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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새마을운동부안군지회, 2025년 모항해수욕장 개장 피서객 맞이 돌입(부안군 제공) |
부안의 여름은 노을로 붉게 물들고, 그 발밑에는 새마을운동의 녹색 철학이 조용히 깃든다.
2025년 7월 5일, 새마을운동부안군지회(회장 권명식)는 모항해수욕장 관리사무소에서 부안군 13개 읍·면의 새마을지도자 100여 명과 함께 ‘2025년 모항해수욕장 개장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피서객 맞이에 돌입했다.
이날 행사는 새마을지도자부안군협의회(회장 박종식), 부안군새마을부녀회(회장 임복순), 새마을문고부안군지부(회장 김현순) 등 부안지역 새마을 4대 단체가 합동으로 주관하였으며, 권익현 부안군수를 비롯해 각계 내외빈들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냈다.
27년간 이어온 민간의 손길, 전국적 모범사례로 주목
모항해수욕장은 단순한 휴양지를 넘어 지역공동체 정신의 산실이다. 새마을운동부안군지회는 1998년부터 올해까지 무려 27년간 모항해수욕장의 관리·운영을 맡아오며, 전국적으로 드문 장기적 민간 참여 모델로 자리 잡았다.
특히 2025년 개장 기간인 7월 5일부터 8월 17일까지는 각 읍면 새마을 회원 및 자원봉사자 20여 명이 교대로 투입되어, 모래사장과 소나무 숲 야영장은 물론 주차장, 화장실 등 편의시설 전반에 걸쳐 환경 정화와 이용 안내, 응급 상황 대응 등 다방면의 현장 봉사에 헌신하게 된다.
이처럼 지방정부와 민간단체가 수십 년 간 협력하여 해수욕장 운영을 꾸준히 지속하는 사례는 전국적으로도 유례가 드물며, 지역 공동체성과 시민 자발성의 교본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안의 얼굴, 새마을이 가꾼다” – 군수와 지역 리더들 한목소리
이날 개장식에서 권익현 부안군수는 인사말을 통해 “청명한 하늘과 푸른 바다가 마음을 설레게 하는 여름을 맞아, 모항해수욕장이 다시금 활짝 문을 열게 되어 기쁘다”며 “황홀한 저녁노을과 자연이 어우러진 이곳이 전국의 피서객들로부터 더욱 사랑받는 국민 휴양지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부안을 아끼고 가꾸는 새마을운동 회원들의 묵묵한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권명식 새마을운동부안군지회장도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자리를 함께 해주신 내외 귀빈과 새마을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한마음 한뜻으로 천혜의 자연을 자랑하는 부안군을 널리 알리고, 다시 찾고 싶은 피서지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쾌적한 부안, 머물고 싶은 부안” – 매주 월요일 환경정화 지속
새마을운동부안군지회는 단발성 봉사를 넘어 ‘지속 가능한 피서문화 조성’을 실현하기 위해, 개장 기간 내 매주 월요일을 ‘환경정화의 날’로 지정하고, 지역회원들이 돌아가며 해수욕장 전역을 청소하는 등 실질적인 현장 활동을 이어간다.
단순한 청소를 넘어서, 피서객의 불편사항을 직접 청취하고 개선 사항을 군에 전달하는 역할까지 수행하면서 ‘지역 리더십’으로서의 본분을 다하고 있다. 특히 화장실, 샤워장, 야영장 등 이용 빈도가 높은 공공시설을 중점 관리함으로써, 관광객들의 체류 만족도를 크게 높이고 있다.
지역주민 A씨는 “해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모항은 깨끗하고 정갈한 느낌이 있다. 새마을 회원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손수 환경 정비에 나서는 모습이 감동적이다”며, “그 마음이 고스란히 피서객에게 전달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피서도 마을이 가꾸는 시대” – 지역공동체의 새 모델
기존의 ‘공무원 중심 관리’에서 벗어나, 주민 스스로가 해수욕장을 운영하고 가꾸는 방식은 전국 해수욕장 정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단순히 봉사를 뛰어넘어 지역의 브랜드를 스스로 형성해 가는 것이다.
새마을운동부안군지회는 올해를 기점으로 해양관광과 지역사회복지, 생태환경 운동을 접목한 통합형 프로그램 개발에도 착수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모항해수욕장을 ‘체류형 생태관광지’로 발전시키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새마을문고부안군지부는 아이들과 가족 단위 관광객을 위한 여름 독서캠프와 인문강연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며, 부안군새마을부녀회는 지역농산물과 연계한 먹거리 나눔행사를 구상 중이다.
사람 냄새 나는 피서지, 새마을이 만든다
모항해수욕장은 바다만 있는 곳이 아니다. 그곳에는 27년째 모래알을 닦고, 쓰레기를 줍고, 피서객을 미소로 맞이하는 ‘사람’이 있다.
부안의 여름은 더 이상 ‘관광객 유치’라는 행정의 숫자놀음에만 머물지 않는다. 주민이 주도하고, 공동체가 실천하며, 지속가능한 피서 문화를 만들어가는 전국적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오래 머무르고 싶은 부안, 다시 찾고 싶은 부안’이라는 모토는 결코 수사적 문장이 아니다. 그 뒤에는 수백 명의 녹색 팔을 두른 사람들이 실제로 그 구절을 매일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여름, 모항해수욕장을 찾는 이들은 단순한 바다가 아니라 공동체의 마음이 깃든 공간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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