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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안전공업(주), 경보기 울리면 차단 순서 지침(사진_AI이미지) |
【기자수첩】 “불이 나면 경보부터 꺼라??”…74명의 死傷者’는 누가 책임지나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 .... 뚝(경보기 끄는 소리)
대전 안전공업 주식회사 공장 화재 상황이다. 차라리 우리 전통 방식인 “ 불이야!, 불이야!” 소리치는게 더 효과적이었다..
화재 경보가 울리면 공장 직원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불이 났는지 확인하고 사람을 대피시키는 일이다. 화재 진압보다 인명 구제가 더 먼저다. 너무나 당연한 상식 아닌가?.
그런데 대전 안전공업(주)에서는 그 상식이 뒤집혀 있었다.
경찰 수사 결과 화재 수신기 옆에는 '경보 차단 순서'가 적힌 코팅된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회사는 2017~2018년 무렵부터 직원들에게 경보가 울리면 먼저 끄고 현장을 확인하도록 교육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도대체 이것은 '안전관리'인가, 절체절명의 ‘생명줄’을 끊어 버린 것인가?.
지난 3월 20일 화재에서도 경보기는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그러나 불과 3~10여 초 만에 인위적으로 차단됐다. 일부 직원들은 평소처럼 오작동이거나 큰불이 아닌 것으로 판단해 즉시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그 결과는 너무나 참혹했다.
14명 사망, 60명 부상. 무려 74명의 사상자다.
이번 참사를 단순히 운 나쁜 화재사고라고 부르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 기막힌 사실이 있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이 사업장에서 확인된 크고 작은 화재만 48건이었다. 화재 등으로 보안업체가 출동한 기록도 135차례에 달했다. 48번의 화재는 48번의 경고였다.
그런데도 위험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기보다 경보를 끄는 관행이 유지됐다면, 기업의 안전시스템이 어디서부터 무너져 있었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불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왔지만 참사의 조건은 오랫동안 쌓이고 있었던 셈이다. 공장 내부에는 윤활유와 가공유에서 비롯된 기름때와 슬러지가 축적돼 있었고, 불법으로 증축된 중이층 휴게공간에서는 방화구획이 훼손됐다. 비상방송시설과 완강기 등 필수 피난·경보시설도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1층에서 시작된 화염이 중이층 휴게공간을 덮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2분이었다. 사망자 14명 가운데 9명이 이곳에서 발견됐다.
경보를 끄고, 기름때를 방치하고, 불법 증축을 하고, 방화구획을 훼손했다면 무엇을 믿고 노동자들에게 그 공장 안에서 일하라고 했다는 말인가.
더욱 엄중하게 따져야 할 부분은 '생산성'이다.
직원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보가 울릴 때마다 전 직원이 대피하면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이런 지침이 만들어진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사실이라면 우리 산업현장의 고질적인 병폐를 그대로 보여준다. 생산라인 몇 분 멈추는 것을 아까워하면서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경보장치를 먼저 꺼버리는 기업문화가 있었다면 그것은 비용 절감도, 생산성 향상도 아니다.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생산시간을 산 것이다. 그리고 그 계산서가 14개의 목숨과 60명의 부상으로 돌아왔다.
수사당국은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경찰은 대표 등 관계자들을 업무상과실치사상, 소방시설법 위반, 증거 위·변조 등의 혐의로 수사해 검찰에 송치했고, 노동당국 역시 대표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송치했다.
특히 화재 현장에서 하드디스크가 반출되고 안전 관련 서류가 사후 작성·위변조된 정황까지 수사 결과 확인됐다.
법원이 최종적으로 책임의 범위와 형량을 판단하겠지만, 74명의 사상자를 낸 안전관리 실패가 어떻게 수년 동안 가능했는지는 끝까지 밝혀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 반드시 물어야 한다.
소방·건축 안전망은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
최근 5년 동안 48차례의 화재가 있었고, 허가받지 않은 중이층이 만들어졌으며 방화구획까지 훼손된 사업장이었다면 관할 행정기관과 소방점검 체계가 왜 이를 사전에 걸러내지 못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경찰 역시 불법 증축과 소방점검 과정에서 관할 지자체 등이 이를 적발하지 못한 경위에 관한 의혹을 별도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기업만 처벌하고 끝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중대재해가 터질 때마다 우리는 똑같은 말을 반복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사고가 터진 뒤 책임자를 잡는 것만으로는 사람이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
이번 참사의 교훈은 너무나 선명하다.화재경보기는 생산을 방해하는 소음기가 아니다. 사람에게 도망치라고 주어진 마지막 생명줄이다. 그 생명줄을 귀찮다는 이유로, 생산이 멈춘다는 이유로 먼저 끄도록 가르치는 순간 안전시스템은 이미 존재 의미를 잃는다.
전국의 공장과 물류센터, 대형 작업장 대상, 화재경보 임의차단, 불법 증축, 방화문 상시 개방, 피난시설 훼손 여부를 전수 점검하라.
전국의 공장과 물류센터, 대형 작업장을 대상으로 화재경보 임의차단, 불법 증축, 방화문 상시 개방, 피난시설 훼손 여부를 전수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반복적인 화재·오작동 신고가 있었던 사업장은 별도의 고위험 사업장으로 분류해 집중 관리하는 제도도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경영자들에게 분명히 알려야 한다.
안전에 쓰는 돈은 비용이 아니라 사람의 목숨을 지키는 투자다. 대전 안전공업의 경보기는 정상적으로 울렸다. 경보기가 고장 난 것이 아니었다. 정작 고장 나 있었던 것은 경보보다 생산을 먼저 생각한 잘못된 안전문화였다. 14명이 세상을 떠난 뒤에야 그것을 확인했다는 사실이 더욱 참담하다.
이번에는 반드시 책임의 끝까지 가야 한다.
74명의 희생과 부상이 또 하나의 '사고 통계'로 끝나지 않도록 말이다.
오운석 기저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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