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린스키의 딥페이크 이용, 항복선언(사진 _ ai 이미지 제작)
[굿모닝전북신문 9.15 창간특집] 조작사회 6부 - 언론은 사실을 보도하는가, 현실을 구성하는가
"우리가 보는 세상의 대부분은 직접 본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전해준 것이다.“
프롤로그
오늘 하루를 떠올려 보자.
당신은 전쟁을 직접 보았는가. 국회를 직접 보았는가. 세계 경제를 직접 보았는가. 대통령의 회의를 직접 보았는가. 아마 대부분은 아니다. 우리는 신문을 보고, 텔레비전을 보고, 인터넷 뉴스를 보고, SNS를 통해 세상을 이해한다. 즉, 현실을 경험하기 전에 이미 누군가가 선택한 현실을 먼저 만난다.
언론은 거울인가, 창인가
오랫동안 사람들은 '언론을 사회의 거울'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현대 언론학은 거울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수많은 사건 가운데 무엇을 뉴스로 선택할 것인가. 어떤 제목을 붙일 것인가. 어떤 사진을 사용할 것인가. 누구를 먼저 인터뷰할 것인가. 이 과정은 모두 편집(Editorial Judgment)이다. 편집은 언론의 본질적인 기능이지만, 동시에 독자가 어떤 현실을 먼저 보게 되는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의제설정
사람은 무엇을 생각하는가보다 무엇을 생각하게 되는가가 중요하다. 언론학자들은 이것을 의제설정(Agenda Setting)이라고 설명했다. 언론은 사람들에게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를 직접 명령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무엇이 중요한 문제인지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 하루 종일 부동산 뉴스가 나오면 부동산이 가장 중요한 문제처럼 느껴진다.
범죄 뉴스가 반복되면 범죄가 급증한 것처럼 느낄 수도 있다. 현실은 뉴스의 양과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
프레임은 현실을 바꾼다
같은 사건이다. 그러나 제목은 다르다. 한 신문은 "경제 활성화" 라고 쓰고, 다른 신문은 "특혜 논란"이라고 쓴다. 사실은 같다. 그러나 독자의 첫인상은 달라진다. 조작은 항상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해석의 방향을 선택한다.
클릭경제와 알고리즘
인터넷 시대의 뉴스는 종이신문과 다르다. 조회 수가 수익이 된다. 자극적인 제목, 충격적인 사진, 분노를 유발하는 기사, 극단적인 의견. 이것들은 클릭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플랫폼 알고리즘까지 결합되면, 사용자는 자신이 선호하는 정보만 반복해서 접할 수 있다. 이를 필터 버블(Filter Bubble)과 에코 체임버(Echo Chamber) 현상으로 설명하는 연구들이 있다.
가짜뉴스는 왜 퍼지는가. 가짜뉴스는 사실이기 때문에 퍼지는 것이 아니다. 믿고 싶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퍼진다. 분노는 공유를 만든다. 공포는 확산을 만든다. 확신은 검증을 멈추게 만든다. 그래서 허위정보 대응은 단순히 삭제만으로 해결되기 어렵고, 미디어 리터러시와 검증 문화가 함께 필요하다.
AI 시대, 언론은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는가, AI는 기사 초안을 작성할 수 있다. 영상도 만들 수 있다. 음성도 복제할 수 있다. 사실 확인도 도울 수 있다. 그러나 AI는 사실과 허구를 동시에 만들어낼 수 있다.
이제 언론의 경쟁력은 누가 먼저 보도했는가가 아니라, 누가 더 정확하게 검증했는가가 될 것이다.
