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독일경제의 심장(사진_AI 이미지제작) |
[기획보도] 「"GUTS" ― 세계의 판을 바꾸는 4개의 국가」 3부, 독일은 왜 흔들리면서도 GUTS에서 빠지지 않는가
세계 최고의 제조국가, 왜 위기에 빠졌나
2012년 브루킹스가 본 ‘독일의 힘’은 사라졌는가
아니면 독일은 지금 새로운 산업국가로 변신하는 중인가
독일을 보면 GUTS라는 개념이 얼마나 흥미로운지 알 수 있다. 미국은 여전히 초강대국이다. 한국은 반도체·조선·방산 등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전략적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터키는 지정학과 방산을 무기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그런데 독일은 다르다. 세계가 인정하던 제조업 강국이 지금 흔들리고 있다. 자동차가 흔들리고, 화학산업이 흔들리고, 값싼 러시아 에너지라는 과거의 성장모델이 사라졌으며, 중국은 독일의 최대 시장인 동시에 가장 무서운 경쟁자가 됐다.
그런데도 독일은 여전히 GUTS에서 빠지지 않는다.
왜일까.
바로 이 질문이 제3부의 출발점이다.
1. 2012년 브루킹스가 독일을 주목한 이유
2012년 유럽은 금융위기와 재정위기의 한가운데 있었다. 그리스가 흔들리고 유로존 전체가 불안했다. 그런데 독일은 달랐다.
독일은 강력한 제조업과 수출을 바탕으로 유럽 경제의 중심에 서 있었다. 당시 브루킹스는 독일이 금융위기 이후에도 상대적으로 강한 경제력을 유지하면서 유럽의 정책결정에 대한 영향력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력이 외교력으로 전환되고 있었던 것이다.
브루킹스가 GUTS의 첫 번째 국가로 독일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독일은 단순한 부자 나라가 아니라 ‘산업을 통해 국제적 영향력을 만들어내는 나라’였다.
그런데 14년이 흘렀다. 2026년 독일은 여전히 유럽 최대 경제국이지만 과거와 같은 자신감은 찾아보기 어렵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독일 경제가 2024년까지 2년 연속 역성장을 겪은 뒤 2025년에는 0.2% 성장에 그쳤고, 2026년에는 0.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2026년 들어 정부지출과 수출 개선으로 회복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9월 들어 독일의 주요 경제연구기관들은 오히려 전망을 상향했다. Ifo는 2026년 성장률 전망을 1.4%, DIW는 1.2%까지 올렸다. 2분기 GDP도 0.3% 성장했다. 다만 두 기관 모두 회복의 상당 부분이 정부지출과 수출 개선에 의존하고 있으며, 에너지 비용과 구조적 경쟁력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즉 독일 경제는 붕괴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과거의 성장방식이 더 이상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바로 이것이 핵심이다.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포르쉐. 아우디. 독일 자동차산업은 단순한 산업 하나가 아니다.
수많은 부품업체와 기계산업, 화학산업, 금융, 연구소, 고용이 연결된 독일 제조업 생태계의 핵심이다. 그런데 이 심장이 흔들리고 있다.
가장 상징적인 기업이 폭스바겐이다. 2026년 9월 현재 폭스바겐은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의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이미 대규모 감원을 발표한 데 이어 추가로 최대 5만 명의 글로벌 일자리 감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독일 내 일부 공장의 장기적인 생산 중단 가능성까지 검토하고 있다. 중국 업체와의 경쟁, 과잉생산, 미국의 관세 문제가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중국 시장 점유율 하락은 더욱 상징적이다. 한때 폭스바겐은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절대적인 존재였다. 그러나 중국 소비자는 이제 중국산 전기차를 선택하기 시작했다.
BYD와 같은 중국 업체들은 단순히 값싼 자동차를 만드는 수준을 넘어 전기차·배터리·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결국 독일 자동차산업이 맞닥뜨린 문제는 이것이다.
“독일이 자동차를 못 만드는 것이 아니다. 중국이 독일 못지않은 자동차를 더 싸고 빠르게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이 문제다.”
중국 ― 독일의 고객에서 경쟁자로
이것은 독일에게 매우 아픈 변화다. 중국은 오랫동안 독일 기업의 거대한 시장이었다. 독일 자동차와 기계, 화학제품이 중국으로 수출됐다.
독일 기업들은 중국에 공장을 세웠다.
중국의 성장과 독일의 제조업이 서로 이익을 보는 구조였다.
