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전북신문 9.15 창간 특별기획] 3부 『조작사회(Manipulated Society)』-경제는 숫자로 말하지만 숫자도 거짓말을 한다
제3부 경제는 숫자로 말하지만 숫자도 거짓말을 한다
"숫자는 감정을 갖지 않는다. 그러나 숫자를 사용하는 인간은 욕망을 갖는다.“
프롤로그
숫자는 가장 정직한 언어라고 믿는다.
1은 1이고, 100은 100이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정치인의 말보다 기업의 재무제표를 믿고, 신문기사보다 통계를 믿는다.
그러나 역사는 우리에게 다른 사실을 말해 준다.
숫자는 조작되지 않는다. 그러나 숫자를 배열하는 사람은 조작할 수 있다.
숫자는 언제 권력이 되었는가
근대국가는 숫자로 국민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인구, 세금, 생산량, 물가, 실업률, 경제성장률, 모든 정책은 숫자로 평가되기 시작했다. 숫자는 국가를 운영하는 언어가 되었다. 그러나 권력은 곧 알게 되었다. 숫자를 바꾸면 현실도 다르게 보인다.
회계는 기업의 언어다
회계는 기업의 건강검진표다. 매출, 이익, 부채, 현금흐름, 투자자들은 이 숫자를 믿고 수천억 원을 투자한다. 은행은 대출을 결정한다. 정부도 기업을 평가한다. 즉, 회계는 신뢰의 언어이다.
그런데 왜 세계는 분식회계를 반복하는가? 미국의 엔론(Enron) 은 한때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에너지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2001년, 부채를 특수목적법인(SPV)으로 이전하고 손실을 숨기는 등의 회계 부정이 드러나면서 파산했다. 이어 월드컴(WorldCom)은 비용을 자산으로 처리하는 방식 등으로 이익을 부풀린 사실이 밝혀졌다. 이 사건들은 기업 지배구조와 회계감사의 중요성을 일깨웠고, 미국에서는 사베인스-옥슬리법(Sarbanes–Oxley Act) 제정으로 이어졌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은 숫자로 거짓말을 한다. 숫자는 삭제하지 않는다. 숫자는 과장한다. 숫자는 숨긴다. 숫자는 순서를 바꾼다. 숫자는 비교 대상을 바꾼다.
예를 들어 매출은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감소했다. 그러나 광고에는 매출 증가만 적는다. 거짓말은 아니다. 그러나 전체 진실도 아니다.
통계도 조작될 수 있는가, 통계는 정책의 기초다. 그러나 통계는 무엇을 조사하고 무엇을 제외하는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질문의 방식, 표본, 기간, 기준연도, 평균값, 중앙값 모두 결과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통계학자는 "좋은 통계는 투명한 방법론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통계는 숫자가 아니라 과정이다.
금융은 숫자가 아니라 기대를 거래한다. 주식시장은 현재를 사는 곳이 아니다. 미래를 산다. 그래서 숫자보다 기대가 중요하다. 기대는 언제든 조작될 수 있다. 허위 공시, 허위 정보, 작전세력, 주가조작, 펌프 앤드 덤프(Pump & Dump), 투자자는 숫자가 아니라 기대를 산다.
FTX는 왜 하루아침에 무너졌는가 가상자산 거래소 FTX 는 세계 최대 규모 가운데 하나였지만, 고객 자금 관리와 계열사 거래 등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며 2022년 파산했다. 많은 투자자는 화려한 기업 이미지와 높은 기업가치 평가를 신뢰했지만, 내부 통제와 재무 건전성은 그 기대를 뒷받침하지 못했다.
이 사례는 숫자와 평판만으로는 기업의 실질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조작의 본질은 숫자가 아니다. 신뢰다. 사람들은 숫자를 믿는다.
그러므로 숫자를 조작하면 신뢰를 조작할 수 있다.
회계는 숫자를 기록하는 기술이 아니라 신뢰를 기록하는 기술이다.