조작학 해설
언론조작학(Media Manipulology)
조작학에서 언론조작학은 언론을 비판하기 위한 분야가 아니다. 정보가 어떻게 선택되고, 배열되고, 해석되는지를 연구하는 분야이다. 언론은 민주주의의 핵심 제도다. 동시에 오보, 편향, 속보 경쟁, 허위정보 유통 같은 위험도 안고 있다. 그래서 조작학은 언론을 불신하자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저널리즘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조작학 연구노트(Research Notes)
핵심 개념
의제설정(Agenda Setting) 1968년 미국 대선 당시 채플힐(Chapel Hill) 주민 100명의 인식과 언론 보도를 비교한 맥스웰 매콤스와 도널드 쇼의 연구에서 출발한 이론이다.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이슈와 언론이 가장 많이 다룬 이슈 사이에 강한 상관관계가 확인되었고, 이를 "살리언스 전이(salience transfer)"라고 부른다(Wikipedia, McCombs & Shaw, Public Opinion Quarterly 1972). 이 이론의 핵심은 두 가지 전제이다. 첫째, 언론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비추는 거울이 아니라 선택과 배치를 통해 현실을 재구성한다는 것. 둘째, 반복적으로 다뤄지는 이슈일수록 대중이 더 중요하다고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후 이론은 두 단계로 확장됐다. 1차 의제설정은 "어떤 이슈에 대해 생각할지"를 결정하는 것이고, 2차 의제설정(속성 의제설정)은 그 이슈를 "어떻게 생각할지", 즉 어떤 속성·프레임으로 규정하는지에 관한 것이다(Journalism University). 이 구분이 프레이밍 이론과 의제설정 이론이 만나는 지점이다.
프레이밍(Framing) 로버트 엔트먼은 프레이밍을 "인지된 현실의 일부 측면을 선택하여 특정한 문제 정의, 원인 진단, 도덕적 평가, 해결책 제시를 촉진하도록 소통 텍스트 안에서 더 부각시키는 것"으로 정의했다(Entman, 1993, PDF). 같은 사건도 프레임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읽힌다. 예컨대 시위를 "정의를 위한 투쟁"으로 프레이밍하면 참가자에 대한 공감이 유도되지만, "치안 혼란"으로 프레이밍하면 통제와 처벌의 정당성이 부각된다. 어빙 고프먼이 1970년대 사회학적으로 제시한 개념을 엔트먼이 언론학에 체계적으로 도입한 것이며, 의제설정이 "무엇을" 다루는지에 관한 것이라면 프레이밍은 그 "무엇"을 "어떻게" 다루는지에 관한 것이다.
게이트키핑(Gatekeeping) 사회심리학자 커트 레빈이 1947년 가정의 식품 구매 경로를 분석하며 제시한 "문지기(gatekeeper)" 개념을 그의 제자 데이비드 매닝 화이트가 1950년 언론에 처음 적용했다. 화이트는 한 통신사 편집자("Mr. Gates")의 일주일치 기사 선별 과정을 분석해, 그가 들어온 기사의 약 90%를 주관적 판단만으로 걸러낸다는 사실을 밝혔다(AURA Lab, The Comm Spot). 즉 세상에는 수십억 개의 메시지가 존재하지만 개인이 실제로 접하는 뉴스는 기자·편집자라는 문지기를 거쳐 극히 일부만 통과한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는 이 문지기 역할이 알고리즘, 플랫폼 콘텐츠 모더레이션으로 옮겨가면서 "네트워크 게이트키핑" 개념으로 확장되었다.
필터 버블(Filter Bubble) 인터넷 활동가 엘리 파리저가 2011년 저서 「The Filter Bubble」에서 대중화한 용어로, 검색엔진과 SNS의 개인화 알고리즘이 사용자의 과거 행동(클릭, 검색기록, 위치 등)을 학습해 각자에게 다른 정보 환경을 제공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파리저는 같은 "BP"라는 검색어를 입력했는데 한 사람에게는 투자 정보가, 다른 사람에게는 딥워터 호라이즌 유출 사고 정보가 뜬 사례를 들며 이를 설명했다(Wikipedia). 학술적으로는 필터 버블을 "참여자들이 소통 대상을 선별적으로 선택함으로써 발생하는 현상"으로, 에코 체임버를 "연결(친구·팔로우) 관계를 선별적으로 형성함으로써 발생하는 현상"으로 구분하기도 한다(Internet Policy Review).
