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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첩] 민주당 후보 빠진 '전주 을' 보궐선거, ..
정치

[기자 수첩] 민주당 후보 빠진 '전주 을' 보궐선거, 유권자의 선택은?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입력 2022/12/22 17:17 수정 2022.12.23 15:03
- 자존심을 세우고 분노를 풀어 줄 후보
- 선거 구도, 당선의 핵심 포인트

전라북도선거관리위원회(사진_굿모닝전북)

[굿모닝전북=오운석기자] 판을 보자.

 

내년 상반기 4월 5일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치러진다.

당일 치러지는 전주을 국회의원 보궐선거판은 ’당선 후 짧은 1년의 임기‘, ’민주당 후보 무공천‘, 그동안 ’1년 반 정도의 의원 없는 무주공산‘으로 출마하는 모든 후보에게 텃밭을 내준 민주당 후보의 압박 없는 ’새로운 기회‘를 주는 보기 드문 선거판이 될 것이다.

 
그리고, 민주당계, 국민의힘계, 진보당계, 정의당계의 입지자, 무소속을 추산하면 현시점에서 10명이 훨씬 넘는 보궐선거판을 예상했지만 민주당의 무공천에 따라 후보자들은 7~8명 이내로 줄어들 전망이다.

어쩌면 여당인 국민의힘 후보에게 가장 좋은 호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민주당 탈당 후 출마하는 입지자들 역시 거론되고 있고, 유망한 정치 신인들의 이름도 암암리에 회자되고 있어 누구 하나 마음 놓고 즐길 정도의 선거판은 아니다.

오히려 내년 상반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가장 핫(Hot) 한 지역으로 ‘24년 총선 민심의 흐름을 미리 가늠해 볼 수 있는 선거판으로 부상될 화약고 같은 선거판이 될 수도 있다.  이렇듯 갑자기 판이 뒤틀린 것은 지난 12월 12일 더불어민주당이 전주 을 지역을 무공천 지역으로 확정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민주당의 보궐선거에서 공천 포기가 전주을 유권자를 위한 결정인가? 또, 같은 당 소속 입지자들 모두가 중앙당의 무공천 결정에 승복할 것인가이다. 민주당 중앙당의 무공천 결정 시 격론이 벌어졌다는 소식에서 전주 을을 위한 것이냐 보다 어떤 명분이었나 의문을 제기하는 인사도 많다.

따라서 중앙당의 결정을 입지자들이 완벽하게 승복할 수는 있는 판은 아니다는 생각이다. 

선거판의 진실은 ’오직 배를 띄우거나 전복시킬 수 있는 힘(당락 결정권)‘ 을 가진 세력은 응당 유권자들 뿐이란 점에서 그렇다. 역설적으로 당의 결정이나 입지자들의 판단이 아닌 유권자들의 생각, 바람을 제대로 읽어내는 후보가 짧은 임기지만 다음 해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티켓을 거머쥘 수 있는 판이라는 생각이다.

 

전주을 유권자들은 어떤 배를 띄울 것인가?

 

아마도 ’정치 1번지‘ 전주을의 자존심을 반듯이 세워줄 후보가 첫 번째 일 공산이 크다.

전주을 유권자들은 오랜 기간 민주당 텃밭이었음에도 지난 20대 선거에서 당시 새누리당 후보를 선택할 정도로 자존심이 강한 유권자들이란 점을 상기해 볼만하다. 그런 자의식이 강한 유권자 층이 두꺼운 지역에서 이상직 전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실형을 언도받는 모습과 끝을 모르는 법정 싸움을 보면서 유권자들과의 약속은 안중에도 없구나 하는 자괴감에 빠져있거나 분노에 찬 유권자들이 많았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그들의 심적 상처가 너무 깊어졌다는 사실에서 보궐선거판의 민심의 향배는 유권자의 자존심을 먼저 생각하는 후보에게 쏠릴 것으로 봐야 한다.

자존심을 세우고, 분노를 풀어 줄 후보는 누구일까?

 

전주을 지역구가 무주공산이란 점에서, 또 공백기가 길었다는 점에서, 너도나도 뛰어드는 속칭 ‘아사리판’으로 변해 생각보다 많은 후보가 나설 수 있다. 시장 속 같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인데 ‘시장 속에 들어가야 돈이 된다’는 말이 있듯이 아직은 정확히 누가 출마할 것인가 예측하기는 어렵다.

 

예측은 어렵지만 유권자들의 입장에서 원하는 인물상은 어떤 모습일까?
민주당 탈당자, 국민의힘, 진보당, 정의당, 정치신인 무소속 후보들에게도 무주공산인 전주을은 공평한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누구나 출마할 수 있다는 말인데 적어도 전주을 유권자들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분노감을 해소시켜 줄만한 스펙과 철학을 가진 인물이어야 한다는 바람은 공통적이다.

