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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전북신문 9.15 창간특집] 『조작사회』제9부 -외교는 진실을 말하는가, 국가의 현실을 만드는가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입력 2026/08/16 18:22 수정 2026.08.21 13:29
― 국가도 거짓말을 하는가, 아니면 생존을 위해 현실을 구성하는가

외교의 진실성과 선전(사진_AI이미지)

[굿모닝전북신문 9.15 창간특집] 『조작사회』제9부 -외교는 진실을 말하는가, 국가의 현실을 만드는가


"개인은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이야기를 만들고, 국가는 생존하기 위해 국가의 이야기를 만든다.“

프롤로그
한 국가가 국제사회에서 말한다.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다른 국가는 말한다. "우리는 방어를 위해 군사력을 강화한다." 또 다른 국가는 말한다. "상대방이 먼저 위협했다.“ 그런데 상대국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한다. "우리가 위협받고 있다.“

누가 진실을 말하는가. 국제정치에서 이 질문은 생각보다 어렵다. 왜냐하면 국가도 인간처럼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를 강조하고, 불리한 정보는 숨기며, 상대방의 행동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과 국가 사이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개인의 거짓말은 개인의 문제로 끝날 수 있다. 국가의 거짓말은 전쟁과 평화, 제재와 동맹, 경제와 생존을 움직일 수 있다. 그래서 외교를 이해하려면 단순히 "누가 거짓말을 했는가?"를 묻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더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하다. "국가는 어떻게 국제사회가 현실을 바라보는 방식을 만들어내는가?“

외교는 거짓말인가 외교를 이야기하면 마키아벨리가 떠오른다. 그러나 외교는 단순한 거짓말의 기술이 아니다.
외교에는 협상, 타협, 신호 보내기, 위협, 설득, 정보교환, 동맹 구축, 위기관리 등이 모두 들어 있다.

국가는 모든 것을 공개하지 않는다. 군사기밀도 있고, 협상 전략도 있으며, 공개해서는 안 되는 정보도 있다. 따라서 비공개와 거짓말은 같은 것이 아니다. 외교의 비밀은 때로 국가안보를 위한 정상적인 수단이다. 문제는 비밀이 언제 기만(Deception)으로 넘어가는가이다.

국가도 프레임을 만든다
언론이 사건을 프레임으로 보여주듯 국가도 국제사회를 향해 자신에게 유리한 프레임을 만든다. 같은 군사행동도 어떤 국가는 "방어적 조치"라고 부르고, 상대국은 "공격적 도발"이라고 부른다.

같은 경제제재도 한쪽은 "국제법을 지키기 위한 압박"이라고 하고, 다른 쪽은 "경제전쟁"이라고 부른다. 사건은 하나인데 현실의 설명은 여러 개다.

여기에서 국제정치의 중요한 개념이 등장한다. 내러티브(Narrative) 국가는 사건만 설명하지 않는다. 사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누구의 이야기가 더 널리 받아들여지는지가 외교적 힘이 될 수 있다.

소프트파워 ― 총보다 강한 이야기
조지프 나이는 국가가 다른 국가를 움직이는 힘을 군사력과 경제력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는 소프트파워(Soft Power)라는 개념을 통해 문화, 가치, 정책의 정당성, 국제적 매력 등이 타국의 선호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소프트파워 역시 '현실을 어떻게 보이게 하는가'와 연결된다는 점이다. 영화, 문화, 언론, 교육, 국제기구, 외교관, 국가 브랜드. 이 모든 것이 국가의 이미지를 구성한다.

선전에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으로
20세기에는 선전(Propaganda)이라는 단어가 강력했다.
나치 독일의 괴벨스, 소련의 국가선전,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의 선전 경쟁. 국가는 국민에게 특정한 현실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현대의 국가는 좀 더 세련된 언어를 사용한다. 전략적 커뮤니케이션(Strategic Communication) 공공외교(Public Diplomacy) 국가브랜딩(Nation Branding) 등이다.