에코 체임버(Echo Chamber) 캐스 선스타인이 2001년 제시한 개념으로, 폐쇄된 커뮤니케이션 공간 안에서 기존 신념이 반박 없이 반복·증폭되는 환경을 말합니다. 학계는 이를 동질성(homophily), 선택적 노출, 확증 편향 세 가지 메커니즘으로 설명한다(Wikipedia, PubMed 연구). 페이스북·트위터 상호작용을 분석한 연구들은 실제로 이용자들이 동질적 집단으로 뭉치는 경향이 지배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뒤에서 다룰 유튜브 알고리즘 연구처럼, "알고리즘이 에코 체임버를 만드는가" 대 "이용자의 선택이 에코 체임버를 만드는가"는 여전히 활발한 논쟁 대상이다.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유네스코는 미디어·정보 리터러시(MIL)를 "다양한 플랫폼의 콘텐츠를 비판적으로 접근·분석·평가·생산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하며, 편향을 식별하고 허위정보를 인식하며 혐오 표현에 저항하고 민주적 시민참여에 나서는 능력까지 포함시킵니다(UNESCO). 단순히 "가짜뉴스를 구별하는 기술"을 넘어, 언론이 사회에서 수행하는 역할과 그 조건을 이해하고, 스스로 콘텐츠를 생산·소통할 수 있는 역량까지 포괄하는 종합적 개념이다.
허위정보 (Misinformation)와 의도적 허위정보
두 개념을 가르는 결정적 기준은 "의도"입니다. 허위정보는 사실과 다른 정보이지만 유포자가 그것이 거짓임을 모르고 퍼뜨리는 경우, 의도적 허위정보는 유포자가 거짓임을 알면서도 특정 목적을 위해 고의로 유포하는 경우다(Britannica, APA). "disinformation"이라는 단어 자체가 러시아어 "дезинформация(dezinformatsiya)"에서 유래했다는 점도 이 개념이 국가 차원의 정보전과 역사적으로 밀접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무적으로는 이 구분이 대응 방식도 좌우한다 .허위정보는 팩트체크와 정정으로 교정 가능하지만, 의도적 허위정보는 유포자의 동기와 네트워크 자체를 추적해야 근절할 수 있다.
대표 사례
전쟁 보도의 정보전
베트남전 구정공세(Tet Offensive, 1968) 군사적으로는 미군·남베트남군의 승리였지만, 월터 크롱카이트를 비롯한 방송 보도가 이를 "고착 상태(mired in stalemate)"로 규정하면서 미국 내 반전 여론이 급격히 확산되고 존슨 대통령이 재선을 포기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군사적 사실과 언론이 구성한 "패배의 이미지"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Wikipedia, EBSCO).
걸프전(1991) CNN이 바그다드 현지에서 실시간 중계를 하며 "CNN 효과"라는 용어를 낳았지만, 동시에 미군의 "정밀 폭격으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발표가 반복 인용되며 사실상 검증되지 않은 프로파간다가 여론을 지배했다는 비판도 있다(EBSCO).
이라크전 대량살상무기(WMD) 보도(2003) 부시 행정부의 발표를 주요 언론이 충분히 검증하지 않고 "받아쓰기" 식으로 전달한 결과, 훗날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된 WMD를 근거로 전쟁 명분이 구축된 사례다(Foreign Affairs).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2022~) 크렘린은 "우크라이나의 생물무기 연구소", "부차 학살은 조작" 등의 서사를 텔레그램·SNS를 통해 유포했고, "War on Fakes" 같은 가짜 팩트체크 채널을 만들어 자국 주장을 "검증된 사실"처럼 포장했다(Atlantic Council, TIME).
선거 기간 허위정보 확산 사례
2016년 미국 대선 러시아 인터넷연구소(IRA)가 페이스북·트위터·유튜브 등에서 허위 계정으로 최대 1억 2600만 명에게 도달하는 캠페인을 벌였다(BBC, 특검 보고서).
2017년 프랑스 대선 "마크롱 리크스" 유사한 해킹·허위정보 시도가 있었지만 프랑스 선거관리기구의 신속한 언론 자제 요청과 시민사회 대응으로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 채 실패한 사례로 자주 인용된다. 성공한 개입(미국)과 실패한 개입(프랑스)을 비교하면 구조적 취약성과 대응 역량의 차이를 파악할 수 있다(Atlantic Council).
