에는 의혹에 대한 새로운 설명이나 구체적인 반박 근거가 추가되지 않았다. ‘수정’입장문이라면 도민이 알고 싶어 하는 핵심이 들어 있어야 하지만 여전히 설명되지 않고 있다.

천 교육감은 2026년 9월 21일자 입장문에서 “최근 지방선거 관련 보도로 제기된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불법적 행위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 정도의 입장 표명만으로 논란이 해소됐다고 볼 수 있을까.

이번 사안은 단순히 언론보도의 표현이나 교육감 개인의 입장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KBS전주방송 등에서 보도한 이른바 ‘5억원 배팅’ 관련 측근의 폭로와 교육사업을 통한 상환 약속 의혹이 핵심이다. 여기에 전북 교원단체들의 책임 있는 답변 요구까지 이어졌다면, 교육감 측은 무엇보다 구체적인 사실관계부터 설명해야 한다.

‘5억원 배팅’ 의혹, 무엇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인가
방송 보도를 통해 제기된 의혹의 핵심은 천 교육감이 전주대 교수로 재직하던 2025년 6월께 측근과 나눈 대화에 관한 것이다.
보도된 측근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대화에서 서거석 교육감이 낙마할 경우를 가정해 7월부터 문자 발송과 현수막 제작 등 선거 준비에 5억원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왔다는 것. 또한 5억원을 제공하는 사람에게 교육감 당선 후 합법적인 방법으로 교육사업을 맡겨 5억원 상당의 자금을 갚아 나가겠다는 취지의 발언이 있었다는 내용도 보도됐다. 해당 측근은 관련 내용이 얼마 지나지 않아 추진됐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보도를 통해 제기된 주장이다. 발언의 실제 존재 여부와 전후 맥락, 자금 제공 여부, 이후 사업 추진과의 관련성은 객관적인 자료와 관계자 진술 등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이 같은 주장만으로 불법행위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의혹을 부인하는 것만으로 그 의혹이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5억원 관련 발언이 실제로 있었는가. 둘째, 자금 제공과 향후 교육사업을 통한 상환을 연결하는 구체적인 제안이나 약속이 있었는가. 셋째, 실제 자금 흐름이나 사업 추진이 있었다면 그 경위와 절차는 어떠했는가다.

교육사업은 공공의 목적과 법령에 따라 추진돼야 한다. 따라서 개인의 자금 제공과 공공사업의 배정이 연계됐다는 의혹은 그 사실 여부를 명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천 교육감이 해당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힌 만큼, 이제 도민이 알고 싶은 것은 그 부인의 근거다.

최초와 수정입장문, 무엇이 달라졌나
최초 입장문과 수정입장문을 비교할 때 중요한 것은 제목이나 문구의 변화가 아니다. 최초 입장문에서 제기된 문제를 수정입장문에서 얼마나 구체적으로 해명했는지가 판단 기준이다. 이번에 확인된 수정입장문에는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 불법적 행위가 없었다는 입장,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방송에서 제기된 5억원 관련 발언의 존재 여부나 당시 대화의 맥락, 자금 제공 여부, 교육사업 추진 경위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확인되지 않는다.

보도 중 어떤 부분이 사실과 다른지, 그 판단의 근거가 무엇인지도 제시되지 않았다. 결국 ‘수정 입장문’에서 확인되는 본문에서는 실질적인 해명 내용의 보강을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입장문은 당사자의 입장을 밝히는 문서다. 모든 의혹에 관한 자료를 입장문 하나에 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중대한 공적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면, 최소한 무엇이 사실이 아니며 그 근거가 무엇인지는 밝혀야 한다. 수정한 입장문에서 중요한 것은 수정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무엇을 새롭게 설명했느냐는 점이다.

교원단체들의 책임 있는 답변 요구를 가볍게 볼 수 없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전북 교원단체들도 천 교육감에게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교원단체들의 문제 제기가 곧 의혹의 사실성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교육계에서 책임 있는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은 이번 사안이 단순한 정치적 공방에 그치지 않고 교육행정의 신뢰 문제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교육감은 교육정책과 예산, 인사, 각종 사업의 공정성을 책임지는 자리다. 특히 교육사업을 특정인의 자금 제공과 연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면, 그 사실 여부를 명확히 설명하는 것은 교육행정의 투명성과 직결된다. 그리고 만약, 5억원의 자금을 제공한 사람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교육청의 어떤 사업으로 은혜를 갚겠다는 건지도 밝혀야 한다.