이것들은 모두 반드시 조작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러나 조작학은 질문한다. "정보를 전달하는 것과 인식을 설계하는 것의 경계는 어디인가?“

정보전 ― 전쟁은 총보다 먼저 시작된다
현대전에서는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정보전이 시작될 수 있다. 상대국의 군사력, 국민의 사기, 국제사회의지지, 동맹국의 결속. 이 모든 것이 전쟁의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래서 국가는 상대국의 정보환경에 영향을 주려고 한다. 허위정보, 심리전, 사이버공격, 선전, 여론전. 이것들이 결합하면서 전쟁과 평화의 경계도 흐려지고 있다.

냉전 ― 두 개의 현실
냉전은 미국과 소련의 군사적 대결만이 아니었다. 두 체제는 서로 다른 세계관을 만들었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자유와 독재. 평화와 제국주의. 각 진영은 자신을 '정의'의 편으로 설명하고 상대를 '위협'으로 설명했다.

이때 선전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었다. 세계관의 경쟁이었다. 사람들에게 "우리가 옳고 저들이 틀렸다."라는 현실을 만들어주는 것이었다.

전쟁에서 누가 먼저 이야기를 만드는가
전쟁이 발생하면 첫 번째 전투는 때때로 전장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정보공간에서 시작된다. 누가 먼저 공격했는가.
민간인 피해는 얼마나 되는가. 누가 국제법을 위반했는가.
누가 평화를 원했는가. 이 질문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이
외교적 정당성을 좌우할 수 있다. 그래서 전쟁에서는 총과 미사일만큼 사진 한 장, 영상 한 편, 공식 성명 하나가 중요해질 수 있다.

외교문서와 정보의 선택
국가가 정보를 공개할 때 모든 자료를 공개하지는 않는다.
특정 정보만 공개하고 나머지는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은 외교의 정상적인 정보관리일 수 있다. 하지만 조작학은 여기에서 질문한다. "어떤 정보를 공개하고 어떤 정보를 숨기는가?"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 "왜 지금 이 정보를 공개하는가?“ 정보의 진실성만큼 정보 공개의 타이밍과 맥락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국가정보기관 ― 진실을 찾는 조직인가
정보기관의 기본 임무 가운데 하나는 국가안보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보는 언제나 불완전하다. 정보기관도 틀릴 수 있다.

잘못된 정보원, 오해, 확증편향, 분석 오류. 때로는 지도자의 정치적 판단이 정보 해석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따라서 민주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정보기관이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믿음이 아니라, 정보 판단을 검증할 수 있는 제도다.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논란
2003년 이라크 전쟁은 정보와 정책의 관계를 생각하게 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 정부는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 문제를 중요한 안보 위협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전쟁 이후 이라크에서 주장했던 비축 대량살상무기가 발견되지 않으면서 정보 판단과 정보의 정치적 활용을 둘러싼 거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이 사건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지 않다. 정보기관이 고의로 거짓말했는가?만을 묻는 것이 아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불확실한 정보가 정책결정 과정에서 어떻게 확실한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는가?"이다. 이것은 조작학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다.

국가도 확증편향을 갖는가
개인에게 확증편향이 있다면 국가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을까. 지도자, 관료, 정보기관, 군, 언론. 모두가 같은 가설을 공유하게 되면 반대되는 정보는 무시되거나 과소평가될 수 있다. 이때 위험한 것은 누군가가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집단 전체가 잘못된 현실을 믿게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조작은 항상 악의적인 사람이 있어야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외교의 가장 위험한 순간
국가가 상대방을 오해하는 순간이다. 상대방은 방어를 위해 군사력을 강화했는데 상대국은 공격 준비라고 판단한다. 상대방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강경 발언을 했는데 상대국은 실제 공격 의도로 받아들인다. 이런 오해가 군사적 대응을 부르고, 그 대응이 다시 상대방의 위협 인식을 강화한다.