그러나 지금 이 관계가 바뀌고 있다. 중국이 독일의 고객이면서 동시에 독일의 경쟁자가 된 것이다.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중국은 다시 미국을 제치고 독일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 됐다. 중국과 독일의 전체 상품교역 규모는 2,518억 유로였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달랐다.
2025년 독일의 중국 수입은 1,706억 유로로 8.8% 증가했지만, 중국으로의 수출은 813억 유로로 9.7% 감소했다. 그 결과 독일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893억 유로로 확대됐다.
2026년 상황은 더 뚜렷하다. 1~5월 독일의 중국 수입은 전년 대비 6.2% 증가했지만 중국에 대한 수출은 14.5% 감소했다. 특히 자동차 수출은 더욱 크게 줄었다. 이것은 단순한 무역통계가 아니다. 독일 산업모델의 구조적 변화를 보여주는 신호다.
과거에는 독일 → 중국 : 자동차·기계·화학제품이었다면, 이제는 중국 → 독일 : 전기차·전자제품·배터리·기계·산업재가 빠르게 늘고 있다. 독일이 중국에 상품을 파는 나라에서 중국과 산업적으로 경쟁하는 나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의 두 번째 심장 ― 기계산업
그러나 자동차만 보고 독일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 독일의 진짜 저력은 자동차보다 더 깊은 곳에 있다. 기계와 산업장비다.
독일은 세계적인 공작기계와 산업기계, 자동화·정밀기술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이것은 한국과도 비교할 만하다.
한국이 반도체·조선·자동차 등 대형 산업에서 강하다면 독일은 세계 각국의 공장을 움직이는 산업용 기계와 기술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중국도 바로 이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중국은 이제 단순한 조립공장이 아니다.
로봇. 공작기계. 전기장비. 산업자동화. 배터리. 태양광. 전기차. 각종 생산설비까지 자체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그래서 독일 기업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중국산 저가 제품 자체가 아니다.
중국이 독일이 가장 잘하던 분야까지 올라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독일상공회의소(DIHK) 조사에서 산업기업의 83%가 중국 기업과의 경쟁 압력을 느낀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88%는 해당 산업에서 철수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즉 독일 기업들은 중국을 떠나기보다 혁신과 비용절감, 새로운 시장 개척을 통해 살아남으려 하고 있다. 이것은 독일의 강점이기도 하다. 쉽게 포기하지 않는 산업생태계.
독일의 세 번째 심장 ― 화학산업
독일의 산업경쟁력을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분야가 화학이다. 대표적인 기업이 BASF다. 독일의 화학산업은 자동차와 기계산업에 필요한 소재를 공급하는 거대한 산업기반이다.
그런데 화학산업은 독일의 에너지 위기에 가장 먼저 반응했다.
왜냐하면 화학산업은 막대한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싸게 사용할 수 있었던 시절 독일 화학산업은 상당한 경쟁력을 누렸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공급구조가 바뀌었다. 값싼 가스가 사라지고 에너지 비용 부담이 커졌다.
2026년에도 독일 화학산업의 생산은 2021년 수준보다 약 20%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8월 기업심리는 크게 개선됐지만 Ifo는 이것이 지속적인 구조적 회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높은 가스가격과 공급안정성, 탄소비용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BASF가 2026년 유럽에서 일부 제품 가격을 최대 30% 이상 인상한 것도 원자재·에너지·물류비 상승의 압박을 보여주는 사례다.
여기서 독일 산업모델의 치명적인 약점이 드러난다. 고부가가치 제품을 잘 만드는 것과 싸게 만드는 것은 다른 문제다. 독일은 전자에는 강하지만 후자에서 중국과 미국의 압박을 동시에 받고 있다.
러시아 ― 독일 성장모델의 숨은 기반
독일의 과거 산업모델을 이해하려면 러시아를 빼놓을 수 없다.
오랫동안 독일은 러시아의 값싼 천연가스를 사용했고, 그 에너지로 화학·금속·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했다.
그리고 중국에는 자동차와 기계, 화학제품을 팔았다.
이를 단순화하면 과거 독일의 성장공식은 다음과 같았다.
러시아의 값싼 에너지→독일의 강력한 제조업→중국의 거대한 시장→독일의 수출, 이 모델은 놀라울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세 개의 축이 동시에 흔들렸다.
러시아 에너지 의존 감소. 중국 시장의 경쟁 격화.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독일은 지금 완전히 새로운 성장공식을 찾아야 한다.
미국이라는 또 하나의 압박
독일 입장에서 미국도 편하지만은 않다.
미국은 독일의 중요한 수출시장이다. 그러나 동시에 미국은 자국 제조업을 되살리기 위해 강력한 산업정책과 보호무역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 기업은 미국에 공장을 세우거나 미국 생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 결국 독일 기업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줄어든다.