조작학 해설
경제조작학(Economic Manipulology)
경제조작학은 돈을 연구하지 않는다. 신뢰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무너지는가를 연구한다.
경제에서 조작은 거짓 숫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의 판단을 바꾸는 과정이다. 주가도, 부동산도, 가상자산도 결국은 사람들의 기대 위에 존재한다.
그래서 경제조작학의 핵심 질문은 "사람은 왜 숫자를 보면 안심하는가?"이다.
조작학 연구노트(Research Notes)
핵심 개념
분식회계(Window Dressing), 회계 부정(Accounting Fraud), 정보 비대칭(Information Asymmetry)
기대심리(Expectation), 도덕적 해이(Moral Hazard),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
대표 사례
엔론(Enron)사태 : 엔론(Enron Corporation)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본사를 둔 미국의 에너지, 물류 및 서비스 회사였다. 2001년 말, 엔론의 부실한 재정상태가 일상적이며 체계적이고도 치밀하게 계획된 방식의 회계부정으로 은폐되어 왔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이것이 잘 알려진 엔론 사태이다.
월드컴(WorldCom) 사건 : 월드컴은 1983년 미시시피에서 설립된 유선통신 기업으로, 1990년대 인수합병을 통해 급성장했으나 2002년 분식회계 스캔들로 파산한 회사입니다
FTX 파산 : FTX 거래소 파산은 2022년 11월 고객 예치금 유용 의혹과 뱅크런, 인수 무산이 겹치며 챕터11 파산보호를 신청한 사건입니다. 핵심 원인으로 FTX와 자매 트레이딩사 알라메다 리서치 간 불투명한 자금 관계, 자체 토큰 FTT 의존이 반복적으로 지목된 사건
라임자산운용 사건 :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던 펀드에 들어있던 주식 가격이 하락하면서 뱅크런(펀드런) 위기를 맞으면서 결국 환매중단을 선택한 사건이다
옵티머스자산운용 사건 : 옵티머스 사태는 2020년 대한민국의 사모펀드 사기 사건이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증권사 등의 펀드 가입권유를 통해 투자자 2900여명으로부터 1조 2000억원을 모은 뒤, 안정적인 정부채권에 투자한다고 투자자들을 속이고, 실제로는 조폭이 사장인 부실기업 채권에 투자했다가 5500억원을 손실봤다. 원금의 손실이 막대하여 옵티머스자산운용은 결국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켰다.
테라·루나 사태(가상자산 생태계 붕괴): 테라·루나 사태는 2022년 5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테라USD(UST)의 1달러 페깅이 붕괴하면서 LUNA와 함께 연쇄 폭락이 발생한 사건입니다. 담보 없이 교환 구조와 신뢰에 의존한 설계가 불안 심리와 맞물리며 ‘죽음의 소용돌이’로 악화됐고, 피해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수십조 원대로 추산됩니다.
관련 학자
대니얼 카너먼, 프린스턴대학교(명예교수), 심리학자, ”인간은 숫자를 보더라도 항상 합리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리처드 탈러, 시카고대학교(석좌교수), 2017년 노벨경제학상 수상, ”시장은 완전한 합리성보다 행동 편향의 영향을 받는다.“
조지 애컬로프, 매사추세츠공과대학 대학원 경제학 박사, 노벨경제학상 수싱, 2001년 노벨경제학상 ”정보 비대칭은 시장 실패를 초래할 수 있다.“
제3부를 마치며
경제는 숫자로 말한다. 그러나 숫자는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그 숫자를 선택하고, 배열하고, 설명하는 것은 언제나 사람이다. 그래서 경제를 이해하려면 숫자를 읽는 능력뿐 아니라, 숫자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묻는 능력이 필요하다.
제4부 「금융은 욕망을 설계한다」부터는 행동경제학(카너먼·탈러), 범죄심리학, 뇌과학을 본격적으로 결합해 "사람은 왜 반복해서 같은 금융 사기에 속는가"를 게제합니다.
굿모닝전북신문 편집부



홈
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