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대학교(사진_전북대) |
[굿모닝전북신문=오운석기자] 공공기관(전북대학교)에 정보를 청구했더니 자료가 없다고 한다. 자료가 없다(부존재)는 결정에 정보공개포털에서 이의를 제기하려 하자, 이의신청 란이 없었다. 그래서 정부정보공개포털로 문의하니 답변서에 “부존재”로 답했다면 곧바로 행정심판을 해야 한다고 했다. 정보공개법에 의해 이의신청을 할 수 없다고 한다. 물론 부분공개, 비공개는 이의신청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부존재라는 답변은 간단한 이의신청이 아닌 행정상 복잡한 행정심판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니까 이의신청 대상이 아니라며 온라인 행정심판을 이용하라는 말이다.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정보공개제도가 오히려 국민에게 또 다른 ‘절차의 벽’을 세우는 것은 아닌가.
전북대학교의 부검 관련 정보공개청구를 둘러싸고 제기된 문제다.
본지는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전북대학교와 관련된 변사자 부검 현황, 부검 관련 예산·인건비, 교수 업무 및 관련 행정자료 등을 확인하기 위해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그러나 전북대학교는 2026년 10월 21일자 답변에서 해당 자료들이 대학이 직무상 생산·취득하여 보유·관리하는 정보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부검 관련 자료의 관리기관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안내했다.
이에 본지는 자료의 보유 여부와 확인 범위를 재검토해 달라는 취지로 이의를 제기하려 했다. 하지만 정보공개 담당기관으로부터 정보 부존재 결정에 대해서는 이의신청이 허용되지 않으므로 온라인 행정심판을 청구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법률상 절차의 구분이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18조는 비공개·부분공개 결정 등에 대한 이의신청을 규정하고, 제19조는 정보공개 관련 결정에 대한 행정심판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정보 부존재 통지에 대한 불복은 해당 통지의 법적 성격과 적용 조항을 따져 접근해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 자료가 없다는 결론에 앞서, 자료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지 충분히 확인했는가다.
부검 원자료와 대학의 행정자료는 다르다
전북대학교는 부검 관련 통계와 감정자료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관리 대상이며, 대학 자체 예산으로 부검료나 관련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부검 사건별 원자료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보유할 수 있다는 점과 대학이 별도로 생산·취득해 관리하는 자료가 존재하는지는 구분해야 한다.
대학 소속 교수의 직무분장, 외부기관 위촉과 활동 승인, 복무 관련 자료, 업무 결과보고, 대학 내 시설·장비 이용 및 관련 행정문서 등은 개별 부검 사건의 원자료와 성격이 다르다. 이 같은 자료가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본지가 파악한 바로는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교실에는 부검 관련 교수 2명이 편제되어 있다. 또 이호 교수는 전북특별자치도평생교육장학진흥원 주최, “2025년 전북시민대학 성과공유 수료식” 특강(오늘을 더 깊게 살아가기-우리에게도 필요한 시민의식, 출처 전북평생교육)에서 자신의 부검 경험과 관련해 누적 약 4,000~6,000건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지는 이를 연간 실적이 아닌 누적 실적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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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시민대학 특강, 시신 4,000건~6,000건 부검(사진_평생교육) |
이러한 정황만으로 대학이 관련 자료를 반드시 보유하고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관련 자료가 전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면, 어떤 부서와 기록을 확인했는지 묻는 것은 당연한 절차다.
부검이 이루어진 시설의 운영·비용 관계도 확인 대상이다.
본지가 파악한 바로는 부검은 전북대학교 부설 장례식장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부검 업무의 주관기관이 어디인지와 별개로 해당 시설의 운영·관리 주체, 시설 사용 관계, 개인 또는 외부업체에 대한 용역계약, 비용 지급과 정산자료의 존재 여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물론 부검이 해당 시설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용역계약이나 비용 지급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러한 계약이나 지급이 있었는지, 관련 기록을 어느 기관이 보유하는지는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문제다.
대학이 자체 예산으로 부검료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답변만으로 시설 이용·관리자료나 외부 용역 관련 기록까지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반대로 관련 기록이 실제로 없다면 그 사실과 확인 범위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된다.
본지가 요구하는 것은 특정 교수나 대학의 위법행위를 미리 단정하는 일이 아니다. 부검 실적과 업무관계, 시설 이용 및 비용 처리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 있는지, 있다면 누가 보유·관리하는지를 밝혀 달라는 것이다.
| 정보공개포털 소개(사진_이미지) |
정보공개제도, ‘없다’는 답변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
정보공개법 제11조 제5항은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지 않는 정보에 대한 청구를 민원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19조는 정보공개 관련 결정에 대한 행정심판을 규정한다. 따라서 부존재 통지에 대한 불복이 전면적으로 차단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실제로 정보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행정심판에서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어, 청구인은 자료가 존재할 가능성과 부존재 판단의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문제는 일반 국민에게 이런 법률상 구분과 행정심판 절차가 결코 간단하지 않다는 데 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하려던 사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 청구인은 다시 법적 절차를 공부하고 청구서를 작성해야 한다.
정보공개제도가 국민의 알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려면 자료가 없다는 결론만 통지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적어도 어떤 부서에서 어떤 기록을 확인했는지, 관련 자료를 다른 기관이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한 근거는 무엇인지, 일부 자료라도 공개할 수 없는지에 대한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
행정심판으로 묻겠다…자료 부존재 판단의 실체를 확인할 것
본지는 전북대학교의 부존재 결정에 대해 온라인 행정심판을 청구하는 방안을 진행할 예정이다. 쟁점은 부검 사건별 원자료를 대학이 반드시 보유하고 있다는 주장이 아니다. 대학이 보유할 수 있는 교원 업무자료와 행정·시설·회계 관련 기록까지 충분히 확인한 뒤 부존재 결정을 내렸는지를 따지는 것이다.
행정심판 과정에서도 실제 보유하지 않는 자료를 새로 만들어 내라고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자료에 대해 확인 절차가 충분했는지, 대학의 답변이 청구 항목별로 구체적이고 적정했는지를 묻겠다.
공공기관의 자료 부존재 결정은 사실관계 확인의 끝이 아니라, 그 판단의 근거를 설명해야 하는 출발점이어야 한다. 국민의 알권리는 기관이 자료를 공개할 때만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공개할 자료가 없다고 판단했을 때에도 그 판단이 어떻게 내려졌는지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자료는 없다. 이의신청은 안 된다. 그렇다면 그다음 절차에서라도 묻겠다. 정말 자료가 없는 것인가, 아니면 자료가 있는지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것인지를 말이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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