2023년 슬로바키아 총선 선거 이틀 전, 자유진영 후보가 부정선거를 모의하는 듯한 AI 음성 딥페이크가 유포되었다. 선거 전 "침묵기간" 규정 때문에 언론이 즉각 반박하기 어려웠고, 음성만으로 만들어져 당시 메타의 조작 미디어 정책(영상 중심)의 공백을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크다
(Harvard Misinformation Review, WIRED).
한국 2012년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사건 국정원 심리전단이 민간인까지 동원한 30여 개 "외곽팀"(최대 3,500명)을 운영하며 4대 포털에 친정부 게시물을 올려 대선 여론에 개입한 사건으로, 국가기관이 직접 주체가 된 국내형 의도적 허위정보 사례이다(위키백과, 한겨레).
한국 2024년 22대 총선 선거관리위원회가 90일간 219개 딥페이크를 적발했으며, 대통령의 발언을 조작한 46초짜리 딥페이크 영상이 유통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선거 90일 전부터 딥페이크 선거운동을 전면 금지하고 위반 시 최대 7년 징역에 처하는 공직선거법 제82조의8이 시행되었다(The Diplomat, Verfassungsblog).
SNS 알고리즘과 추천 시스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2014~2018) 페이스북 앱을 통해 최대 8,700만 명의 데이터를 수집, 심리·정치적 성향을 프로파일링해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유권자를 세밀하게 타기팅했습니다. "좋아요" 몇 개만으로 성적 지향, 정치 성향, 지능까지 예측 가능하다는 연구가 이 기법의 토대가 됐다
(The Guardian, Wikipedia).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의 "급진화" 논쟁 이 주제는 실제로 연구 결과가 엇갈린다. 일부 체계적 문헌 검토는 추천 시스템이 문제적 콘텐츠로 이용자를 이끌 수 있다고 보지만(PMC 리뷰), 10만 개의 가상 계정을 이용한 대규모 감사 연구는 알고리즘이 정파적으로 "합치되는" 콘텐츠를 추천하는 경향은 있으나 이념적 극단성 자체를 체계적으로 강화한다는 증거는 약하다고 결론지었다(PNAS). 즉 "알고리즘 vs 이용자의 선택" 중 어느 쪽이 필터 버블·에코 체임버를 주도하는지는 여전히 실증적으로 다투어지는 영역이다.
딥페이크를 이용한 허위 콘텐츠 사례
젤렌스키 "항복 선언" 딥페이크(2022) 러시아의 침공 직후 우크라이나 방송사의 뉴스 자막을 해킹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항복과 무기 반납을 지시하는 것처럼 조작된 영상을 내보낸 사건이다. 화질이 조악해 곧 조롱거리가 되며 빠르게 걸러졌지만, 연구자들은 이를 "전쟁·선거 국면에서 의도적으로 사용된 최초의 딥페이크"로 평가한다(BBC, Euronews).
앞서 언급한 슬로바키아 음성 딥페이크와 한국의 대통령 발언 조작 딥페이크도 이 범주에 함께 놓고 비교할 만 하다. 세 사례를 나란히 보면, 조악한 조작(젤렌스키)은 오히려 빠르게 걸러지지만, 정교하거나 음성만 조작된 경우(슬로바키아)일수록 타이밍(선거 직전 침묵기간)과 결합해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는 패턴을 확인할 수 있다.
오보 이후 정정보도와 신뢰 회복 사례
뉴욕타임스 제이슨 블레어 사건(2003) 기자 개인의 조작·표절 행위가 드러나자 신문사는 5명의 기자· 3명의 편집자· 2명의 연구원으로 구성된 특별 조사팀을 꾸려 7,500단어에 달하는 자체 조사 보도를 1면에 게재하며 "152년 역사상 가장 심각한 신뢰 배반"이라고 자인했다. 투명한 자기 조사와 전면적 정정을 통해 제도적 신뢰를 재건하려 한 사례로 평가된다(NYT 자체 보도).
BBC 트럼프 연설 편집 사과(2025)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연설의 일부를 편집해 폭력을 직접 선동한 것처럼 보이게 한 다큐멘터리 「Panorama」에 대해, BBC 회장이 공개서한으로 사과했지만 법적 손해배상 요구는 거부한 사례다. "잘못된 편집을 인정하되 명예훼손 소송의 근거는 부인한다"는 절충적 대응으로, 정정과 법적 책임 인정 사이의 경계를 보여준다(NPR).
