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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지역기업이 지역에 투자할 때 지방은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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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지역기업이 지역에 투자할 때 지방은 살아난다

하태웅 기자 ktshtw@hanmail.net 입력 2026/07/27 10:16 수정 2026.07.27 10:27
- 하림의 2,919억 원이 말해주는 진정한 ESG의 가치

익산 하림 본사 사옥(사진_하림)

[칼럼] 지역기업이 지역에 투자할 때 지방은 살아난다

지방소멸은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인구는 줄고, 청년은 떠나고, 지역의 돈은 수도권으로 흘러간다. 정부는 수십조 원의 균형발전 예산을 쏟아붓지만 지방은 여전히 "살아남기"를 고민하고 있다.

이런 시대에 한 기업의 숫자가 눈길을 끈다.

2,919억 원.

종합식품기업 하림이 지난해 전북특별자치도 지역 공급업체에 집행한 조달금액이다. 전체 조달비용의 **51.9%**를 전북지역 기업과 거래하며 지역경제에 투입했다는 사실은 단순한 회계 숫자가 아니다.

그 돈은 전북의 공장에서 직원들의 월급이 되고, 협력업체의 매출이 되며, 자영업자의 소비가 되고, 다시 지역의 세금으로 이어진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지역경제 선순환'이라고 부른다.

지역에서 벌어들인 돈이 다시 지역 안에서 소비되고 투자될 때 경제는 살아난다. 반대로 지역의 기업이 수도권과 해외에만 투자하면 지방은 일자리도, 소비도, 성장동력도 함께 잃는다. 그래서 기업의 지역투자는 단순한 구매가 아니라 지역의 미래에 대한 투자다.

최근 기업들은 ESG를 경쟁적으로 이야기한다. 탄소를 줄이고, 친환경 공장을 짓고,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ESG의 'S(Social)', 즉 사회적 책임은 보고서 속 화려한 문구보다 지역과 얼마나 함께 성장했는가에서 평가받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하림의 이번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의미가 적지 않다.

전체 조달비용의 절반이 넘는 금액을 전북기업에 집행한 것은 "지역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선언을 숫자로 증명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ESG는 보여주기 위한 이미지 전략이 아니라, 지역기업과 협력하고 지역 일자리를 지키며 지역경제를 살리는 행동으로 완성된다.

더욱 주목할 부분은 이러한 변화가 정호석 대표이사 체제에서 더욱 체계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ESG를 단순한 유행이 아닌 기업문화로 정착시키고, 공급망 관리와 투명경영, 환경투자뿐 아니라 지역상생을 핵심 경영전략으로 연결했다.

기업은 이익을 내야 한다. 그러나 오래 살아남는 기업은 이익만 남기는 기업이 아니라 가치를 남기는 기업이다. 지역사회가 기업을 응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역에서 성장한 기업이 지역에 투자하고, 지역과 함께 성장하며,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때 기업은 단순한 기업을 넘어 지역의 자산이 된다.

세계적인 기업들도 이 원칙을 잘 알고 있다. 독일의 히든챔피언들은 지역 중소도시를 떠나지 않았고, 일본의 장수기업들은 지역 협력업체와 수십 년을 함께 성장해 왔다. 미국의 성공한 기업들도 지역사회 공헌을 기업 경쟁력의 중요한 축으로 삼고 있다.

기업과 지역은 결코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지역이 살아야 기업이 살고, 기업이 성장해야 지역도 성장한다. 오늘날 지방소멸의 해법은 거창한 구호보다 이러한 상생의 실천 속에서 찾아야 한다.

하림의 2,919억 원은 단순한 조달비용이 아니다. 그것은 전북을 향한 투자이며, 지역기업을 향한 신뢰이고, 지방경제를 지키는 버팀목이다. 물론 한 기업만으로 지역경제를 바꿀 수는 없다. 그러나 한 기업의 실천은 다른 기업을 움직이고, 하나의 문화가 되며, 결국 지역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지방소멸을 걱정하는 시대
우리가 진정 주목해야 할 것은 화려한 투자 발표가 아니라 지역에서 번 돈을 다시 지역에 투자하는 기업이다. 그런 기업이 많아질수록 전북의 경제는 더욱 단단해질 것이며, 대한민국의 지방도 다시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에 투자하는 기업이야말로 지역의 미래를 만드는 기업이다.

 

 

 

하태웅기자 ktshtw@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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