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3부작] 주민 위의 의원, 책임은 어디에 - 3부
외유성 출장과 솜방망이 징계의 흑역사
★전북 지방의회 갑질백태 유형 10선★
① "의원님 자료가 먼저" : 행정사무감사 기간 과도한 자료 제출 요구
② "민원 좀 해결해 주세요" : 인허가·민원 처리 압박 논란
③ "왜 내 말을 안 듣나" : 공무원 상대 폭언·고압적 언행
④ "우리 지역부터" : 지역구 예산 우선 요구
⑤ "행정은 내가 안다" : 정책 결정 과정 과도한 개입
⑥ "출장인가 관광인가" : 외유성 해외연수 논란
⑦ "윤리특위가 면죄부" : 솜방망이 징계 반복
⑧ "겸직과 이해충돌" : 사업체 운영 의원 논란
⑨ "관용차와 의전" : 과도한 특권 의식
⑩ "주민은 모른다" : 정보 공개 부족과 폐쇄성
☆ ☆ ☆
1. "해외연수는 갔는데, 전북에 남은 게 뭡니까?"
전북 지역의 한 시민이 의회 홈페이지에 남긴 글: "유럽 선진지를 견학한다며 주민 세금 수천만 원을 들여 나갔다 오셨더군요. 다녀와서 전북에 바뀐 게 도대체 뭡니까? 의원님들 개인 사진첩 말고 남은 게 있기는 한가요?“ 이 날카로운 질문에 누구 하나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지방의회의 해외연수, 이른바 ‘공무국외출장’을 둘러싼 잡음과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매년 행정사무감사 직전이나 연말연시가 되면 "선진 사례 벤치마킹"이라는 거창한 명분을 내걸고 비행기에 오르지만, 정작 지역 사회에 돌아오는 정책적 과실은 전무하다시피 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실태 1】 복사 붙여넣기식 보고서와 관광성 일정
도내 한 기초의회가 제출한 국외연수 보고서를 살펴보면, 인터넷 블로그나 위키백과에서 그대로 긁어온 듯한 도시 소개와 가이드북 수준의 설명이 태반을 차지한다. 6박 8일의 일정 중 공식 기관 방문은 단 두 차례, 합쳐서 4시간 남짓에 불과했다. 나머지 시간은 유명 박물관, 유원지, 유람선 탑승 등 패키지 관광 상품과 다름없는 일정으로 채워졌다. 수천만 원의 주민 혈세가 투입된 연수 계획서를 보며 주민들은 묻는다. "정말 배워 왔는가, 아니면 세금으로 효도 관광을 다녀왔는가.“
【실태 2】 권한을 특권으로 착각한 의전 요구
일부 지방의회에서는 국외 연수나 관내 공식 행사 때마다 과도한 의전과 ‘갑질’ 논란이 반복적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수행 인력으로 동행한 의회 사무국 공무원들에게 사적인 짐을 들게 하거나, 현지 음식과 잠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타박을 주는 구태가 여전하다는 증언이 나온다.
의원이 가진 권한은 주민으로부터 잠시 위임받은 대리인의 권력일 뿐이다. 그러나 배지를 다는 순간, 이를 사적 특권으로 착각하는 순간부터 지방자치는 병들기 시작한다.
2. 제 식구 감싸는 윤리특위, "면죄부 발행소"인가
더 심각한 것은 문제가 터진 이후의 ‘책임 부재’다. 공직사회를 뒤흔든 폭언, 부하 직원을 향한 갑질, 사생활 논란과 품위 손상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지방의회는 "엄정 조치"를 약속하지만, 결과는 언제나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었다.
주요 비위 유형과 주민들이 마주한 '솜방망이' 처벌 결과를 보면, 피감 기관 대상 폭언 및 갑질은 본회의장 내 '공개 사과' 수준으로 종결처리, 동료 의원 및 공무원 성희롱 의혹은 출석정지 30일(의정비 정상 지급) 후 슬그머니 복귀, 음주운전 및 품위 손상은 의회 내부 '경고' 조치에 그치며 실질적 제재 전무하다.
이처럼 황당한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징계의 칼자루를 쥔 윤리특별위원회(윤리특위)가 동료 의원들로만 구성된 구조적 모순 때문이다. "이번에 내가 봐줘야 다음에 나도 살 수 있다"는 끈끈한 동료애(?)가 발동하면서, 윤리특위는 사실상 징계 기구가 아닌 '면죄부 발행소'로 전락했다. 주민들이 이를 두고 "짜고 치는 고스톱", "제 식구 감싸기의 끝판왕"이라며 조소하는 이유다.
3. 현장의 목소리, "우리는 의원님의 감정 쓰레기통이 아닙니다"
지방의원들의 비뚤어진 특권 의식 앞에 가장 먼저 상처받는 이들은 현장의 하위직 공무원들이다.
지방행정 주무관 E씨 (8급, 익명 요구), "예산 심사나 행정사무감사 때 자기 뜻대로 안 되면 소리를 지르거나 반말을 하는 건 기본입니다. 심지어 밤늦게 개인적인 자료를 요구하며 압박하기도 하죠. 주민의 대표라는 분들이 공무원을 부하 직원 다루듯 대할 때마다 자괴감이 듭니다. 우리가 왜 의원님들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야 합니까?“
지방의회 전직 사무국장 F씨, "시스템이 잘못됐습니다. 의원이 잘못을 저질러도 징계 권한을 의회가 독점하고 있으니 견제가 안 됩니다. 출석 정지를 당해도 의정활동비는 꼬박꼬박 통장에 꽂히는 구조인데, 누가 징계를 무서워하겠습니까? 부끄러움은 온전히 주민들의 몫입니다.“
4. 지방자치 30년의 무거운 숙제, 지방의회는 민주주의의 최전선이자,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주민과 가장 가까운 권력기관이다. 생활 밀착형 행정을 감시하라고 권한을 주었기에, 그 자리는 중앙정치보다 더 엄격하고, 더 투명하며, 더 겸손해야 하는 자리다.
지방자치 역사가 30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전북의 지방의회는 여전히 과거의 구태와 특권 의식이라는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이제 변화의 갈림길에 서야 한다. 선거 때만 고개를 숙이고 당선된 후에는 주민 위에 군림하며 잇속을 챙기는 의회가 될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권위를 내려놓고 오직 주민만을 바라보며 책임지는 의회가 될 것인가.
하긴, 전북자치도의원 44명 중 25명이 무투표 당선이니 공천자에게 잘 보이면 끝나는 이런 기형적 구조속에서 이들이 유권자를 얼마나 두려워하고 발밑에 *로 보는 공무원들에게 어떤 점잖은 처세를 하겠는가?
이제 이들이 7.1 새로운 의회의 출범과 함께 그 준엄한 답은 결국 의원들 스스로의 반성에 맡기는게 아닌, 깨어 있는 주민들의 엄격한 심판과 매서운 감시에 의해 결정돼야 할 것이다. 직접 매를 드는 유권자가 되어야 한다.
굿모닝전북신문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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