중국에서 생산하면 중국 경쟁자와 부딪히고,
독일에서 생산하면 높은 비용과 에너지 문제가 생기고,
미국에서 생산하면 현지투자가 필요하다.
이것이 독일 기업이 현재 겪고 있는 삼중 압박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독일에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
여기서 독일 이야기는 반전된다.
독일이 흔들리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유럽의 안보환경 변화인데, 이것이 동시에 독일의 새로운 산업기회를 만들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은 방위력을 강화하고 있다.
독일 역시 국방비를 확대하고 있다.
그리고 유럽이 방산·인프라·에너지·철도·전력망 등에 대규모 투자를 시작하면서 독일 제조업에 새로운 수요가 생기고 있다.
2026년 Ifo는 독일 정부의 인프라·기후·방위 분야 약 400억 유로 규모의 추가 지출 등이 경제성장을 떠받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것은 독일의 산업구조를 다시 바꿀 가능성이 있다. 과거 독일 제조업의 핵심이 자동차·화학·기계였다면, 앞으로는 방산·전력망·철도·로봇·자동화·AI 산업장비·친환경 기술 등이 새로운 성장축이 될 수 있다.
즉 독일은 죽어가는 것이 아니라 산업의 무게중심을 이동시키는 과정일 가능성이 있다.
EU ― 독일이 가진 가장 큰 ‘숨은 무기’
독일을 미국이나 한국처럼 하나의 국가로만 평가하면 독일의 힘을 과소평가하게 된다. 독일의 진짜 힘 가운데 하나는 유럽연합(EU)이다.
독일 혼자라면 8천만 명이 조금 넘는 시장이다. 그러나 독일이 EU와 결합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4억 명이 넘는 거대한 단일시장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독일은 EU의 최대 경제대국으로서 유럽의 산업정책·통상정책·규제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것이 독일이 미국·중국과 경쟁할 때 갖는 중요한 자산이다.
미국은 하나의 거대한 국가시장이다.
중국도 하나의 거대한 국가시장이다.
독일은 혼자 미국이나 중국과 맞설 수 없지만 독일 + EU가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래서 독일의 미래는 독일 내부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EU가 얼마나 강력한 산업·안보공동체로 변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독일의 가장 무서운 적 ― 인구
그리고 마지막으로 독일의 구조적 약점이 있다. 인구다.
독일 역시 고령화에서 자유롭지 않다.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1년 15%에서 2024년 23%로 상승했다. 60~64세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15년 53%에서 2025년 68%로 크게 높아졌고, 65~69세의 취업 비율도 같은 기간 14%에서 23%로 증가했다. 이 통계가 의미하는 것은 명확하다. 독일은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고령자가 더 오래 일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것은 한국에도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독일 역시 인구감소와 고령화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과 독일의 인구문제는 정도와 속도가 다르다.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의 저출산을 겪고 있다면, 독일은 이민·고령층 고용·생산성 향상을 통해 충격을 완화하려 하고 있다. 따라서 독일의 미래 경쟁력은 결국 사람 수 × 생산성의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독일은 GUTS 자격을 잃었는가
아니다. 오히려 여기서 GUTS의 본질이 드러난다. 2012년 브루킹스가 독일을 주목했던 이유는 독일이 단순히 경제성장률이 높아서가 아니었다. 강력한 산업기반을 가지고 그것을 국제적 영향력으로 전환할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능력이 2026년에도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독일은 여전히 세계적 자동차 기업 세계적 기계·산업장비 기업 ,세계적 화학기업 강력한 중소·중견 제조기업 유럽 최대 경제력, EU 내 정치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다만 문제가 생겼다. 과거에는 이 모든 것이 서로 잘 맞물렸다. 지금은 각각의 톱니바퀴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여기서 아주 중요한 변화가 하나 보인다. 독일은 ‘시장에 맡기는 제조업 국가’에서 ‘전략산업을 국가가 지원하는 제조업 국가’로 이동하고 있다. 이것은 미국과 중국의 경쟁방식에 대한 독일의 대응이기도 하다.
독일의 새로운 생존전략
앞으로 독일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세 가지 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자동차에서 ‘모빌리티’로 내연기관 자동차의 지배력을 지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전기차. 배터리. 소프트웨어. 자율주행. 로봇. 스마트팩토리. 미래 자동차 산업 전체로 이동해야 한다. 독일은 이미 전기차 생산에서는 상당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2025년 독일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전기차 생산국이었고, 배터리전기차 생산량은 약 122만 대로 전년보다 15% 증가했다. 즉, “독일 자동차산업이 끝났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전환 속도가 문제다.
