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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특별자치도의회(사진_도의회 로고) |
[기획연재] 프롤로그 주민의 대표, 의원님은 왜 주민의 걱정거리가 되었나 ?
전북 지방의회 탐사보도 기획을 시작하며
"지방의회는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이 단순한 질문에서 이번 기획은 출발했다.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30여 년. 주민들은 직접 선출한 지방의원들에게 지역 발전과 행정 감시라는 중대한 권한을 부여했다. 지방의회는 예산을 심의하고 조례를 제정하며 행정을 견제하는, 민주주의의 가장 가까운 현장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 이상과 일치하고 있는가.
최근 수년간 전북지역 곳곳에서는 지방의회를 둘러싼 논란이 반복돼 왔다. 특정 공무원에 대한 폭언 논란, 인사 개입 의혹, 이해충돌 문제, 외유성 해외연수, 그리고 예산 심의를 둘러싼 압박 의혹까지. 사건 하나하나는 개별 사안일 수 있지만, 반복되는 패턴은 구조적 문제를 의심하게 만든다.
전북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렇게 지적했다.
"문제는 몇몇 의원의 일탈이 아니라, 그 일이 반복돼도 제어가 되지 않는 구조입니다. 주민 입장에서는 '또 그 이야기냐'는 냉소가 쌓이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지방의원이 문제라는 것은 아니다. 상당수 의원들은 묵묵히 지역 현안을 챙기고 정책 대안을 고민한다. 그러나 일부 사례는 전체 지방의회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고, 결국 주민의 정치적 냉소로 이어진다.
더 큰 문제는 책임을 묻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윤리특별위원회는 존재하지만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징계 역시 솜방망이에 그친다는 비판이 반복된다.
본지는 지난 수개월 동안 전북지역 지방의회와 공직사회, 공무원노조, 시민단체, 전·현직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심층 취재를 진행했다. 지방의회 회의록과 행정사무감사 자료, 윤리특위 기록, 공개된 언론보도를 교차 분석하며 실제 작동 구조를 추적했다.
이번 연재는 특정 인물을 겨냥한 폭로가 아니다.
지방자치의 본래 기능을 되짚고, 감시와 권한 사이의 균형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묻기 위한 문제 제기다.
감시자가 감시받지 않는 구조는 건강할 수 없다.
권한에는 반드시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이번 기획은 전북 지방자치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보다 성숙한 지방의회를 위한 제도적·문화적 해법을 모색하는 데 목적이 있다. 주민이 주인인 지방자치의 출발점은 결국 ‘알 권리’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연재 순서》
① 프롤로그, 의원님 전화 왔습니다
② 감시자인가 이해당사자인가
③ BOX기사
④ 주민 위의 의원, 책임은 어디에, 에필로그
1부 : 의원님 전화 왔습니다
"과장님, A 의원님 전화입니다."
전북지역 한 시청 사무실. 평소와 다르지 않던 업무 분위기는 이 한마디로 긴장감이 흐른다. 수화기 너머에서는 특정 민원 해결을 요구하는 의원의 목소리가 이어진다.
담당 공무원은 규정상 처리하기 어렵다는 점을 설명한다. 통화는 일단락되지만, 문제는 그 이후다.
"전화 끊고 나면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다음 감사 때 보자’는 말을 실제로 들은 적도 있습니다."
전북지역 한 중간관리급 공무원의 말이다. 또 다른 공무원은 보다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공식적으로는 요청이지만, 현장에서는 사실상 압박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방의회는 행정을 감시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그 권한 행사가 정책 검증을 넘어 개인적 영향력 행사로 비쳐질때 부터 지방자치의 균형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 같은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전북지역 공무원노조는 수년째 유사한 문제를 반복적으로 제기해 왔다.
전북 한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일부 의원들의 언행이 단순한 ‘열정적인 의정활동’의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가 있습니다. 공무원을 파트너가 아니라 통제 대상으로 보는 인식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감사인가, 군기잡기인가
행정사무감사는 지방의회의 핵심 권한이다. 예산 집행의 적정성을 따지고, 정책이 주민을 위해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제도적 장치다.
그러나 현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정책 검증보다 개인을 몰아붙이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한 시청 팀장의 말이다.
실제 감사 기간 동안 공무원들이 감당해야 하는 업무 강도는 상당하다. 수백 건의 자료 요구, 길게는 5년치 이상 과거 자료 제출 요구, 퇴근 이후까지 이어지는 자료 작성이 반복된다.
또 다른 공무원은 이렇게 토로했다. "감사 시즌이 되면 사실상 비상근무입니다. 주민 민원보다 의원 자료가 더 급해지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물론 모든 감사가 문제라는 것은 아니다. 정책의 허점을 짚고 개선을 이끌어낸 사례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망신주기식 감사’라는 비판이 반복된다는 점은 제도의 운영 방식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신호로 읽힌다.
예산이라는 보이지 않는 힘
공무원들이 지방의회를 어렵게 느끼는 이유는 단순한 심리적 압박 때문만은 아니다. 지방의회는 예산을 삭감하고, 사업을 중단시키며, 신규 사업의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실질적 권한을 갖는다. 이 권한은 민주적 통제의 핵심이지만, 동시에 강력한 영향력의 수단이기도 하다.
전북자치도청 한 공무원은 말한다. "특정 사업에 대해 반복적으로 관심을 보이거나, 지역구 사업을 우선적으로 요구하는 신호가 오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공식적인 지시가 아니어도 현장에서는 충분히 압박으로 작용합니다."
시민단체 역시 유사한 문제를 지적한다. "예산 심의는 공익 기준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일부에서는 지역구 관리 수단처럼 활용된다는 의심을 사고 있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는 모든 의원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일부 사례가 반복될 때, 제도 전체에 대한 신뢰는 빠르게 약화된다.
공무원노조의 공개 반발
전북에서는 실제로 지방의원과 공무원노조 간 충돌이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표면화됐다. 폭언 논란이나 고압적 언행이 불거질 때마다 노조는 공개 사과와 윤리특위 회부를 요구했다.
한 노조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개인 일탈로 정리되지만, 같은 유형의 일이 반복됩니다. 이제는 구조의 문제로 봐야 합니다."
반면 일부 의원들은 다른 입장을 내놓는다. "집행부를 강하게 견제하는 것은 의회의 본래 역할입니다. 이를 ‘갑질’로 규정하면 의정활동 자체가 위축될 수 있습니다."
양측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린다. 그리고 갈등은 반복된다. 전문가들은 이 지점을 구조적 문제로 본다. 지방의회의 권한은 확대됐지만, 이를 통제하고 책임을 묻는 장치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질문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
지방의회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주민을 대표하는 권력은 주민 위에 설 수 없다. 그 원칙이 흔들리게 된다면 지방자치는 형식만 남게 된다.
굿모닝전북신문 기동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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