세월호 "전원구조" 오보(2014) 참사 당일 단원고 측의 미확인 소식을 MBN·MBC·KBS가 검증 없이 잇달아 인용 보도하며 확산되었다. 특히 사건 초기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했던 목포MBC가 오보임을 여러 차례 서울MBC에 전달했지만 반영되지 않았고, 이는 중앙언론과 지역언론 간의 위계적 불신 구조가 정정을 지체시켰다는 후속 연구로 이어졌다. 이 사례는 게이트키핑 실패(검증 없는 인용 보도)와 조직 내부의 신뢰 구조가 오보 확산과 정정 지연에 어떻게 함께 작용하는지를 보여준다(한겨레, 뉴시스).
MBC PD수첩 광우병 보도 정정보도 소송(2008~2016) 오히려 "정정보도 자체가 다시 정정보도 대상이 되는" 역설적인 사례이다. PD수첩의 2008년 광우병 보도 후 대법원이 명예훼손 혐의는 무죄로 확정했음에도 MBC 경영진이 자체적으로 "보도 오류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는 사과방송을 냈고, 이에 제작진이 "대법원이 허위라고 판단한 적 없는데 회사가 허위로 사과했다"며 회사를 상대로 정정보도 소송을 제기했다. 하급심에서는 제작진이 승소했으나 최종적으로 대법원은 MBC의 사과방송이 정정보도 대상이 아니라고 확정했다. 정정보도라는 제도 자체가 정치적·법적 공방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한겨레, 연합뉴스).
관련 학자
월터 리프먼 1922년 저서 「Public Opinion」에서 리프먼은 사람들이 복잡한 현실 세계 전체를 직접 경험할 수 없기 때문에, 언론과 매체가 제공하는 단순화된 "머릿속의 그림(pictures in our heads)"을 통해 세상을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오늘날 의제설정·프레이밍·게이트키핑 이론 전체의 지적 뿌리에 해당한다 — 언론이 현실을 "구성"한다는 전제 자체가 리프먼에게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또한 대중이 고정관념(스테레오타입)을 통해 세상을 단순화해서 받아들인다고 지적했는데, 이는 필터 버블·에코 체임버 논의에서 다뤄지는 선택적 인지와도 직결되는 통찰이다.
맥스웰 매콤스 (Maxwell McCombs) 도널드 쇼와 함께 1968년 채플힐 연구를 수행하고 1972년 「The Agenda-Setting Function of Mass Media」 논문으로 이론을 정립했다. 정치학자 버나드 코헨의 "언론은 사람들에게 무엇을 생각하라고 말하는 데는 대체로 실패하지만, 무엇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데는 놀랄 만큼 성공적이다"라는 문장을 실증적으로 검증한 것이 이 연구의 핵심 성과이다. 이후 400편 이상의 후속 연구가 5개 대륙, 다양한 국가·이슈에서 이 이론을 검증하며 언론학의 가장 견고한 실증 이론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Journalism University).
엘리자베스 노엘레노이만 독일 마인츠대 교수이자 여론조사기관 알렌스바흐연구소 소장이었던 노엘레노이만은 1974년 논문에서 "침묵의 나선" 이론을 제시했다. 사람들은 "준통계적 감각기관(quasi-statistical organ)"을 통해 주변의 여론 분포와 흐름을 끊임없이 관찰하며, 자신의 의견이 다수 또는 상승세라고 느끼면 자신 있게 발언하지만 소수 또는 하락세라고 느끼면 고립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침묵한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실제보다 한쪽 의견이 훨씬 우세한 것처럼 보이는 나선형 강화가 일어나며, 매스미디어는 이 나선의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환경 변수로 작동한다(Wikipedia). 이 이론은 오늘날 SNS의 "좋아요"·팔로워 수가 만들어내는 동조 압력, 그리고 에코 체임버 내부에서 소수 의견이 어떻게 완전히 배제되는지를 설명하는 데에도 자연스럽게 확장 적용된다.
제7부 예고 『학문은 진실을 탐구하는가, 권위를 만드는가』 "지식은 권력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권력은 지식을 어떻게 이용하는가?"
굿모닝전북신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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