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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복형의장과 이학수 시장(사진_굿모닝전북신문) |
[기자수첩] 정읍시의회 의장 선거, 윤준병에게 날리는 경고장인가?
정읍시의회 의장 선거 결과는 단순한 의장 선출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읍 정치권을 향한 시의원들의 집단적 메시지였고, 지역 유권자들에게는 지방자치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 사건이었다.
지난 7일 열린 정읍시의회 제314회 임시회 제1차본회의에서 의장 선거는 무소속 이복형 의원과 민주당 4선 황혜숙의원이 맞대결을 펼쳤다.
17명 의원 가운데 민주당이 11석을 차지하고도 무소속 이복형 의원이 의장에 당선됐다. 숫자로는 설명이 안 된다. 정치로 설명해야 한다.
그동안 정읍 정치권에서는 "시의회가 시의회인가, 지역위원회 하부조직인가, 하청업체인가"라는 조롱과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중요한 의사결정 때마다 국회의원 눈치를 보고, 공천권자의 의중을 살피고, 다음 선거 공천을 걱정하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지방의회의 독립성은 끊임없이 도마 위에 올랐었다.
이번 의장 선거는 그런 구조에 대한 조용하지만 혁명적 반란이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조차 비밀투표장에서 다른 선택을 했다는 것은 단순한 개인적 친분 때문만으로 보기 어렵다. 그만큼 누적된 불만과 피로감이 있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윤준병 의원을 중심으로 한 지역정치 운영 방식에 대한 불편함이 적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지역 정가에서 흘러나온다.
국회의원은 국정을 책임지는 자리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기초의원 공천, 의장단 구성, 상임위원장 배분, 각종 인사와 지역 현안까지 지나치게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문제는 이것이 사실이라면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는 점이다. 지방의회는 국회의원의 정치적 자산이 아니다. 시민이 선출한 독립기관이다. 그래서 의원들은 국회의원 개인이 아니라 시민을 대표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의장 선거 결과는 특정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정읍시의회의 자존심이 살아있음을 보여준 사건으로 평가할 만하다.
이제 시선은 이학수 시장에게 향한다. 이 시장은 초선 시절 정치생명을 위협했던 사법리스크를 극복했고, 재선에도 성공했다. 정치적으로는 가장 강한 시기를 맞고 있다. 문제는 권력이 강해질수록 절제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정치에는 늘 유혹이 따른다. 비판세력을 관리하고 싶고, 견제세력을 약화시키고 싶고, 의회를 우호세력으로 만들고 싶은 유혹 말이다.
만약 이학수 시장이 윤준병 의원과의 정치적 친밀성을 앞세워 의회를 관리 대상으로 인식한다면 정읍시정은 또 다른 갈등 국면에 들어설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의장 선거로 형성된 무소속 그룹 5명과 조국혁신당 1인 그리고 비주류 의원들이 집행부 견제에 나설 경우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심의는 매번 전쟁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이 시장이 이번 결과를 시민의 경고로 받아들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의회를 존중하고, 의장을 파트너로 인정하며, 비판을 시정의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오히려 시정 운영은 더욱 안정될 수 있다.
지금 정읍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시장과 의회의 충돌이 아니다. 그러나 더더욱 바라는 것은 거수기 의회도 아니다. 시장이 강하면 의회도 강해야 한다. 집행부가 힘이 있으면 견제기관도 힘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지방자치의 상식이다.
이번 의장 선거가 남긴 가장 큰 의미는 여기에 있다.
정읍시의회는 누군가의 정치적 출장소가 아니라 시민의 의회라는 사실. 그리고 그 원칙은 앞으로도 지켜져야 한다는 사실 말이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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