이것을 국제정치에서는 안보 딜레마(Security Dilemma)와 연결해 설명할 수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중요한 사실을 발견한다. 현실을 조작하는 것은 거짓말만이 아니다. 오해도 현실을 만들어낸다.

AI 시대의 외교 ― 가짜 대통령, 가짜 전쟁
제8부에서 우리는 생성형 AI와 딥페이크를 살펴보았다. 이제 그것이 외교와 결합한다. 국가 지도자가 하지 않은 말을 한 것처럼 보이는 영상. 군 지휘관이 내리지 않은 명령. 외교관이 하지 않은 발언. 가짜 정부 발표. 가짜 전쟁 영상. 이런 콘텐츠가 위기 상황에서 유통된다면 문제는 단순한 가짜뉴스가 아니다. 국가 간 오판을 촉발할 위험이 있다. AI 시대의 정보조작은 개인의 평판을 넘어 국가안보의 문제가 될 수 있다.

외교에서 '진실'은 무엇인가
외교에서 모든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항상 진실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협상을 위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한다. 때로는 상대방에게 의도를 숨긴다. 때로는 공개되지 않은 비밀협상이 전쟁을 막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는 외교를 단순히 "거짓말 대 진실" 이라는 이분법으로 볼 수 없다. 오히려 다음과 같이 나누어야 한다. 비공개 ≠거짓말 그리고 전략적 메시지 ≠허위정보 하지만 허위정보가 의도적으로 국제사회의 판단을 왜곡한다면 그 순간부터 조작학의 중요한 연구 대상이 된다.

조작학 해설


외교조작학(Diplomatic Manipulology)

외교조작학은 국가가 거짓말을 하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 아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국가가 정보와 언어, 이미지, 위협 인식, 국제적 내러티브를 통해 자국과 국제사회가 현실을 해석하는 방식을 어떻게 형성하는가를 연구하는 분야"
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를 외교조직학 다섯 단계로 정리해 보자.
① 정보 선택
러시아는 침공 정당화를 위해 특정 사실만을 선별적으로 부각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극우 성향 부대인 아조프 대대의 존재, 2014년 이후 돈바스 지역의 민간인 피해, 냉전 이후 나토(NATO)의 동유럽 확장 역사가 집중적으로 조명됐습니다. 반대로 우크라이나가 유대인 대통령을 민주적으로 선출한 나라라는 사실이나 1994년 부다페스트 협정(우크라이나의 핵무기 포기에 대한 안전보장 약속) 같은 사실은 배제됐습니다. 실제로 애틀랜틱 카운슬 분석에 따르면 크렘린은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침공을 정당화하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다섯 가지 핵심 내러티브를 체계적으로 준비했습니다 (Atlantic Council).

② 프레이밍
같은 사건도 표현 방식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인식됩니다. 러시아는 이를 "전쟁"이나 "침공"이 아니라 "특별군사작전"이라 불렀고, 목표를 "탈나치화·비무장화"로 규정했으며, 우크라이나 정부를 "키이우 준타"로 지칭했습니다. 폴란드 학술 자료에 따르면 이 프레이밍의 핵심은 우크라이나가 나치에 의해 통치되고 있으며 러시아어권 주민에 대한 "집단학살"이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RCIN Polish Academy of Sciences). 러시아 국영매체는 이를 소련의 "대조국전쟁"(2차대전) 서사와 연결해, 현재의 군사행동을 나치 독일에 맞선 성전(聖戰)의 연속으로 포장했습니다 (PMC 학술논문).

③ 반복
푸틴의 연설, RT·스푸트니크 등 국영매체 보도에서 "나치", "집단학살", "나토의 위협" 같은 특정 어휘가 지속적으로 재사용됐습니다. 이탈리아 국제정치연구소(ISPI)의 분석은 "특별군사작전"이라는 표현과 "나토와의 전쟁" 프레임이 국영매체 보도에서 반복적으로 강화되었음을 보여줍니다 (ISPI). 반복은 단순한 홍보가 아니라 심리학에서 말하는 "착각적 진실 효과"(반복해서 들은 정보를 사실로 착각하는 현상)를 노린 전략입니다.

