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칼럼]수사가 “서운하다”니? 수사도 선거상황에 '깔맞춤'해야 하나?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선거가 끝났다. 승부는 갈렸지만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과 고발 사건에 대한 수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치인의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답답할 수 있다. 선거를 앞두고 의혹이 제기됐고 자신은 결백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수사 결과가 조속히 나오기를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주의 국가에서 반드시 지켜져야 할 원칙이 있다. 수사는 정치인의 일정에 맞춰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법률과 증거에 따라 진행된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수사는 누군가의 부탁으로 앞당겨질 수도 없고, 누군가의 요구로 늦춰질 수도 없다. 만약 정치인의 선거 일정이나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수사 시점이 조정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수사의 독립성이 무너지는 일이다. 정치권에서는 종종 "왜 빨리 결론을 내주지 않느냐", "왜 지금 수사하느냐"는 불만이 나온다. 그러나 법치국가에서 수사기관이 고민해야 할 것은 선거일이 아니라 증거와 법리다.
당선인의 발언이 단순한 아쉬움의 표현이었다고 하더라도 도민들이 우려하는 대목은 따로 있다. 혹시라도 수사기관이 정치인의 기대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다. 이원택 당선인은 전주시의원, 전주시장 비서실장, 전북도지사 비서실장, 청와대 행정관,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 국회의원까지 두루 거친 중진 정치인이다. 지방행정과 중앙정치, 국정 운영 시스템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높은 수준의 법 감수성과 권력 분립 의식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수사기관이 자신의 기대와 다르게 움직였다는 이유로 서운함을 공개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자칫 공권력이 정치적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잘못된 신호로 읽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법치주의 사회에서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법적 수인(受忍)의 자세다. 억울하다고 느껴질 때도, 답답하다고 생각될 때도 법적 절차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결과를 수용하는 태도 말이다.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든 불리한 결과가 나오든 법적 절차를 존중하는 것이 민주주의 지도자의 기본 자세다.
더욱이 전북특별자치도를 이끌어갈 최고 책임자라면 행정 역시 법의 테두리 안에서 운영되어야 한다는 점을 누구보다 강조해야 한다. 도정 운영 과정에서도 수많은 감사, 조사, 수사, 행정심판, 소송 등이 발생한다. 이때마다 법보다 정치적 판단이 우선한다면 행정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번 발언은 단순한 감정 표현을 넘어 당선인의 법치주의 인식과 법적 감수성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장면으로 비쳐진다. 경찰에게 수사라인을 정해주는 듯한 감정적 표현은 경찰 수사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한편, 전북경찰청 역시 불필요한 논란을 남겨서는 안 된다. 선거사범 집중 수사기간인 10월 2일까지 마무리하가나 12월 3일 공직선거법 공소시효 만료 전까지는 제기된 선거 관련 사건들에 대해 오직 법과 증거만을 기준으로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혐의가 있다면 누구든 엄정하게 처리해야 하고, 혐의가 없다면 그 역시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그것이 정치적 논란을 잠재우고 도민의 신뢰를 얻는 길이다. 선거는 민심이 결정한다. 그러나 수사는 법과 증거가 결정한다. 두 영역이 뒤섞이게 되면 민주주의는 흔들린다.
새로운 도정의 출발점에서 필요한 것은 수사기관에 대한 서운함이 아니라 법치주의에 대한 존중이다. 그것이 전북특별자치도의 미래를 책임질 지도자가 보여주어야 할 가장 중요한 자세일 것이다.
제천 오운석, 굿모닝전북신문 대표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선거가 끝났다. 승부는 갈렸지만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과 고발 사건에 대한 수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최근 이원택 전북도지사 당선인이 기자회견에서 정읍의 한 식당에서 발생한 김슬지 도의원의 식비 대납 의혹 사건과 관련해 "수사기관이 선거 전에 결과를 내줄 것처럼 이야기해 소환조사에 응했는데 선거가 끝난 뒤 결론을 내겠다고 해 서운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치 '경찰 때문에 선거가 더 힘들었다. 내겐 아무런 혐의점이 없는데 경찰이 모른 채 했다' 뜻으로 들린다. 그러나 경찰에서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 경찰 로고 |
정치인의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답답할 수 있다. 선거를 앞두고 의혹이 제기됐고 자신은 결백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수사 결과가 조속히 나오기를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주의 국가에서 반드시 지켜져야 할 원칙이 있다. 수사는 정치인의 일정에 맞춰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법률과 증거에 따라 진행된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수사는 누군가의 부탁으로 앞당겨질 수도 없고, 누군가의 요구로 늦춰질 수도 없다. 만약 정치인의 선거 일정이나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수사 시점이 조정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수사의 독립성이 무너지는 일이다. 정치권에서는 종종 "왜 빨리 결론을 내주지 않느냐", "왜 지금 수사하느냐"는 불만이 나온다. 그러나 법치국가에서 수사기관이 고민해야 할 것은 선거일이 아니라 증거와 법리다.
당선인의 발언이 단순한 아쉬움의 표현이었다고 하더라도 도민들이 우려하는 대목은 따로 있다. 혹시라도 수사기관이 정치인의 기대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다. 이원택 당선인은 전주시의원, 전주시장 비서실장, 전북도지사 비서실장, 청와대 행정관,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 국회의원까지 두루 거친 중진 정치인이다. 지방행정과 중앙정치, 국정 운영 시스템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높은 수준의 법 감수성과 권력 분립 의식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수사기관이 자신의 기대와 다르게 움직였다는 이유로 서운함을 공개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자칫 공권력이 정치적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잘못된 신호로 읽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법치주의 사회에서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법적 수인(受忍)의 자세다. 억울하다고 느껴질 때도, 답답하다고 생각될 때도 법적 절차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결과를 수용하는 태도 말이다.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든 불리한 결과가 나오든 법적 절차를 존중하는 것이 민주주의 지도자의 기본 자세다.
더욱이 전북특별자치도를 이끌어갈 최고 책임자라면 행정 역시 법의 테두리 안에서 운영되어야 한다는 점을 누구보다 강조해야 한다. 도정 운영 과정에서도 수많은 감사, 조사, 수사, 행정심판, 소송 등이 발생한다. 이때마다 법보다 정치적 판단이 우선한다면 행정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번 발언은 단순한 감정 표현을 넘어 당선인의 법치주의 인식과 법적 감수성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장면으로 비쳐진다. 경찰에게 수사라인을 정해주는 듯한 감정적 표현은 경찰 수사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한편, 전북경찰청 역시 불필요한 논란을 남겨서는 안 된다. 선거사범 집중 수사기간인 10월 2일까지 마무리하가나 12월 3일 공직선거법 공소시효 만료 전까지는 제기된 선거 관련 사건들에 대해 오직 법과 증거만을 기준으로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혐의가 있다면 누구든 엄정하게 처리해야 하고, 혐의가 없다면 그 역시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그것이 정치적 논란을 잠재우고 도민의 신뢰를 얻는 길이다. 선거는 민심이 결정한다. 그러나 수사는 법과 증거가 결정한다. 두 영역이 뒤섞이게 되면 민주주의는 흔들린다.
새로운 도정의 출발점에서 필요한 것은 수사기관에 대한 서운함이 아니라 법치주의에 대한 존중이다. 그것이 전북특별자치도의 미래를 책임질 지도자가 보여주어야 할 가장 중요한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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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천 오운석 |
제천 오운석, 굿모닝전북신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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