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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고창군, 고수온 피해 예방 위해 관내 양식장 집중 예찰 실시(고창군 제공) |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이 ‘기후재난 시대’에 맞서는 어민 생계 사수에 나섰다. 고창군은 11일, 여름철 고수온으로 인한 양식수산물 피해를 사전 차단하기 위해 관내 모든 해상양식장을 대상으로 집중 예찰 활동에 돌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전북특별자치도와 고창군의 합동 점검체계 하에 진행되며, 단순한 관찰을 넘어 수온 실시간 측정부터 용존산소량 파악, 양식생물 건강 상태 점검, 사료 급이량 조절 지도 등 전방위 대응방식으로 수행된다. 특히 양식 밀도 적정성에 대한 재검토를 병행해, 과밀에 따른 질병 확산과 폐사 리스크를 구조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기후변화에 흔들리는 ‘바다 농사’…
고창의 새우·숭어 어가들, "8월 수온이 무섭다"
고창군은 서해와 곰소만에 접한 해양환경을 기반으로 흰다리새우, 숭어 등 다양한 어종의 양식이 이루어지는 전북특별자치도 대표 해양양식 지대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여름철 해수 수온이 이상 고온 현상을 보이면서, 지역 어가들 사이에서는 “고수온=재앙”이라는 등식이 굳어지고 있다.
실제로 새우는 수온이 28도를 넘으면 폐사율이 폭증한다. 고창 지역은 매년 7~8월이면 해수면 온도가 29도 이상으로 상승하는 날이 적지 않다. 숭어 등 어류도 고수온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세균성 질환과 기생충 감염에 노출되기 쉽다.
고창군 해양수산과 관계자는 “올해도 7월 초부터 해수온도가 급등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어민들의 우려가 크다”며 “수온 1도가 어가 생계를 좌우하는 위태로운 상황에서, 군이 나서 선제적으로 안전판을 마련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수온·산소·사료…
고창군, ‘3중 모니터링 체계’로 양식장 전수 점검
이번 고수온 대응 예찰은 단순한 수치 모니터링을 넘어, 생태적·관리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진단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군은 현재 관내 양식장에 대해 다음과 같은 중점 예찰 항목을 시행 중이다.
수온 실시간 모니터링: 주요 양식장마다 센서를 통한 수온 변화 관측.
용존산소량 측정: 수온 상승으로 저산소화되는 현상 방지.
양식 생물 건강상태 점검: 폐사 징후, 질병 의심 개체 선별 관리.
양식 밀도 점검: 과밀 사육 구조 해소를 위한 밀도 조정 지도.
사료 급이량 관리: 과다 사료 투여 방지 및 소화 개선 유도.
군 관계자는 “무더위 속 양식장은 그야말로 생물 생존의 경계선에 놓여 있다”며 “예찰을 통해 현장에서 발생 가능한 변수를 미리 포착하고, 문제 발생 시 신속한 초동조치가 가능하도록 매뉴얼을 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료도 약이 될 수 있다”…
비타민·소화제·산소공급기 확대 권고
군은 이번 예찰과 함께 어업인 대상 행동 요령 가이드라인을 현장에 직접 배포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산소공급기 추가 설치: 수온 상승 시 산소 포화도 저하 예방
사료 품질 관리: 고수온기에 맞는 저단백·고소화 사료 권장
영양제·소화제·비타민 급이: 면역력 강화를 통한 질병 예방
질병 조기 발견 및 치료: 이상 행동 개체 신속 격리 및 진단
군 관계자는 “양식 어가에 단순 경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도움이 되는 실천 행동을 전달하고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각 어가는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기후위기 시대, 수산업도 구조개편 요구…
고창군 “지속가능한 해양경제 위해 총력 대응할 것”
고창군은 단기적인 예찰 활동을 넘어, 고수온 대응 교육 프로그램 강화, 스마트양식 기반 구축, 데이터 기반 해양기상 예측 시스템 연계 등 중장기적 대응 전략도 구상 중이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지속되는 기후변화로 해양 양식업이 중대한 전환기에 있다”며 “‘적응’이 곧 ‘생존’인 시대, 군은 선제적 대응으로 고창의 해양경제를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특히 군은 향후 예찰 데이터를 누적해, 수온 상승 패턴과 어류 반응 간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한편, 어업인들과의 협의체를 통해 실질적 정책 반영과 개선책 도출에 나설 예정이다.
“어민의 손끝에서 바다의 미래가 시작된다”
고창군, 해양 재난에도 흔들리지 않는 ‘살아있는 행정’
이번 고창군의 고수온 대응은 단순 행정 차원을 넘어, 기후위기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지역이 생존을 모색하는 적극 행정의 표본으로 평가받고 있다.
바다는 인간이 지배할 수 없는 자연이지만, 철저한 준비와 정교한 대응은 재난을 ‘극복 가능한 변수’로 만든다. 고창군의 이번 조치는 바다 위의 농부들에게 단비 같은 존재이며, 고창군정이 단순한 ‘지시자’가 아닌 ‘동행자’로서 역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앞으로도 고창군은 양식업을 단순 생계 산업이 아닌, 고부가가치 해양산업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기초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며, 그 선두에서 어민들과 함께 ‘살아있는 바다’를 지켜나갈 방침이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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