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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전북신문 9.15 창간 특별기획] 2부 조작사회(Manipulated Society)』- 정치는 어떻게 조작되는가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입력 2026/07/24 08:58 수정 2026.08.10 08:19
- 민심은 만들어지는가, 형성되는가?
- 민주주의는 여론 위에 세워진다
- 프레임은 사실보다 먼저 작동한다

조작(사진_ai이미지 제작)

[굿모닝전북신문 9.15 창간 특별기획] 2부 『조작사회(Manipulated Society)』 - 정치는 어떻게 조작되는가

 

민심은 만들어지는가, 형성되는가


"정치는 권력을 얻는 기술이지만, 조작은 권력을 유지하는 기술이다."

프롤로그
민주주의는 국민이 나라의 주인인 정치체제다. 우리는 선거를 통해 대표를 뽑고, 언론과 토론을 통해 정책을 평가하며, 다양한 의견이 경쟁하는 과정을 민주주의의 본질로 배운다. 그러나 현실의 정치는 단순히 "좋은 정책이 승리하는 과정"만은 아니다.

정당과 후보는 자신의 비전과 정책을 알리기 위해 경쟁한다. 이 과정에는 정당한 설득도 있지만, 때로는 사실을 선택적으로 제시하거나 감정을 과도하게 자극하는 메시지, 허위정보 유포, 불법적인 여론조작이 문제 되는 경우도 있다.

질문은 이것이다. "민심은 스스로 형성되는가, 아니면 누군가가 영향을 미치고 설계하려 하는가"

민주주의는 여론 위에 세워진다
국왕이 통치하던 시대에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필요가 크지 않았다. 민주주의에서는 다르다. 표를 얻어야 권력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현대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은 군대도, 돈도, 영토도 아니다. 바로 여론이다.

여론을 얻는 사람은 선거에서 승리하고, 여론을 잃는 사람은 권력을 잃는다. 그래서 정치는 오래전부터 여론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동시에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를 반복해 왔다.

프레임은 사실보다 먼저 작동한다
정치학에서 자주 쓰이는 개념 가운데 하나가 프레임(Frame)이다. 프레임은 사실 자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바라보는 틀을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같은 정책이라도 누군가는 "복지 확대"라고 부르고 다른 누군가는 "재정 부담 증가"라고 부른다. 표현이 달라지는 순간 사람들의 인식도 달라질 수 있다.

조작은 종종 사실을 새로 만드는 것보다, 어떤 사실을 강조하고 어떤 사실을 생략하는가에서 시작된다.

여론조사는 민심을 읽는가, 영향을 미치는가
여론조사는 민주주의에서 중요한 도구다. 정치권과 언론은 여론조사를 통해 사회의 의견을 파악하려 한다. 그러나 여론조사는 조사 설계, 질문 방식, 표본 추출, 응답률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며, 이를 줄이기 위한 엄격한 통계 기준이 존재한다. 또한 일부 연구에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유권자의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른바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나 '언더독 효과'(Underdog Effect)가 논의되어 왔다.

즉, 여론조사는 민심을 측정하는 도구인 동시에, 경우에 따라서는 민심 형성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는 매체라는 점이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댓글과 알고리즘의 시대
인터넷은 누구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동시에 조직적인 댓글 활동이나 자동화 계정(봇)을 이용한 여론 왜곡 시도도 사회 문제로 등장했다. 한국에서는 이른바 '국가기관 댓글 사건'과 '드루킹 사건' 등이 사회적 논란과 수사, 재판으로 이어졌다. 두 사건은 사실관계와 법적 판단이 서로 다르지만, 온라인 여론 공간이 민주주의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이와 별개로 오늘날 플랫폼의 추천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어떤 정보를 먼저 접할지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알고리즘은 편의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특정 성향의 정보만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필터 버블'(Filter Bubble)이나 '에코 체임버'(Echo Chamber) 현상을 강화할 수 있다는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세계는 어떻게 여론전의 시대로 들어왔는가
2018년 드러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 사건은 디지털 정치의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페이스북 이용자 데이터가 적절한 동의 없이 정치적 목적의 맞춤형 광고에 활용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개인정보 보호와 선거 캠페인의 윤리에 대한 세계적 논쟁이 일어났다.

이 사건은 디지털 플랫폼과 데이터 분석이 선거 전략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남았다.

조작은 거짓말보다 감정을 선택한다
조작이 항상 완전한 거짓말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실제 사실 가운데 일부를 선택하고 감정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재구성하는 경우가 많다. 공포, 분노, 불안, 희망 이 네 가지 감정은 정치 커뮤니케이션에서 강력한 동력이 된다.

사람은 차분히 검토할 때보다 감정이 강하게 자극될 때 정보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 심리학의 중요한 연구 결과 가운데 하나다.

조작학 해설
정치조작학(Political Manipulology)
이 기획이 제안하는 조작학의 관점에서 보면 정치조작은 단순히 거짓말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사람들의 판단 과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모든 전략을 연구하는 분야다. 여기에는 합법적인 설득과 민주적 캠페인도 포함되며, 허위정보 유포나 불법적인 여론조작처럼 법과 윤리를 위반하는 행위는 명확히 구분되어야 한다.

정치조작학이 던지는 질문은 하나다. 사람들은 어떤 정보 환경에서 자유롭고 숙고된 판단을 할 수 있는가다. 

전문가 시선
정치학은 민주주의를 경쟁의 제도로 설명한다. 커뮤니케이션 연구는 정보의 전달 방식을 연구한다. 사회심리학은 사람들이 집단 속에서 어떻게 의견을 형성하는지를 분석한다. 행동경제학은 사람들이 항상 합리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조작학은 이 네 분야를 연결하여, 권력·정보·심리·기술이 만나는 지점을 분석하는 틀을 제안한다.

제2부를 마치며
민주주의는 다양한 의견이 경쟁하는 제도다. 그러나 그 경쟁이 공정하려면 정보 환경 또한 건강해야 한다. 정치에서 설득은 민주주의의 일부다.
하지만 사실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거나, 허위정보를 유포하거나, 불법적으로 여론을 조작하는 행위는 민주주의의 신뢰를 해칠 수 있다.

AI 시대에는 이러한 문제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이제 여론은 거리의 연설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데이터, 알고리즘, 맞춤형 콘텐츠, 그리고 생성형 AI가 정치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환경을 만들고 있다.

정치는 여론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조작된 여론이 아니라, 자유롭게 형성된 여론 위에서만 건강하게 작동할 수 있다.

다음 회 예고
제3부 『경제는 숫자로 말하지만, 숫자도 거짓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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