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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8월의 시 , 이해인의 "8월의 노래"...오난희의 "인생" 詩 2題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입력 2025/08/08 16:26 수정 2025.08.08 17:24
-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꽃처럼 건네는 시인" 이해인 수녀

이해인수녀, 문청 오난희 시인(사진_자료)

[8월의 시 2題 ] 

 

불같이 뜨거운 가마솥 열기가 어제 입추를 지나며 어쩌면 조금은 시들은 듯 하다. 

 

우리 조상님들의 절기 구분은 시공을 초월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올해 전반기는 내란정국과 새로운 정권의 출범에서 절망과 희망의 변주곡 속에서 영혼까지 태울듯한 폭염에서 견뎌내야하는 혹독함에서 가을의 시원함과 겨울의 폭설을 꿈꾸게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위속에, 폭염속에, 갈증 속에서 메말라 가던 영혼을 이해인 수녀님의 8월의 시에서 위안을 받고 싶다.

 

오늘은 이해인님의 「8월의 시」와 지역향토 시인 문청 오난희님의 「인생」 시를 소개하며 위안 받기를 기대한다.

 

 8월의 시

 

                                                                                               이해인 수녀

햇볕에 춤추는 하얀 빨래처럼

깨끗한 기쁨을 맛보고 싶다
영혼이 속까지 태울듯한 태양아래
나를 빨아 넣고 싶다

여름엔
햇볕에 잘 익은 포도송이처럼
향기로운 땀을 흘리고 싶다
땀방울마져도 노래가 될 수 있도록
뜨겁게 살고 싶다

여름엔
꼭 한 번 바다에 가고 싶다 오랜 세월
파도에 시달려 온
선 이야기를 듣고 싶다
침묵으로 엎드려 기도하는 그에게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오고 싶다

 

이해인 시인의 「8월의 시」는 여름의 뜨거움과 생동감을 삶의 열정과 깨끗한 기쁨에 비유한 작품으로 보여진다.

첫 연에서 햇볕에 춤추는 하얀 빨래는 더위 속에서도 순수함을 잃지 않는 영혼을 상징한다. 두 번째 연의 잘 익은 포도송이와 향기로운 땀은 땀조차도 노래가 될 만큼 뜨겁게 살아가고자 하는 삶의 태도를 드러낸다. 마지막 연에서는 파도에 시달린 ‘선’(배)을 통해 고난 속에서도 묵묵히 견디는 인생의 지혜를 배우고자 하는 겸허함이 담겨있다.

전반적으로 이 시는 여름의 뜨거운 햇빛·땀방울(열)·파도(물결)를 빌려, 순수함과 열정과 인생의 성찰이라는 메시지를 간결하고 투명하게 노래하고 있다. 언어는 단순하지만 이미지는 선명하고, 계절의 감각과 삶의 철학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있어 영혼마져 깨끗한 빨래처럼 기쁨이 될 듯 하다.

 

[프로필] 

서강대학교 대학원 종교학 석사
세인트루이스대학교 영문학 학사
성의여자종합고등학교
부산가톨릭대 지산교정 인성교양부 겸임교수성베네딕도수녀회 문서선교실 총비서

성베네딕도수녀회 문서선교실 수녀
부산성베네딕도수녀회 설립60주년 준비위원
제44차 세계성체대회 준비위원
부산성베네딕도수녀원 홍보자료실담당

 

 

 인 생

                                                                                             문청  오난희

 
흩어져있던 모든 순간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일탈을 꿈꾸며
자유롭게 날아든 깨끗한 영혼

번뇌를 잘라내는 외로운 고통에
일그러진 삶의 표정
순간의 선택에 운명은
맡겨진 시간 속을
밀물처럼 왔다가 순식간에 지나쳐간다

날개를 펴라
찢겨 나간 그리움을 파고들 때면
이따금씩 아픔이 일겠지만
그것 또한 아름다운 고통이다

한평생 살다가 삶의 무게를

짊어지지 않고 지나가는
인생이 어디 있으랴
견딜 수 있는 시련만큼
신은 너를 선택했기에
꿈의 나래를 크게 가져라

운명처럼 엮어가며
모든 순간들이 순식간에 지나쳐가지만
인연의 굴레에 애달픈 사연
그 사연 안고 또다시 나는
봄을 기다리는
인생의 미로 속으로
시간의 날개를 펴리라.

 

오난희 시인의 「인생」은 삶의 무게와 시련,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의지와 희망을 응축한 시다.

시의 초반부는 “기지개를 펴고 있다”, "깨끗한 영혼”과 같은 표현으로 억눌렸던 순간들이 다시 깨어나는 장면을 그린다. 그러나 곧 “외로운 고통”, “일그러진 삶의 표정”이 등장하며, 선택과 운명의 무상함을 밀물처럼 스쳐가는 시간에 비유하고 있다.

중반부에서 “찢겨 나간 그리움”, “아름다운 고통”이라는 역설적 표현은 아픔 속에서 의미를 찾는 성숙한 태도를 보여준다. 특히 “견딜 수 있는 시련만큼 신은 너를 선택했기에”라는 구절은, 고난을 삶의 필연이자 성장의 계기로 받아들이는 종교적이고 운명론적 색채가 강하다. 좌절과 곡절 속에서 피어난 납작한 채송화 꽃 같다고 말하고 싶다.

마지막 연은 “봄을 기다리는 인생의 미로”라는 희망의 이미지로 마무리되고 있다. 순간은 스쳐가지만, 인연과 사연 속에서 또다시 날개를 펴고 나아가겠다는 결의가 담겨 있다.

이 시는 전반적으로 삶의 고통과 시련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껴안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강한 생의 의지를 담고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자기 삶을 돌아보게 한다.

문청 시인의 강한 삶의 의지는 그녀의 걸어온 길에 비유되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의 날개를 펴라'는  세 아들에 대한 믿음에서 오는게 아닐까? 싶기도 히다.

[프로필]

文淸  오난희

전남 장흥 대덕 출생
계간 시와 늪 홍보위원역임
시의전당문인협회 영상편집 위원 활동중
시&영상이야기 [영상작가]
저서

길을 걸으며
수상
문학愛 시 수필 신인 문학상
문학사랑 신문 제2호 시제 낙화 대상
계간 시와늪 시 창작 아버지의 바지게 (시제/달팽이)동상
시의전당문학 시제 봄,당신은 안녕하십니까 최우수상
2023년 시의 전당 (낙엽) 작가상
문학사랑 신문 8호 수필부분 개짖는 소리 초대작가 최우수상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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