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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서남부 교통망에 획기적 전기”..
사회

“고창 서남부 교통망에 획기적 전기”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입력 2025/07/11 14:18
지방도 796호선, 국지도 15호선으로 승격… 주민 숙원 해결 ‘첫 단추’ 꿰다
선형개량·차로확장·국비지원으로 교통안전·물류혁신 기대감 고

사진 - 무장-공음간 지방도 796호선 노선도(고창군 제공)
[굿모닝전북신문=최진수기자]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 무장면과 공음면을 잇는 지방도 796호선 8.7㎞ 구간이 ‘국가지원지방도 15호선’으로 승격됐다. 지난 수년간 지역주민들과 지방정부, 지역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요구해온 교통안전 개선의 숙원이 마침내 첫 결실을 맺은 셈이다.

이번 승격은 11일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2025년 일반국도 및 국가지원지방도 지정·승격 계획’에 따라 공식화됐으며, 전북에서는 유일하게 고창군의 해당 노선이 포함됐다. 단순한 번호의 변경을 넘어, 국가의 재정과 기준으로 관리되는 도로로 전환된다는 점에서 이 구간은 앞으로 대대적인 개선사업이 예고된다.

지방도 796호선, 왜 중요한가
지방도 796호선은 고창 서남부권을 남북으로 관통하며 무장면, 해리면, 공음면 등 농촌 중심지를 연결하는 핵심 간선도로다. 특히 청보리밭 축제, 운곡습지 탐방, 고인돌유적지 방문 등 관광객 유입이 많은 봄철에는 트랙터, 경운기와 같은 농기계는 물론, 관광버스와 승용차가 혼재돼 병목과 혼잡이 극심한 구간으로 지적돼 왔다.

실제로 해당 노선은 구불구불한 선형에 급커브가 다수 존재하며, 일부 도로는 폭이 협소해 대형차량의 교차 통행이 어려운 실정이다. S자 형태의 급경사 구간이 10개소 이상 존재해 차량의 차로이탈, 추돌사고 위험도 상존해왔다. 주민들은 “비 오는 날이면 차량 속도를 30km/h 이하로 줄이지 않으면 미끄러지는 구간이 있다”며 불안함을 호소해왔다.

이런 상황 속에서 도로환경 개선 요구는 수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으며, 고창군은 전북특별자치도와 협력해 해당 도로의 국지도 승격을 위한 절차를 진행해왔다. 전북연구원과의 공동용역과 정밀 현황조사, 타당성 보고서를 마련하며 중앙정부를 상대로 설득작업을 이어왔다.

‘국지도’란 무엇인가… 예산구조와 설계기준 대폭 상향
국가지원지방도, 일명 ‘국지도’는 지방도 중에서도 전국 간선도로망과의 연계성, 물류·교통의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노선을 국가가 지정·관리하는 제도다. 일반 지방도는 시·군이 직접 관리하고 예산을 부담하지만, 국지도는 국가가 설계비 100%를 부담하고, 공사비의 최대 70%까지 국비로 지원하는 구조다. 남은 30%는 지방비로 매칭된다.

이 때문에 국지도 승격은 단지 명칭의 변경을 넘어서, 실제적인 도로환경 개선의 기틀을 마련하는 제도적 기반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도로의 선형개량, 폭 확장, 터널 및 교량 신설·보수 등 기술적 기준도 대폭 상향돼 지역의 교통 안전성과 물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번에 국지도 15호선으로 승격된 고창 무장~공음 간 구간도 향후 국가계획에 따라 기본설계, 실시설계,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차례로 개선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고창군은 중장기 도로계획에 따라 단계별로 교량 보수, 급커브 선형개량, 2차선 도로 확장, 일부 구간 4차선 전환 등을 검토하고 있다.

심덕섭 군수 “고창의 교통지도, 다시 그리겠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지방도 796호선의 국가지원지방도 승격은 단지 교통 인프라의 변화가 아니라, 고창 군민들의 오랜 불편을 해소하는 민생 정책의 시작점”이라며 “이번 승격은 주민 생명과 안전, 나아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심 군수는 “무장과 공음 사이의 이 도로는 고창의 남부권역과 동부권역을 잇는 중심축이며, 농산물 유통은 물론 마을버스와 응급차량 운행에도 핵심적”이라며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예산지원을 바탕으로 사업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고창군은 이번 도로 승격을 계기로, 연계 도로망 개선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특히 부안과 정읍, 김제 등 인접 시·군과의 연결도로의 병목지점을 해결하고, 고창읍권과 해리~공음권역 간 산업물류 운송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복합계획도 추진 중이다.

정치권의 공약 이행 사례로도 ‘눈길’
이번 국지도 지정은 지역 정치권의 일관된 의지도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했다. 윤준병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정읍·고창)은 해당 노선의 선형개량과 차선확장을 주요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으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및 기획재정부 등을 상대로 지속적인 정책건의 활동을 벌여왔다.

윤 의원은 “이번 국지도 승격은 지역 주민들의 숙원사업이었으며, 고창의 교통망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획기적 계기”라며 “예산 반영부터 설계, 착공까지 하나하나 꼼꼼히 챙기겠다”고 밝혔다.

“계속 지켜보고, 빠르게 추진해야”
그러나 국지도 승격이 모든 것을 자동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기본계획 수립과 예산 반영, 실제 착공까지는 최소 3~5년의 시간이 필요하며, 지역 간 사업 우선순위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정책제안이 필요하다.

지역 주민들은 “승격됐다는 말만 듣고 기다리는 것은 의미 없다. 빠른 설계 착수와 공정 공개가 뒤따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고창군도 관련 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2026년 국비 예산에 ‘기본설계비’ 반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무장면 A씨(67)는 “40년 넘게 다닌 길인데, 경운기랑 트럭이 코너에서 자주 부딪치고 겨울에는 미끄러져 아찔한 적도 많았다”며 “이제라도 국비로 안전하게 정비된다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고창의 도로정책, 새로운 전환기 맞아
고창군 무장~공음 간 지방도 796호선의 국지도 승격은 단지 교통 문제 해결을 넘어, 지역주민의 생명권과 물류 기반, 관광자원 접근성을 모두 고려한 정책 전환의 사례다. 국가지원지방도라는 제도적 틀 안에서, 고창군은 고질적 병목구간을 개선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향한 첫 단추를 끼웠다.

이번 승격은 고창의 도로정책에 있어 새로운 전환기를 의미한다. 이제는 승격 이후의 구체적인 실행 전략과 속도감 있는 추진이 더욱 중요해졌다. 지역사회와 행정, 정치권이 합심해 완성도 높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긴 호흡의 정책적 안목과 행정역량이 요구된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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