④ 국제적 확산
이 메시지는 RT·스푸트니크의 다국어 국제 방송, 조직적인 소셜미디어 계정망, 유엔 안보리 등 외교 무대에서의 공식 발언을 통해 전 세계로 퍼졌습니다. 특히 아프리카·중남미·중동 등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 지역 여론을 겨냥한 확산 시도가 두드러졌습니다.

⑤ 현실화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었습니다. 유엔총회 결의안 표결에서 다수의 아프리카·아시아 국가가 기권하거나 러시아를 직접 비난하지 않는 등, 나토 확장이 침공의 원인이라는 프레임이 일부 국제사회에서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러나 서구권과 대다수 유엔 회원국은 이 서사를 거부하고 대러 제재를 강화했습니다. 즉 정보전의 '현실화'는 전 세계에 균일하게 작동하지 않으며, 진영과 지역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낳는다는 점을 이 사례가 잘 보여줍니다.

비교 사례로 중국의 코바19 기원 서사도 참고할 만합니다. 중국은 국영 언론과 정부 연계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바이러스 기원이 불확실하다는 주장을 반복 확산시켰지만, 서구 학계·언론에서는 대체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CSIS ChinaPower, 하버드 미스인포 리뷰). 두 사례 모두 다섯 단계가 완벽히 작동해도 '현실화'는 대상 청중의 기존 신념과 지정학적 이해관계에 따라 좌우된다는 공통점을 보여줍니다.

조작학 연구노트

핵심 개념
내러티브
사건을 특정한 인물 구도(영웅-피해자-악당)로 배치해 의미를 부여하는 이야기 구조입니다. 앞서 본 러시아 사례에서 크렘린은 자신을 '보호자(영웅)', 돈바스의 러시아어권 주민을 '피해자', 우크라이나 정부와 나토를 '악당'으로 설정했습니다. 애틀랜틱 카운슬은 이런 구조가 2014년부터 정교하게 축적된 다섯 가지 핵심 내러티브 세트로 구성돼 있었다고 분석합니다 (Atlantic Council).

소프트파워
조지프 나이가 제시한 개념으로, 강압이나 경제적 보상 없이 매력과 설득으로 상대의 선호에 영향을 미치는 힘입니다. 한국의 '한류(Hallyu)'가 대표적 사례입니다. BTS가 유니세프와 진행한 '러브 마이셀프' 캠페인,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남북 문화 간극을 완화하는 데 기여한 사례 등이 연구에서 소프트파워의 실제 작동 방식으로 분석됩니다 (Council on Public Diplomacy Review, Air University 저널).

공공외교
정부가 아닌 외국의 일반 대중과 사회를 상대로 자국의 정책·가치·문화를 알려 관계를 형성하는 활동입니다. 중국의 '공자학원(Confucius Institute)' 네트워크가 대표적입니다. 중국어 교육과 문화교류 프로그램을 매개로 세계 각국에 설립돼 중국에 대한 우호적 인식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해왔으나, 동시에 정치적 선전 도구라는 논란도 지속적으로 제기됐습니다 (HAL 학술 아카이브, Taylor & Francis 저널).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메시지·행동·정보 전달을 하나의 전략으로 결합하는 활동입니다. 나토는 2014년 라트비아 리가에 '전략커뮤니케이션 우수센터(StratCom COE)'를 설립해 공공외교, 공보, 정보작전, 심리전을 하나의 체계로 통합 운영하고 있습니다 (NATO). 미국도 국무부 산하 '글로벌 인게이지먼트 센터'를 통해 해외 대상 메시지를 일원화해 외국의 프로파간다에 대응하는 전략을 운용합니다 (유럽의회 브리핑).

