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전북신문=오운석기자] 대한방직 협약, 이제 ‘누가·왜·어떻게 결정했는가’를 밝혀야 할때가 왔다
지난 3일. 전주시의회 최한별 의원의 조지훈 시장에게 던진 질문을 보면 대한방직 부지 개발사업의 시계가 다시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는 걸 알 수가 있다.
최의원의 질의 쟁점의 중심에는 2026년 9월 28일이란 날자가 있다.
전주시와 ㈜자광이 체결한 1년 기한, 즉 착공시한이 28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단순히 자광이 그날까지 공사를 시작하느냐 만이 나니다. 더 근본적인 질문은 따로 있다.
전주시는 왜 주택법상 착공기한과 별도로 ‘1년 이내 착공’이라는 조건을 협약에 넣었는가. 그리고 그 1년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무엇을 어떻게 취소하거나 원상회복할 것인지 당시 충분한 법률검토를 했는가가 핵심 질문 사항이다.
이제 전주시가 이 부분에 대해 답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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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자광 관광타워 및 아파트(사진_자광) |
‘1년 대 5년’, 단순한 숫자의 문제는 결코 아니다.
협약에서 민간사업자에게 법률보다 엄격한 이행기한을 약정하도록 하는 것 자체를 곧바로 위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오히려 막대한 개발이익이 예상되는 사업에서 전주시가 신속한 사업 추진과 공공기여를 확보하기 위해 보다 엄격한 조건을 요구했다면 그 취지는 높게 평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1년을 넘기면 협약만 해지되는 것인가.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도 취소할 수 있는 것인가. 이미 변경된 도시관리계획은 원상회복되는가. 아니면, 사업자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전주시가 이길 수 있는가.
이런 질문에 대한 법률적 검토가 협약 체결 전에 끝나 있었어야 하는데 끝나 있었을까?
그런데 새로운 민선 시정에서 다시 법률검토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면 다람쥐 채바뀌 돌리는 걸 보는게 낫지 않을까
그렇다면 당시에 우범기 시장은 무엇을 검토하고 협약에 도장을 찍었는가. 우범기 전 시장에게 무조건 법적 책임이 있다고 예단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정책적·정치적 설명 책임은 별개의 문제다.
협약 체결 당시 전주시가 검토한 자광의 재무능력은 어느 정도였는지, PF 가능성은 어떻게 평가했는지, 시공능력과 책임준공 가능성을 누가 검증했는지 밝혀야 한다. 이러한 문제가 1년 시한에 가능하다는 판단은 누가 했는지도 궁금하더,
특히 법무부서와 고문변호사 또는 외부 법무법인이 주택법과 협약의 착공기한 차이를 얼마나 치밀하게 검토했는지도 공개돼야 한다. 만일 실무부서나 법률전문가가 위험성을 경고했는데도 정치적 판단으로 협약을 밀어붙인 사실이 확인된다면 문제의 성격은 180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반대로 당시 충분한 법률·재무 검토를 거쳤고 합리적인 근거를 토대로 결정했다면, 사업이 현재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유만으로 전임 시장과 공무원에게 결과책임을 전가해서도 안 된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정치적 공방이 아니라 쌓여 있는 해당문서 공개다.
결재라인을 공개하라, 시민이 알고 싶은 것은 단순하다. 누가 협약안을 만들었는가. 누가 ‘1년’을 제안했는가. 법무부서는 어떤 의견을 냈는가. 외부 변호사는 무엇이라고 자문했는가. PF 전문가들은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는가. 담당 과장·국장·부시장·시장은 각각 어떤 의견을 남기고 결재했는가.
그리고 우범기 당시 시장에게 최종 보고된 내용은 무엇이었는지 행정 기록을 살펴봐야 한다. 따라서 이 문제는 정치적 판단이나 기억이 아닌 결재문서와 회의록, 법률검토서, 재무검토서를 보면 알 수 있다. 만약 법률검토 등에서 내린 ‘경고’가 묵살됐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향후 공개되는 자료에서 법률적 위험이나 사업자의 자금조달 위험이 사전에 지적됐음에도 이를 묵살한 정황이 확인된다면 철저한 감사가 뒤딸아야 한다.
특정 사업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려는 의도나 부정한 청탁 등 구체적인 위법 정황까지 확인된다면 감사기관이나 수사기관의 영역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당연히 고발대상이 된다. 그러나 단순한 정책 실패를 곧바로 배임·직권남용 등 범죄로 규정하면은 안 된다. 책임 추궁전에 증거가 먼저다.
신임 조지훈 시장도 이제 막 첫 번째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
조지훈 신임 시장에게는 이 사업이 부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전임 시장 사업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뒤집어서도 안 되고, 수조 원대 개발사업이라는 이유로 원칙을 양보해서도 안 된다. 특히 아파트부터 착공하도록 동시착공 원칙을 완화하거나 착공기한을 손쉽게 연장하는 방식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사업성이 높은 공동주택을 먼저 허용하고 관광타워·호텔·상업시설·공공기여가 뒤로 밀린다면 시민들은 당연히 의심을 품게된다.
“결국 아파트 개발을 위해 도시계획을 변경해 준 것 아냐.”라며 조 시장을 의심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조 시장은 무엇부터 해야하나?
첫째, 9월 28일 이후 협약의 법률적 효과에 대해 복수의 외부 법률기관으로부터 독립적인 검토를 받아 공개할 필요가 있다.
둘째, 협약 해지와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도시관리계획 환원 문제를 법적으로 분리해 검토해야 한다.
셋째, 자광에 추가적인 기회를 제공하거나 협약을 변경할 경우 그 이유와 법률적 근거, 자금조달, 증빙을 시민과 의회에 먼저 공개해야 한다.
넷째, 2024년 협약 체결 과정에 대한 독립적인 행정검증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그 검증은 전임 시장을 공격하는게 아닌 앞으로 전주시가 수조 원대 민간개발사업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위한 행정검증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그동안 쌓인 문서와 새로 생산되는 문서가 답이 될 것이다
대한방직 부지는 전주의 “미래 도시공간을 결정할 핵심지역” 가운데 하나다.
따라서 이 문제를 ‘우범기 대 조지훈’, ‘개발 찬성 대 개발 반대’라는 정치적 구도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
진짜 핵심은, 전주시는 시민의 도시계획 권한을 민간개발사업자와 협상하면서 법률적·재정적 안전장치를 제대로 만들어 놓았는가. 답은 정치적 판단이 아니라 전주시 담당 실무자와 실무라인의 전자결재시스템에 있을 것이다.
법률검토서, 회의록, 결재문서, PF 검토자료, 이행보증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 그 문서에서 문제가 발견된다면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 반대로 적법하고 합리적인 행정이었다면 그 역시 문서를 통해 명예를 보호받아야 한다.
대한방직 개발의 새로운 출발은 공사를 시작하는 첫 삽보다 행정의 지난 결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에서 시작돼야 한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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