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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대총장 선거, 검증 후 공약 선거(사진_AI이미지 제작) |
[기획보도] 전북대학교 제20대 총장선거의 막이 오르고 있다. 1부 확인된 실패와 책임
전북대학교 차기 총장 선거가 3개월 여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 전 그동안 전북대학교를 이끌어 온 양오봉 총장 체제의 공과 및 차기 총장 선거관련 검증 내용 등을 3부에 걸쳐 게제한다.
싣는 순서
1부, 확인된 실패와 책임
2부, 대형사업·외국인 유학생 확대 등 양오봉식 모델 검증
3부, 총장선거, 후보별 정책의 연속성 등 공개자료 검증 <주. 굿모닝전북신문 편집부>
들어가며 - 전북대의 지표상 나타나는 위상
“2025년 전북대학교는 국내 대학 종합평가에서 전국 20위대 중반, QS 세계대학평가에서는 세계 680위권, 거점국립대 가운데서는 경북대·부산대와 함께 상위권을 형성하는 지역거점 국립대학”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2025 QS 세계대학평가에서 전북대학교는 세계 681~690위권에 올랐다. 국내에서는 대략 21위권이다, 거점국립대 가운데서는 경북대·부산대에 이어 공동 3위권으로 볼 수 있다.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는 2022년 24위 → 2023년 19위 → 2024년 20위 → 2025년 26위로 23년 전북대 총장 취임 당시 19위였던 성적표가 25년에 7계단이 하락한 26위란 점이 특기할 만 하다. 즉 2023~2024년에 전국 20위 안팎까지 올라갔다가 2025년에는 26위로 내려왔다.
2025 한경 이공계 대학평가에서 전북대는 전국 20위다. 전북대가 특히 공학·자연과학·농생명·수의학·첨단소재·에너지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점과 연결해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THE(World University Rankings)는 QS와 평가 방식이 상당히 다른데 2025년 자료를 보면 전북대는 세계 600위권에서 801위권으로 추락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대한민국 국가거점국립대는 흔히 KNU10이라고 부르는 10개 대학 체계다. 10개 대학 중 서울대를 제외한 9개대학에서 경북대·부산대가 1위권, 전남대·충남대·전북대·충북대·경상국립대 3위권, 그 다음이 강원대·제주대 순으로 나타났다.
1부 확인된 실패와 책임
총장 선거에서 후보들의 화려한 공약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지난 4년을 결산하는 것이다. 양오봉 총장 체제에서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잘못했으며, 어떤 정책이 다음 총장에게 계승돼야 하고 무엇만큼은 반복돼서는 안 되는지를 따져야 한다. 그 검증을 하지 않은 총장 선거는 결국 사람만 바꾸고 체제는 그대로 두는 선거가 될 수 있다.
32만 명 개인정보 유출…단순한 전산사고였나
양오봉 체제의 가장 뼈아픈 사건 가운데 하나는 개인정보 유출이다. 2025년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성준 의원은 전북대에서 전년도 약 32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지적했다. 2025년 6월까지 개인정보 관련 민원 상담 874건, 이메일 477건, 국민신문고 13건 등이 접수됐다는 내용도 공개됐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와 관련해 학사시스템 구축 당시부터 보안 취약성이 있었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는 점이다. 총장은 국감장에서 “송구스럽다”고 사과했지만 국립대학의 개인정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재학생과 졸업생 개개인의 기록이란 점에서 재발방지 대책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차기 총장 선거에서는 모든 후보에게 물어야 한다. 전북대 정보보호 체계를 어떻게 뜯어고칠 것인가. 정보보호 책임자를 독립시킬 것인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상시 보안감사를 실시할 것인가. 사과만으로 끝낼 문제가 아니다. 교수 채용까지 흔들렸다
더 심각한 문제는 교수채용 과정에서 불거진 공정성 논란이다.
국정감사에서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교수가 1차 합격자의 개인정보를 다른 지원자에게 제공했다는 의혹과 특정 지원자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의심을 살 만한 심사항목이 추가됐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대학은 자체 감사에 착수했고 관련 사안을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국립대학 교수채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력 이전에 절차의 공정성이다. 누구와 가까운가, 어느 학맥인가, 어느 보직교수와 연결돼 있는가가 교수 임용에 영향을 준다는 의심 자체가 생겨서는 안 된다.
전북대가 차기 총장을 뽑으면서 특히 경계해야 할 이유다.
총장 후보자는 자신의 연구실적과 공약만 내놓을 것이 아니라 과거 자신이 관여했던 교수·직원 채용, 보직인사, 사업단 인사 등에 대한 이해충돌 여부까지 설명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외국인 유학생 확대, 숫자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양 총장은 국제화를 강력하게 추진했다. 전북대 글로컬대학 실행계획에 따르면 외국인 유학생은 2023년 1,842명에서 2026년 3,500명, 2028년 5,000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제화 자체를 비판할 이유는 없다. 학령인구 감소 시대에 외국인 학생 유치는 지방대학의 생존전략이며, 제대로만 추진한다면 전북의 인구와 산업,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문제는 속도와 수용능력이다.