둘째, 중국을 시장에서 ‘경쟁자’로 재정의해야 한다
독일 기업은 중국을 포기할 수도 없다. 중국은 여전히 거대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도 위험하다. 따라서 앞으로의 독일 전략은 China + 1 또는 China + Europe + India + America 같은 다변화 전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독일 기업들은 중국에서 철수하기보다 현지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시장을 찾고 있다. DIHK 조사에서도 상당수 기업이 혁신·비용절감·신시장 개척을 통해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독일의 제조업을 유럽의 제조업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독일 혼자서는 중국이나 미국과 맞서기 어렵다. 그러나 독일의 기술, 프랑스의 원전·항공우주, 이탈리아의 제조업,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유럽의 거대한 시장을 결합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따라서 독일의 미래는 단순히 “독일이 다시 강해지는가?”가 아니라 “독일이 유럽 전체를 하나의 산업·기술·방산 플랫폼으로 묶을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그래서 독일은 여전히 GUTS인가
2026년 현재의 판단은 ‘예’다. 그러나 2012년과는 이유가 다르다. 2012년의 독일은 유럽의 경제기관차였다. 2026년의 독일은 흔들리지만 여전히 유럽 산업의 중심에 서 있는 국가다. 이 차이는 매우 중요하다. 독일이 위기에 빠졌다는 사실과 독일이 영향력을 잃었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오히려 위기 때문에 독일은 변화를 강요받고 있다. 러시아가 독일의 에너지 전략을 바꾸었고, 중국이 독일의 산업전략을 바꾸었으며, 미국이 독일의 안보전략을 바꾸고 있다.그리고 인구구조가 독일의 노동전략을 바꾸고 있다. 이 네 가지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GUTS에서 독일의 역할은 오히려 더 중요해질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GUTS 4개국을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미국은 AI·달러·군사·에너지를 갖고 있다.
한국은 반도체·조선·배터리·방산·제조업을 갖고 있다.
터키는 지정학·방산·중동·유라시아 연결성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독일은 무엇을 갖고 있는가.
산업기술이다. 정밀기계. 자동화. 화학. 자동차. 산업용 소프트웨어. 첨단 제조. 그리고 유럽시장. 따라서 GUTS 네 나라를 하나의 거대한 전략적 네트워크로 연결하면 매우 흥미로운 그림이 나온다.
▷미국의 AI·금융·에너지
▷독일의 산업기술·기계
▷한국의 반도체·조선·제조·방산
▷터키의 지정학·방산·유라시아 물류 이 네 개의 힘이 서로 결합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바로 이것이 우리가 다음 편에서 터키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다.
결론 ― 독일은 무너지는가, 변신하는가
독일은 분명 위기에 처해 있다. 자동차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중국의 추격이 거세다. 러시아산 에너지라는 과거의 성장공식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화학산업은 높은 에너지 비용에 시달린다. 인구 고령화로 노동력 부족도 심각해지고 있다. 그러나 독일의 산업 기반 자체가 무너졌다고 말하는 것은 아직 너무 이르다.
2026년 들어 성장 전망이 상향되고 있고, 수출과 정부투자가 회복을 이끌고 있다. 동시에 독일은 방산과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결국 독일의 미래를 결정할 것은 “과거의 독일을 되찾는가”가 아니다. “새로운 독일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다. 자동차 강국에서 미래 모빌리티 강국으로.기계 강국에서 AI·로봇·스마트팩토리 강국으로. 화학 강국에서 친환경 소재·첨단소재 강국으로. 유럽 최대 경제국에서 유럽 산업·안보의 전략적 중심국으로. 그렇게 변신한다면 독일은 GUTS에서 탈락하지 않는다.
오히려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된다. 미 세계의 ‘두뇌와 금융’을 담당한다면, 독일은 세계의 ‘산업기술’을 담당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서 GUTS의 가장 의외의 국가가 등장한다. 터키다. 미국도 아니고, 중국도 아니고, 독일도 아니고, 한국도 아닌 나라. 그런데 14년 전 브루킹스는 왜 이 나라를 독일·미국·한국과 한 그룹에 넣었을까.
예고, 〈제4부 ― 가장 놀라운 GUTS, 터키〉
“GDP로는 설명할 수 없는 나라”
터키는 어떻게 ‘중견국’에서 ‘전략국가’로 변하고 있는가.
그리고 이번 4부에서는 특히 “왜 브루킹스는 터키를 미국·독일·한국과 묶었는가”라는 질문을 정면으로 파고든다.
굿모닝전북신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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