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산시와 시의회, 기자단의 아주 특별한 언론독점? 행태(사진_AI이미지) |
[기자수첩] 광고는 市가 쥐고, 출입門은 기자단이 쥐고?
익산시 고잘적인 광고 배정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전북제일신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한 기자가 특정 언론사에 광고가 집중됐다는 문제를 제기했고, 익산시 홍보담당관은 12월 광고 배정과 관련해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익산 출입기자단도 이에 강하게 항의했다. 다만 현재 공개된 보도만으로는 언론사별 광고액과 배정 기준, 당사자들의 구체적 설명이 모두 확인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지금 필요한 것은 편 가르기가 아니라 집행 내역과 기준의 공개다.
그렇다고 광고 문제를 시청의 몫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익산에서는 오래전부터 기자단 가입 여부가 기자실 이용과 맞물려 왔다. 2012년 기자실이 문을 닫을 당시에도 기자단에 가입하지 못한 기자들이 공간을 이용할 수 없다는 불만이 보도됐다. 기자실이 특정 기자들의 취재 편의와 정보 접근을 사실상 좌우한다면, 기자단은 친목 모임을 넘어 지역 언론의 진입을 통제하는 문지기가 될 수 있다.
기자단이 출입 기준을 마련하고, 취재 공간의 질서와 책임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특히 2026년에는 기자 직무와 관련한 중대한 범죄가 발생한 뒤 기자단이 출입 제한 원칙을 내걸었고, 익산시도 출입 언론인 등록·브리핑실 운영 규정을 만들었다. 공적 공간의 안전과 언론의 신뢰를 지키려는 취지는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기준을 만드는 주체가 기존 기자단이고, 그 기준이 새 매체의 출입과 활동을 가르는 장애로 작동한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규칙은 누구에게나 같은 방식으로 적용돼야 하며, 가입 여부나 기존 구성원의 동의가 사실상의 허가증이 되어서는 당연히 안 된다.
익산시의회가 만든 ‘익산시 언론관련 예산 운용 조례’도 양면성을 갖고 있다. 조례는 홍보예산 운용 기준과 공개를 내세우지만, 기준이 불투명하거나 시의 입맛에 따라 적용되면 광고가 언론을 길들이는 수단으로 변할 수 있다. 실제로 2017년에는 정정보도 등을 이유로 홍보비 지원을 장기간 제한하는 조항이 언론 통제 논란을 불렀다. 당시 출입기자단은 ‘언론 악법’이라고 반발했고, 조례를 발의한 시의원은 부실·악의적 보도에 대한 책임을 강조했다. 양쪽의 문제 제기 모두 가볍게 넘길 수 없지만, 결국 광고 배정과 제재를 행정권의 재량에 맡기지 않도록 객관적 기준과 독립적 심의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남겼다.
현재 조례는 신문 광고를 ABC협회 유가부수 검증 등을 토대로 반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기준이 조례에 적혀 있다는 사실만으로 공정성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실제로 어떤 매체에 얼마를 집행했는지, 매체별 광고 효과와 단가를 어떻게 산정했는지, 기준을 충족한 매체가 왜 제외됐는지 공개되지 않는다면 ‘원칙에 따른 배정’은 설명이 아니라 구호에 그친다. 익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2023년 언론사별 홍보예산 집행과 다수 매체에 대한 지원 문제가 거론됐다. 광고 대상과 금액이 많을수록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비교 자료가 필요하다. 물론 인터넷신문에 대한 광고 배정 역시 마찬가지다.
익산시의 책임은 명확하다. 광고를 줄 때는 매체의 규모나 기자단의 영향력, 시정에 대한 우호성에 기대지 말고 사전에 공개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매체별·분기별 집행액, 광고 단가, 선정 사유와 제외 사유를 공개하고, 이의 제기 절차도 마련해야 한다. 시의회는 조례가 언론 지원과 통제 중 어느 쪽으로 기울어 있는지 점검하고, 예산 심의 과정에서 실제 배정 자료를 확인해야 한다.
기존 출입기자단도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새 언론사의 출입과 취재를 불편하다는 이유로 막거나, 기자단 가입과 광고 배정을 서로 연결하는 관행이 있다면 그것은 취재 질서가 아니라 기득권의 문턱이다. 기자단이 광고 배정에 항의하려면 먼저 자신들의 출입 기준과 운영 방식부터 공개하고, 신생 매체에 어떤 조건을 요구했는지 설명해야 한다. 시의 불공정은 비판하면서 기자단 내부의 폐쇄성에는 침묵한다면 공정성을 요구할 도덕적 힘도 약해진다.
광고는 익산시장의 사비가 아니라 시민의 세금이다. 기자실 역시 특정 기자단의 소유 공간이 아니다. 시는 광고 배정의 장부를 공개하고, 기자단은 출입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 한쪽은 광고로 언론을 관리하려 하고 다른 쪽은 기자실과 취재 편의를 독점하려 한다면, 그 사이에서 밀려나는 것은 신생 언론사만이 아니다. 익산 시민의 알 권리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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