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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제청, 국회동의,등 절차 주장(사진_AI 이미지 제작)
[기자수첩] 대법관 자리를 "정치의 링" 위에 올리지 마라
대한민국 최고법원의 법관 한 사람을 뽑는 일이 어쩌다 여야의 고성과 탄핵 겁박, ‘대통령 패싱’과 ‘사법부 장악’이라는 정치적 구호가 난무하는 싸움판이 됐는가. 조희대 대법원장이 8월 18일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신임 대법관 후보로 이재명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임명 제청하면서 사태는 커졌다. 기존처럼 대면 합의가 아닌 서면 제청이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먼저 법부터 보자.
헌법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한다. 대통령과의 사전 합의나 대면 전달을 요구하지 않는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도 대법원장의 제청은 독립적 권한이며 대통령 협의가 전제는 아니라고 밝혔다. 따라서 서면 제청을 곧바로 위헌이라 단정하기는 어렵다. 관행과 법은 다르다. 오랜 관행을 깼다는 비판과 위헌 여부는 구분해야 한다. 그럼에도 묻지 않을 수 없다.
조희대 대법원장, 왜 하필 지금인가
대법관 인선은 반년 넘게 대통령실과 대법원 사이에서 결론이 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질문은 단순하다. 독립 권한이라면 왜 수개월을 기다렸는가. 왜 협의를 이어왔는가. 그리고 왜 지금 서면 제청을 택했는가. 대법원장은 설명해야 한다. 대법관 제청권은 정치적 카드가 아니다. 오해를 낳았다면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
대통령실에도 같은 질문이 필요하다. 대통령의 임명권이 제청권을 사실상 통제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만약 특정 후보 배제나 교체 압박이 있었다면 그것 역시 문제다. 핵심은 서면이 아니라 그 이전의 과정이다.
민주당의 과열된 대응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을 향해 사퇴와 탄핵까지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여당이라면 더 신중해야 한다.탄핵은 정치적 경고가 아니라 헌법 절차다. 서면 제청만으로 탄핵을 언급하는 것은 과도하다.
비판과 겁박은 다르다. 국민의힘도 균형이 필요하다 국민의힘은 사법부 독립을 강조하며 민주당을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조 대법원장의 모든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왜 인선이 지연됐는지, 어떤 협의가 있었는지 묻는 것은 정당한 질문이다.
사법부 독립은 면죄부가 아니다. 양쪽 모두 헌법을 선택적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대법관은 정치의 대상이 아니다 지금 논쟁의 중심에는 정작 후보자들이 사라졌다. 대법관은 사회의 기준을 세우는 자리다.정치적 공방이 아니라 자질과 철학이 검증돼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조희대 대 이재명’만 남았다.
이것이 문제다. ‘대통령 패싱’이라는 표현의 위험
대법원장은 대통령의 상급자가 아니다. 헌법은 상호 견제를 전제로 한다. 따라서 이를 ‘패싱’으로 규정하는 것은 오해를 낳는다. 결론은 설명과 공개가 먼저다. 조 대법원장은 인선 과정을 설명해야 한다.
대통령실도 협의 과정을 공개해야 한다. 국회는 그 위에서 검증하면 된다. 그것이 헌법기관의 방식이다. 진실이 밝혀지기 전에 탄핵과 장악 프레임이 난무하면 피해는 사법부와 국민에게 돌아간다. 대법관은 어느 정당의 사람이 아니다.
헌법의 사람이어야 한다. 정치가 한 발 물러설 때 사법부는 바로 선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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