정보전
정보와 정보환경을 활용해 상대의 의사결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려는 경쟁입니다. 중국의 코로나19 기원 관련 대응이 대표적 사례로 꼽힙니다. 정부 연계 소셜미디어 계정들이 바이러스 기원을 둘러싼 의혹을 흐리는 메시지를 조직적으로 유포했으며, 이는 팬سان믹 초기 자국 방역 성과를 홍보하던 것에서 이후 책임 회피 국면으로 전환됐습니다 (CSIS ChinaPower, CNA 보고서).

심리전
상대방의 인식·의지·사기에 영향을 미치려는 활동입니다. 한반도의 'DMZ 확성기 전쟁'이 가장 직접적인 사례입니다. 2015년 지뢰 사건 이후 한국이 11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며 북한 접경지역 주민과 병사들에게 외부 소식을 전달하려 한 것이 대표적이며, 이는 한국전쟁 이후 지속된 남북 간 심리전 수단으로 문서화돼 있습니다 (BBC, 위키백과). 국제적으로는 미국이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살포한 심리전 전단(PSYOP 리플릿)도 같은 범주입니다 (Public Intelligence 기록물).

안보 딜레마
한 국가의 방어적 조치가 타국에는 위협으로 인식돼 상호 불안이 증폭되는 현상입니다. 나토의 동유럽 확장이 러시아에는 실존적 위협으로 받아들여져 결국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다수 학술 연구에서 제기됩니다 (SSRN 논문). 한국과도 직접 관련된 사례로는 2017년 사드(THAAD) 배치가 있습니다. 한국은 이를 북한 미사일에 대한 방어 조치로 설명했지만, 중국은 이를 자국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해 강하게 반발했고 결과적으로 한·미·일과 중국 사이의 군비 경쟁 구도를 더 악화시켰습니다 (The Asia-Pacific Journal).

조작학의 새로운 질문
여기에서 제9부는 제6부 언론과 만나고, 제8부 AI와 만난다. 언론은 현실을 프레임으로 구성한다. 국가는 국가의 현실을 내러티브로 구성한다. AI는 그 현실을 이미지와 영상으로 생성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이 세 가지가 결합할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국가의 메시지
↓AI가 만든 콘텐츠
↓SNS 알고리즘
↓언론 보도
↓국민의 인식
↓정치적 행동
↓국가정책
그리고 다시
↓새로운 국가 내러티브
이것은 과거의 선전과는 전혀 다른 속도와 규모의 정보환경이다.

에필로그
국가가 거짓말을 하는가? 때로는 그렇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국제정치를 설명할 수 없다. 국가는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고, 정보를 선택하고, 전략적으로 메시지를 만들며, 상대방의 의도를 해석한다. 그 과정에서 고의적인 기만도 발생할 수 있고, 선의의 오해도 발생할 수 있으며, 불완전한 정보가 잘못된 정책을 만들 수도 있다. 따라서 조작학이 해야 할 일은 모든 국가를 거짓말쟁이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국가가 현실을 구성하는 메커니즘을 해부하는 것이다.

제9부의 마지막 정의
"국가의 힘은 군사력과 경제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자신이 원하는 현실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는가도 국가의 힘이다." 그리고 여기에서제1부의 선전,제6부의 언론, 제8부의 AI가 하나로 연결된다.

과거의 선전은 사람에게 현실을 믿게 했다. 현대의 미디어는 사람에게 현실을 보게 한다. AI는 이제 현실처럼 보이는 것을 직접 만들어낼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조작사회』는 마지막 질문을 향해 나아간다.

제10부 예고
「인간은 왜 조작하는가 ― 욕망, 공포, 권력 그리고 생존」

이제 마지막 장에서는 정치도, 경제도,금융도,수사도,언론도,학문도,AI도잠시 내려놓는다. 그리고 인간 그 자체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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