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사진_보도자료) |
[굿모닝전북신문=오운석기자]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헌재 ‘동의 없는 성폭력’ 재판소원 본안심사 회부 환영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헌법재판소가 이른바 ‘75차례 거부한 동의 없는 성폭력’ 사건에 대한 재판소원을 전원재판부 본안심사에 회부한 결정을 환영하며, 이를 성적 자기결정권 보장을 위한 법·제도 개선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했다.
이 단체는 이번 결정이 단순한 사건 심리를 넘어 성폭력을 헌법상 기본권인 성적 자기결정권의 문제로 다루고, 국가가 피해자의 기본권을 충분히 보호했는지를 검토하는 의미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해당 사건은 피해자가 1시간 넘게 75차례에 걸쳐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법원이 폭행·협박의 정도가 항거를 곤란하게 할 수준에 이르지 않았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한 사례다. 네트워크는 현행 법체계가 피해자의 동의 여부보다 저항 정도와 폭행·협박의 존재에 초점을 맞춰 피해자에게 과도한 입증 부담을 지워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폭력은 여성에 대한 구조적 차별과 권력 불평등 속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이자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라며, 성폭력 판단의 핵심 기준은 피해자의 저항 여부가 아니라 자유롭고 자발적인 동의의 존재 여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헌법재판소가 이번 심리를 통해 성적 자기결정권의 의미와 국가의 기본권 보호 의무를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기존 성폭력 판단 법리가 헌법상 성평등과 인권 가치에 부합하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국회와 정부에도 국제적 기준에 맞춰 강간죄 구성요건과 성폭력 관련 법·제도를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며, 피해자의 저항 입증이 아닌 ‘동의 없는 성적 침해’ 자체를 권리 침해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이번 헌재 결정이 성폭력 피해자의 기본권 보장 확대와 성평등한 사법체계 구축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논평전문]
헌법재판소의 ‘동의 없는 성폭력’ 재판소원 본안심사 회부를 환영한다.
성적 자기결정권 보장을 위한 법·제도 개선의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헌법재판소가 6월 9일 ‘75차례 거부한 동의 없는 성폭력’ 사건에 대한 재판소원을 전원재판부 본안심사에 회부하기로 결정한 것을 환영한다.
이번 결정은 단순히 하나의 성폭력 사건에 대한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헌법재판소가 성폭력을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헌법상 기본권의 문제로 다루고, 재판 과정에서 국가가 피해자의 기본권을 충분히 보호했는지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중요한 결정이다. 또한 성폭력 피해를 판단하는 법적 기준이 과연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의 존엄과 평등, 성적 자기결정권에 부합하는지 묻는 역사적 심판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이 사건은 피해자가 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75차례에 걸쳐 “그만하라”, “아프다”라고 명확하게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가해자에게 무죄가 선고된 사건이다. 피해자의 거부 의사가 분명하게 확인되었음에도 법원은 폭행·협박이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성폭력 판단 기준은 피해자의 동의 여부보다 폭행·협박의 존재와 피해자의 저항 정도를 중심으로 작동해 왔다. 그 결과 피해자는 왜 더 강하게 저항하지 못했는지, 왜 현장을 벗어나지 못했는지, 왜 즉시 신고하지 않았는지를 끊임없이 설명해야 했다. 이는 성폭력 피해의 본질인 ‘동의 없는 성적 침해’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게 만들었으며, 피해자에게 입증의 부담을 전가하는 구조를 고착화해 왔다.
성폭력은 여성에 대한 구조적 차별과 권력 불평등 속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이며,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다. 헌법 제10조가 보장하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은 개인이 자신의 성적 삶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포함한다. 따라서 성폭력 판단의 핵심은 피해자가 얼마나 격렬하게 저항했는가가 아니라 자유롭고 자발적인 동의가 있었는가에 있어야 한다.
이번 본안심사 회부 결정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성폭력을 둘러싼 법적 판단을 형법 해석의 문제에만 머무르게 하지 않고, 헌법상 기본권 보장의 문제로 확장했다는 점이다. 헌법재판소는 이번 심리를 통해 성적 자기결정권의 의미와 국가의 기본권 보호 의무를 보다 적극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특히 피해자의 저항 여부를 중심으로 성폭력을 판단해 온 법리가 오늘날 헌법이 보장하는 성평등과 인권의 가치에 부합하는지 엄정하게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국회와 정부 역시 더 이상 책임을 미뤄서는 안 된다. 국제사회는 이미 성폭력 판단의 기준을 피해자의 자유롭고 자발적인 동의 여부에 두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한국 역시 성적 자기결정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강간죄 구성요건과 성폭력 관련 법·제도 전반에 대한 재검토에 나서야 한다. 피해자가 저항을 입증해야만 보호받는 사회가 아니라, 동의 없는 성적 침해 자체가 명확한 권리침해로 인정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성폭력 피해자의 기본권 보장을 확대하고 성평등한 사법체계를 구축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헌법재판소가 성폭력이 헌법상 기본권인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침해임을 분명히 하고, 강간 통념에 기초한 낡은 법리가 기본권 보장을 가로막아 온 현실을 직시하는 판단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
성평등 민주주의는 여성의 몸과 삶에 대한 자기결정권이 온전히 존중될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누구도 자신의 거부 의사를 반복해서 증명해야만 보호받는 사회가 아니라, 동의와 존중이 법과 제도의 기본 원칙이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할 것이다.
2026년 6월 10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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