2026년 초 전북대가 생활관 일부를 외국인 유학생 중심으로 운영하려다 국내 재학생들의 반발을 샀고 결국 총학생회와 재협의해야 했다. 더욱이 수용인원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 생활관의 호실당 인원을 늘리는 방안까지 등장하면서 이른바 ‘벌집 기숙사’ 논란이 벌어졌다. 양 총장 스스로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여기에 중요한 교훈이 있다. 국제화가 학생복지를 밀어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외국인 학생 5천 명이라는 숫자가 목표가 되는 순간 대학 행정은 거꾸로 갈 수 있다. 기숙사와 강의실, 한국어교육, 상담, 의료·안전, 교수 확보와 행정인력 확충이 먼저이고 학생 숫자는 그 다음이어야 한다.
의대 ‘불인증 유예’가 던진 충격
양오봉 체제 후반에는 또 하나의 경고등이 켜졌다. 전북대 의과대학이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주요변화평가에서 ‘불인증 유예’ 통보를 받은 것이다. 양 총장은 2026년 3월 기자간담회에서 학생 증원에 따른 계획은 마련돼 있었지만 “데이터를 제대로 기재하지 않아”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하고 이의신청 사실을 밝혔다. 그 설명대로라면 오히려 질문은 더 무거워진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거점국립대 의과대학의 교육인증 자료가 제대로 작성되지 않았다는 것은 단순 실수로 치부할 일인가.
누가 작성했고 누가 검증했으며 최종 책임자는 누구였는지, 내부 점검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따져야 한다. 대형 국책사업을 따오는 능력 못지않게 기존 교육과정을 빈틈없이 관리하는 것이 총장의 기본 책무이기 때문이다.
‘큰 사업을 많이 따온 총장’과 ‘좋은 대학을 만든 총장’은 같은 말인가
양오봉 총장에게 성과가 없었다는 식의 평가는 공정하지 않다. 글로컬대학30을 비롯해 반도체공동연구소, AI·방산·이차전지 분야 사업 등 굵직한 국책사업을 유치했고 연구 분야에서도 성과를 냈다. 전임교원 1인당 연구비가 거점국립대 가운데 높은 수준에 올라서는 등 분명 평가할 대목도 있다. 그러나 바로 그래서 냉정한 결산이 필요하다.
대형사업을 많이 유치한 총장과 대학을 건강하게 운영한 총장은 반드시 같은 개념이 아니다. 수백억·수천억원 규모 사업을 확보하는 동안 학생의 개인정보가 제대로 보호됐는가. 교수채용은 누구도 의심하지 못할 만큼 공정했는가. 외국인 학생 확대에 앞서 기존 학생의 주거권을 준비했는가. 의대 교육의 질 관리에는 빈틈이 없었는가. 산학협력단과 각종 사업단에 들어가는 막대한 사업비는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감사를 받고 있는가. 사업단장과 보직교수, 계약직원 등의 인사는 투명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대형사업 유치’라는 숫자만으로 성공한 총장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차기 총장 후보들에게 요구한다
오는 총장선거는 ‘양오봉이 누구를 지지하느냐’를 찾는 선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 더 중요한 것은 누가 양오봉 체제의 장점을 발전시키고 실패한 부분을 고칠 수 있는 사람인가이다.
따라서 후보들에게 최소한 다음 사항은 공개적으로 물어야 한다.
첫째, 양오봉 체제 4년을 몇 점으로 평가하는가.
둘째, 개인정보 대량유출의 최종적인 대학 경영 책임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셋째, 교수채용 논란 재발을 막기 위해 외부위원 참여와 심사자료 공개를 확대할 것인가.
넷째, 외국인 유학생 5천 명 확대정책을 그대로 계승할 것인가.
다섯째, 학생 주거·교육 인프라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유학생 확대 속도를 늦출 용의가 있는가.
여섯째, 산학협력단과 대형 국책사업단에 대한 독립감사제도를 도입할 것인가.
일곱째, 자신과 가까운 교수나 선거운동 관계자를 주요 보직과 사업단에 임명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있는가.
여덟째, 현 총장 또는 현 보직자들로부터 선거와 관련해 직·간접적인 지원이나 도움을 받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밝힐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후보라면 총장이 될 준비가 부족하다.
전북대에는 ‘후계자’가 필요하지 않다
국립대학교 총장은 왕조의 자리가 아니다. 현직 총장이 후계자를 정할 수도 없고 특정 학맥이나 보직그룹이 총장 자리를 이어받아야 할 이유도 없다. 더구나 총장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가 현 집행부의 지원을 받는다거나 특정 보직자들이 움직인다는 등의 이야기가 대학사회에서 나온다면, 그것은 소문으로 소비할 것이 아니라 사실 여부를 검증해야 한다. 다만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친위후보’나 ‘양오봉 사람’이라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방법은 간단하다.
후보들의 최근 4년 보직경력, 주요 위원회 참여, 산학협력단·글로컬대학·대형사업 참여 이력, 주요 보직자와의 관계, 정책의 연속성, 선거캠프 참여자 등을 공개자료를 토대로 비교하면 된다. 그러면 누가 양오봉 총장의 사람인지를 추측할 필요도 없다.
누가 양오봉 체제를 가장 비판적으로 평가하는지, 누가 거의 그대로 계승하려 하는지 정책이 말해줄 것이다. 오는 총장선거가 양오봉 시대의 연장이 될 것인지, 성과는 계승하되 실패는 바로잡는 전북대의 새로운 출발이 될 것인지 대학 구성원들이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그 판단에 앞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양오봉 총장 4년에 대한 철저한 결산이다. 총장 한 사람을 심판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다음 총장이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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