도민이 요구하는 것은 성급한 유죄 판단이 아니다. 의혹을 제기한 측의 주장과 교육감 측의 반박을 비교하고, 확인 가능한 자료를 토대로 사실관계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교육감 측이 의혹을 부인한다면 그 부인의 근거를 제시하면 된다.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면 어느 부분이 틀렸는지 밝히면 된다. 관련 사실이 없다면 확인 가능한 범위에서 이를 설명하면 된다. 공직자의 책임은 의혹이 제기됐다는 이유만으로 잘못을 인정하는 데 있지 않다. 제기된 의문에 성실하게 답하고, 사실관계가 검증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아울러, ‘천사랑’ 관련 경찰 수사, 확인된 사실과 추측을 구분해야
천 교육감의 후원회 조직으로 알려진 ‘천사랑’ 구성원들과 관련한 경찰 수사 문제도 별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만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만으로 관련자들의 불법행위가 확인됐다거나 천 교육감의 관여가 입증됐다고 볼 수는 없다. 수사의 대상과 범위, 관련자들의 지위, 교육감과의 관계, 수사기관이 확인하고 있는 쟁점은 각각 구분돼야 한다. 그럼에도 공적 관심이 큰 사안이라면 교육감 측은 설명할 수 있는 범위에서 관련 사실과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 수사 중이라 공개하기 어려운 사항이 있다면 그 이유와 공개 가능한 범위를 설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5억원 관련 의혹과 천사랑 구성원 관련 수사는 관련성이 확인되기 전까지 별개의 사안으로 다뤄야 한다. 두 사안을 하나의 사건으로 묶어 단정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각각의 사안에 대해 확인 가능한 사실이 있다면, 이를 구분해 설명하는 것이 불필요한 추측과 혼란을 줄이는 길이다.

천 교육감에게 묻는다
천 교육감은 이번 입장문에서 불법적 행위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도민이 확인할 수 있도록 다음 질문에 답할 필요가 있다.


첫째, 방송 보도에서 제기된 5억원 관련 발언은 실제로 있었는가. 있었다면 당시 대화의 전후 맥락과 취지는 무엇인가.
둘째, 자금 제공자에게 향후 교육사업을 맡겨 상환하겠다는 취지의 제안이나 약속이 있었는가. 없었다면 이를 부인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셋째, 관련 자금이 실제로 제공됐는지, 문자 발송과 현수막 제작 등 선거 준비에 어떻게 사용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있는가.
넷째, 관련 교육사업이 추진됐다면 사업 선정과 계약은 어떤 절차에 따라 진행됐는가. 자금 제공과 사업 추진 사이에 관련성이 있었는가.
다섯째, 천사랑 구성원 관련 경찰 수사에 관해 교육감 측이 설명할 수 있는 사실관계와 공식 입장은 무엇인가.

이 질문들은 불법행위를 전제로 한 단정이 아니다. 제기된 의혹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교육감 측의 반박을 검증하기 위해 필요한 질문일 뿐이다.

부인(否認)은 입장이고, 해명(解明}은 책임이다
천호성 교육감에게는 의혹을 부인할 권리가 있다. 언론 역시 보도에 대한 사실 확인과 반론 검증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공직자를 둘러싼 의혹이 제기됐을 때, 당사자의 부인만으로 사실관계가 정리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최초 입장문과 수정입장문을 비교해도 핵심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추가되지 않았다면, 도민의 의문은 여전히 남을 수밖에 없다.

이번 논란에서 중요한 것은 교육감과 언론 중 어느 한쪽의 주장을 먼저 믿느냐가 아니다. 방송 보도에서 제기된 측근의 주장과 교육감 측의 반박을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하는 일이다. 천 교육감 측이 언론보도를 문제 삼는다면 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면 정정과 반론 절차를 통해 바로잡으면 된다. 반대로 공적 책임에 관한 질문이라면 성실하게 답해야 한다.

교육감의 신뢰는 입장문을 발표했다는 사실만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의혹의 핵심에 답했는지, 그 답변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있는지, 도민이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는지에 달려 있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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