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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전북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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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반장 칼럼] 올것이 왔다.…완주·전주 통합, 그 정치적 진검승부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입력 2025/07/24 16:27 수정 2025.07.24 16:53
- 물러설 수 없는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의 승부수



오운석 기자(사진_굿모닝전북신문)

[오반장 칼럼 | 올 것이 왔다…완주·전주 통합, 그 정치적 진검승부

 

정치는 때로 전쟁보다 냉혹하다. 피는 흐르지 않지만, 생사는 갈린다. 내년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북 정치권에 전운(戰雲)이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무대는 '전주·완주 행정통합'이다.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자신의 정치 인생을 걸고, 이를 승부수로 띄웠다. “올 것이 왔다”는 탄식은 곧 전쟁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김 지사는 자신이 직접 ‘트로이 목마’가 되기를 자처했다. 상대 진영 중심부에 ‘전입’이라는 형태로 침투했다. 삼봉지구로의 주소이전은 단순한 이사인가, 정치적 기습인가. 유의식 완주군의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직접 물어보라”며 이 전입을 ‘위장전입’이라 단정하고, 전투를 선포했다. 유 군의장의 투지는 고대 중국의 맹장 ‘전풍(田豐)’을 연상케 한다. 물러섬이 없다.

반면, 방어에 돌입한 안호영 국회의원은 고립무원의 형국이다. 거친 전주의 공세 속에서 정계와 행정 내 확실한 우군도 없이 홀로 진지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쉽게 물러설 인물이 아니다. 오나라를 무너뜨린 후삼국의 통일자 사마의처럼, 안 의원은 조용하지만 깊이 있는 반격을 준비 중이다. 속담처럼 “김 나지 않고 뜨거운 숭늉(장군)”이라 불릴 만큼 무게감 있는 침묵이 더욱 위협적이다.

이 대립의 이면엔 전주시와 정치권의 복잡한 역학이 엉켜 있다. 김 지사 진영은 전주시와 정동영·이성윤 의원을 중심으로 '통합 전선'을 구축했다. 반면 전주 출신 김윤덕 의원은 중앙정치 일정으로 지방 이슈엔 깊이 개입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전주의 지원군은 많지만, 그 무게가 지역 현실을 덮을 만큼 실질적인지는 미지수다.

더욱 흥미로운 건 전주시가 내세운 105개 통합 공약이다. 정작 스스로는 과다 부채로 허덕이며 제 몸 하나 가누지 못하면서, 완주군민에게는 ‘장미빛 미래’를 약속한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속담이 절로 떠오른다. 완주군민은 이 싸움에서 ‘주인’인가, 아니면 ‘수단’인가?

그럼에도 김관영 지사는 물러서지 않는다.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의 심정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그의 머릿속엔 하나의 그림이 있다. 완주·전주 통합이 그 첫 퍼즐이다. 그다음은 군산·김제·부안 새만금 특별자치단체 설치, RE100 국가산단 유치, 2036 하계올림픽 유치다. 이 모든 것을 순차적으로 뚫어낸다면, 재선 도지사의 길은 넓게 열린다. 그러나, 그 길 하나하나가 모두 험난한 고개다.

문제는 절차와 명분이다. 전북도에서 제작한 홍보물은 ‘찬성’ 일색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4,300억 인센티브가 1조로 부풀려졌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이에 완주·전주 통합 반대위는 편파적 정보 제공에 대해 사법 고발을 검토 중이다. 주민 의견 수렴 없는 정책은 독이 된다. 민심은 물과 같다.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뒤집기도 한다.

전북의 이 전투는 단순한 행정개편의 문제가 아니다. 각자 재선과 도전을 앞둔 김관영, 안호영, 유희태, 우범기 네 사람의 운명이 교차하는 장기판이다. 그들은 지금 칼을 뽑았고, 다시 꽂을 칼집은 없다.

정치란 끝까지 살아남은 자가 이기는 법. 전투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문제는, 이 싸움이 ‘진흙탕 싸움’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여론이 성숙해야 한다는 데 있다. ‘백성의 뜻이 하늘의 뜻’이라는 민심은 천심(民心是天)이다. 그 어떤 정치적 명분도 주민 동의 없이는 공허한 외침일 뿐이다.

이번 통합의 찬반 갈등이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영토 전쟁으로 번지지 않길 바란다. 주민투표 이후에는 서로를 인정하고,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는 ‘성숙한 정치’가 자리하길 기대한다. 이 싸움의 진짜 승자는 상대를 무너뜨린 이가 아니라, 갈라진 민심을 하나로 모으는 이일 것이다.

 

[프로필]

오운석 칼럼니스트

굿모닝전북신문 대표

전북특별자치도일자리협동조합 이사장

시사의창 전북본부장

전 전북경찰청 정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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