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굿모닝전북신문

[논평] 왜곡된 성인식이 초래한 참혹한 비극, 리얼돌 수..
사회

[논평] 왜곡된 성인식이 초래한 참혹한 비극, 리얼돌 수입 및 유통 금지법을 즉각 입법하라.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입력 2026/07/06 09:41 수정 2026.07.06 09:55
- 장윤기 살인 사건이 드러낸 리얼돌의 사회적 위험성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논평] 왜곡된 성인식이 초래한 참혹한 비극, 리얼돌 수입 및 유통 금지법을 즉각 입법하라.

 장윤기 살인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며 우리 사회는 또다시 깊은 충격과 참담함에 직면했다. 사건 당일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자취방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여성 형상의 리얼돌 두 기에는 목과 가슴 부위가 예리한 도구로 훼손된 흔적이 남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정황은 단순히 개인의 사적 취향이나 사생활의 영역으로만 치부하기 어려운 문제를 우리 사회에 제기한다. 여성의 형상을 한 대상을 향한 반복적이고 가학적인 행위가 왜곡된 성인식과 폭력성을 반영하거나 강화할 가능성은 없는지, 사회는 더욱 엄정하게 성찰해야 한다.

검찰에 따르면 피의자는 지난해 6~7월 지역아동센터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던 당시 일곱 차례에 걸쳐 여중생 등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지인들은 피의자가 평소 "인생이 망하면 여학생을 납치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반복해 왔다고 진술했으며, 피의자의 차량 블랙박스에는 "형이 평소 말한 대로 살았다면 이미 성범죄자다"라는 지인의 음성이 녹음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정황은 피의자의 왜곡된 성적 인식과 폭력적 사고가 장기간 형성되고 강화되어 왔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피의자는 아르바이트 직장 동료를 감금하고 성폭행한 뒤 다시 살해할 목적으로 찾아갔으나 피해자를 만나지 못하자, 불특정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납치와 성폭행, 살해를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는 특정 개인의 일탈을 넘어 여성을 독립된 인격체가 아니라 통제와 지배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왜곡된 성인식이 얼마나 심각한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참혹한 사례다.

리얼돌 사용자는 그것이 단순한 인형이라는 물성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여성의 외형과 신체를 최대한 재현한 대상을 소비한다. 이러한 소비는 여성을 독립된 인격이 아닌 성적 욕망의 충족과 통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인식을 강화하거나 정당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우려를 낳아 왔다. 물론 모든 리얼돌 사용자가 범죄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여성을 인격체가 아닌 '사물화된 신체'로 대상화하는 문화가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용인하거나 둔감하게 만드는 사회적 토양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장윤기 사건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 5월 4일 논평을 통해 여성의 존재를 부정하고 사물화하는 리얼돌이 지닌 사회적 위험성을 경고하며 제도적 규제를 촉구한 바 있다. 여성을 동등한 시민이 아닌 성적 도구로 재현하고 소비하는 문화가 확산될 경우 성평등의 가치를 훼손하고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을 정당화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그러한 우려를 다시금 환기시키며, 리얼돌이 개인의 사적 소비를 넘어 우리 사회가 공론의 장에서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대상임을 보여준다.

그동안 사법부는 사적 자유와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근거로 리얼돌 수입을 폭넓게 허용해 왔다. 그러나 개인의 자유 역시 인간의 존엄과 타인의 권리 보호라는 헌법적 가치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여성의 신체를 성적 대상으로 사물화하는 산업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한 공익적 심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제는 국회가 응답해야 한다. 정부와 관계 당국은 리얼돌 수입과 유통에 대한 현행 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인간의 존엄과 성평등의 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는 리얼돌의 생산과 수입·유통을 규율하는 입법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특히 미성년자의 형상을 구현한 리얼돌은 물론, 여성의 인격을 철저히 사물화하고 성적 착취를 조장할 우려가 있는 제품에 대해서도 강력한 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사건이 우리 사회에 던진 질문은 분명하다. 여성을 마음대로 통제하고 소비할 수 있는 대상으로 재현하는 문화가 과연 인간의 존엄과 양성평등이라는 헌법적 가치와 양립할 수 있는가. 국회와 정부는 더 이상 이 질문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여성의 실질적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과 정책 마련에 즉각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6년 7월 3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AI 시대를 선도하는 굿모닝전북신문

저작권자 © 굿모닝전북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