우선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입지자들은 민주당 소속이나 탈당 가능성이 높은 김호서 전 전북도 의장, 임정엽 전 완주 군수, 여당 후보로는 정운천 국민의힘 전북도당위원장, 김경민 전라북도 역사 문화 교육원장, 야당 후보로는 강성희 진보당 대출금리 인하 운동 본부장, 무소속 신원식 전 전북도 정무부지사, 김광종 IR 쇼 대표, 박종덕 전 한국 학원 총 연합회장 등이 거론된다. 

 

어느 후보가 가장 편한 입장에서 출사표를 던질 수 있을까? 

 

편한 입장에서 출정이란 말은 어폐가 있지만, 그래도 당에 구애받지 않고 유권자 눈치를 심하게 보지 않을 인물로 당적 없이 스펙과 경륜이 출중하면서 ‘깨끗하다’는 평가를 받는 인사가 가장 자유롭게 출사표를 던질 수 있다고 본다.

 

그들은 유권자들로부터 큰 거부감이 없고, 또 경선 부담 없이 바로 현장에 뛰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라고 찍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 유권자들은 현명해서 이런 인물을 선택할 것이다. 

 

후보로 나설 인물 중 큰 강을 거슬러 올라야 하는 민주당 소속 인사로는 임정엽, 김호서 2명 정도다. 만약 임정엽, 김호서 두 사람이 나온다면 대의명분이 있어야 한다. 탈당이라는 쉽지 않은 판단과 민주당이나 당원들로부터 비난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24년 총선에서 민주당 복당과 공천이 불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배수진을 치는 각오가 아니면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두 인물의 명분을 찾아보자. 김호서 전 의장은 이 번 보궐선거가 2012년 전 전주을 국회의원 경선에서 석연찮은 이유로 컷오프를 당한 상처와 그때 상한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명예 회복의 기회요, 공복으로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찾는 것이라고 밝혔다.

임정엽 전 완주 군수는 지난 6월 전주시장 선거에서 여론조사 1위 후보임에도 공천 탈락이라는 뼈아픈 기억과 ‘24년 총선에서 또다시 같은 아픔을 겪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을 상쇄시킬 수 있는 기회이며, 역시 전주 시민을 위한다는 신념으로 의견을 조율 중이라 한다.

국민의힘에서는 김경민 예비후보와 정운천 의원 간 경선 승리자가 출마할 확률이 높다. 물론 진보당, 정의당 역시 후보자를 배출해 출정시킬 것이다.

내년 보선 핵심 승부수는 유리한 선거 구도 짜기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의 지난 20대 선거에서 선거전략과 당선 상황을 복기해 보면, 민주당 소속 후보에겐 민주당 탈당이라는 전격적인 행동 다음으로 이어지는 최대의 쟁점은 역시 선거 구도다.

내년 보선에서 승부수는 역시 1 대 1이냐? 2 대 1이냐? 등의 구도가 문제라면 누구 하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당연히 국민의힘에서 정운천 현 의원의 보선 출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20대 총선 당시 민주당 텃밭에서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가 당선되는 기염을 토한 것은 민주당의 이상직, 최형재 후보 간 단일화 실패로 치러진 3자 구도였다는 선행 교훈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재 무당적의 무소속 입지자 역시 구도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편한 출마지만 선거 경쟁 구도에서 마냥 자유롭지만은 않다는 계산이다. 물론 진보당, 정의당 등 군소 정당 역시도 민주당이 빠져 호기임에는 틀림없으나 당선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구도 짜기는 합종연횡 등이 대세나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니란 게 정치권의 중론이고, 정운천 후보의 경우 이와 반대로 다자구도를 선호할 것으로 보여 '장군 멍군' 전략 짜기에서 솔로몬의 지혜가 나올지도 역시 관전 포인트다.

 

하지만, 선거가 생물이라면 변수는 상존한다.

 

만에 하나, 거론되는 이들 유력 후보들을 능가할 인물이 보궐선거에서 두각을 나타낸다면, 유권자들의 표심은 춤을 추게 되고, 걷잡을 수 없는 인물 바람 속에 빠질 수도 있다. 선거는 생물이기 때문에 구도나 조직을 무력화 시키는 바람 부는 선거판으로 아무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2023년 4월 5일 보궐선거가 2024년 총선에서 불어올 '나비효과의 파장'은 얼마나 클 것인가? 여야를 막론하고 관전 포인트로서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오운석 기자 gm-j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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