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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문화관광재단, ‘수요일엔 서해랑길’ 시작… 체험은 풍성하나 운영 지속성 의문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입력 2025/08/21 09:39
필름카메라·스토리텔링 앞세운 트레킹 프로그램… 보여주기식 행사 아닌 지역 정체성 사업으로 자리매김해야

사진 - 고창문화관광재단, 수요일엔 서해랑길 포스터(고창군 제공)

[굿모닝전북신문=최진수기자] 고창문화관광재단이 서해랑길 41~43코스를 무대로 ‘수요일엔 서해랑길’ 정기 트레킹 참가자 모집을 시작했다. 매주 한 구간씩 완주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9월 3일부터 10월 15일까지 총 6회 운영되며, 회차별 선착순 40명을 모집한다. 참가비는 1인 2만 원이다.

표면적으로는 참가자들에게 풍성한 혜택이 제공된다. 모자, 팔토시, 한정판 배지가 포함된 웰컴키트가 지급되며, 일회용 필름카메라 체험까지 곁들여졌다. 참가자들은 자유롭게 사진을 촬영하고, 디지털 인화된 결과물을 기념품으로 받아볼 수 있다. 우수작은 온라인 앨범이나 전시를 통해 소개된다. 외형만 보면 흥미롭고 젊은 세대에 어필할 수 있는 장치들이 곳곳에 배치됐다.

그러나 문제는 ‘한 번의 체험으로 끝나지 않는 길’을 만들어내느냐에 있다. 문화관광 프로그램이 보여주기식 이벤트로 흐른다면, 결국 참가자들의 사진첩에 스쳐 지나간 행사로만 남을 것이다. 매주 한 구간씩 완주하는 방식도 지속적 참여를 담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나 참가비를 내고도 제한된 인원만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은, 지역민 전체가 공유할 수 있는 열린 행사라 보기 어렵다.

또 하나 눈여겨볼 대목은 ‘스토리텔링’이라는 장치다. 고창 생물권 스토리텔러가 동행해 지역의 생태와 문화를 소개한다고 하지만, 단순한 해설 수준에 머문다면 지속적인 지역 정체성 형성과는 거리가 멀다. 관광객에게 일회성 설명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고창 서해랑길이 가진 역사와 생태의 깊이를 충분히 전달하기 어렵다.

재단 측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고창 서해랑길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지역민과 관광객이 함께 어울리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대만으로는 부족하다. 서해랑길은 이미 자연과 문화가 공존하는 길이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장기적 브랜드로 키워낼지, 지역민의 삶과 경제에 어떤 실질적 기여를 할지다.

이번 트레킹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하는 ‘코리아둘레길 쉼터 및 지역관광자원 연계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11월까지 탐조, 치유, 반려견 동반 등 다양한 테마형 걷기 프로그램이 이어질 예정이다. 하지만 결국 핵심은 ‘프로그램 다양성’이 아니라 ‘지속성과 지역성’이다. 단기 이벤트를 늘어놓는 것으로는 서해랑길의 가치를 높이기 어렵다.

고창문화관광재단은 지금이 기회다. 단발성 행사에서 머물 것이 아니라, 서해랑길을 고창의 장기 전략자산으로 키워낼 구조를 세워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수요일엔 서해랑길’은 사진 몇 장과 기념품에 머물다 잊혀질 뿐이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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