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굿모닝전북신문

[평론] 박춘희 시 「호국 영령의 넋」..
문화

[평론] 박춘희 시 「호국 영령의 넋」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입력 2026/06/04 18:41 수정 2026.06.04 18:50
-추모를 넘어 평화를 기원하는 헌시(獻詩)

시인 박춘희(사진_시인 박춘희)

[평론] 박춘희 시인의 「호국 영령의 넋」은 현충일과 호국보훈의 의미를 되새기며, 나라를 위해 희생한 영령들에 대한 추모와 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아낸 서정시이다. 이 시는 개인적 슬픔을 넘어 민족 공동체의 역사적 상처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함께 노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편집국 주

추모와 애도의 정서를 담은 시
시는 "해마다 핏빛 머금은 장미는 꽃망울을 터트리는데"라는 구절로 시작한다. 장미는 생명과 아름다움을 상징하지만, 여기서는 '핏빛'이라는 수식어를 통해 전쟁의 희생과 순국선열의 숭고한 피를 연상하게 한다. 특히 "피우지 못한 꽃 한 송이"는 젊은 나이에 나라를 위해 생을 마감한 호국영령들을 상징하며 독자들에게 깊은 안타까움을 전한다.

시인은 영령들의 희생을 단순히 과거의 사건으로 바라보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기억 속에서 계속 살아 있는 존재로 형상화한다. 이러한 시선은 호국문학이 지녀야 할 경건성과 추모 정신을 잘 보여준다.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희망
이 작품의 중심 정서는 단순한 추모에 머물지 않는다. 시인은 "한라와 백두가 하나 되고 / 대동강과 한강이 만나"라는 표현을 통해 남북 화해와 통일의 미래를 그린다.

특히 "녹슨 철마"는 분단으로 인해 멈춰 선 철도를 상징하면서 동시에 민족의 단절된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적 이미지다. 그러나 시인은 그 녹슨 철마를 절망의 상징이 아니라 "희망의 불씨"로 전환시킨다. 이는 현실의 아픔 속에서도 미래를 향한 긍정적 전망을 놓지 않는 시인의 세계관을 보여준다.

기도문 형식의 진솔한 호소
후반부의 "영령들이시여!"라는 직접 호명은 시 전체를 추모의 기도문 형식으로 이끈다. 시인은 영령들에게 말을 건네며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총칼 겨누던 남과 북의 형제들이 따뜻이 서로의 손을 잡고"라는 구절에서는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인간적 화해에 대한 간절한 소망이 드러난다. 이 점에서 이 작품은 이념보다 인간애를 우선하는 평화시의 성격을 띤다.

전북 지역 시인들과의 성향 비교
박춘희 시인의 작품은 전북 문단의 대표적 서정시인인 신석정의 자연 친화적 서정성과 일정 부분 맥을 같이한다.
신석정이 자연을 통해 평화와 인간애를 노래했다면, 박춘희 시인은 호국영령과 통일이라는 역사적 소재를 통해 평화의 가치를 노래한다. 두 시인 모두 갈등보다 화해, 대립보다 공존을 지향하는 정신세계를 보여준다.

박춘희 역시 분단과 통일이라는 민족적 과제를 시적 주제로 삼고 있다. 다만 신석정의 시가 상징과 은유를 통한 함축미를 중시했다면, 박춘희 시는 비교적 직설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언어를 사용한다. 이는 독자와의 소통을 우선하는 현대 향토시의 특징으로 볼 수 있다.


시인 박춘희(사진_박춘희 시인)

성향적으로 유사한 국내 시인과의 대비
박춘희 시인의 시 세계는 특히 이은상의 애국적 서정성과 가까운 면이 있다. 이은상이 조국과 민족을 향한 사랑을 노래했다면, 박춘희 역시 나라를 위해 희생한 영령들에 대한 경외심을 중심에 둔다.

또한 고은의 초기 민족사적 서정시들과도 일정 부분 접점을 찾을 수 있다. 역사적 상처를 개인의 정서로 끌어안고 공동체의 미래를 희망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박춘희 시의 가장 큰 특징은 거창한 역사 인식보다 추모와 감사의 정서를 중심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이 시는 이념적 선언보다 헌신한 이들에 대한 인간적 예의를 강조하는 작품으로 읽힌다.

종합 평가
「호국 영령의 넋」은 현충일의 의미를 되새기며 순국선열에 대한 감사와 통일에 대한 염원을 진솔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화려한 기교보다는 진정성 있는 언어가 돋보이며, 애도·평화·통일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균형 있게 엮어내고 있다.

특히 문단이 전통적으로 지녀온 서정성과 인간애, 공동체 의식을 계승하면서도 호국정신과 통일 염원을 결합시켰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시 전반에 흐르는 경건함과 따뜻한 인간애는 독자들에게 순국선열의 희생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다.

한마디로 이 시는 "추모를 넘어 평화를 기원하는 헌시(獻詩)"라 평가할 수 있다.

 

호국 영령의 넋 / 박춘희


해마다 핏빛 머금은 장미는
꽃망울을 터트리는데
나라 위해 목숨 바친 호국영령들의
헤아릴 수 없는 슬픔이
이리저리 허공에 부딪혀 지나갈 때
피우지 못한 꽃 한 송이 차디찬 먹구름에 휩싸여 빗물 되어 내렸지

녹슨 철마는 멈춘 지 오래건만
기나긴 침묵은 희망의 불씨가 되어 한라와 백두가 하나 되고
대동강과 한강이 만나
뜨거운 피가 되니
우리의 소원 통일 그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영령들이시여 !
총칼 겨누던 남과 북의 형제들이
따뜻이 서로의 손을 잡고
속절없이 참았던 속울음 맘 놓고
울어 볼 그날을 기다림에 가슴이 메입니다.
겨레를 위한 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고
통일의 횃불로 돌아올 그 날을 기다리며
짧은 생, 긴 이별
생이 아닌 자연으로 돌아가신 임이시여
임들의 영전에 묵례를 드립니다

이제, 이곳 평화로운 대한민국은
찬란한 꽃으로 피워 나라 위한
그 충정을
영원히 임들을 기리며 기억할
것입니다
부디 그곳에서 편히 잠드소서
영령들이시여 그립습니다

 

[프로필]

윤슬 박춘희 시인
-열린시학등단, 시낭송 지도사
-동시작가, 녹서 논술 지도사
-경희사이버대 문예창작과 졸업
-현)한국 문인협회 회원
-현) 평생학습관 시창작 강사
-현) 호서대학교 시낭송 강사
-전) 나사렛대학교 인생나눔 강사
-제18회 제부도 전국대회 백일장 장원
-시집 : [언어의 별들이 쏟아지는]
-[차이에 벽을 두지 않는다]

 

 


제천 오운석, 굿모닝전북신문 대표



저작권자 © 굿모닝전북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