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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부안군, 농어촌 생활여건 개조사업 7년 연속 선정…‘모산마을’로 이어진 희망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입력 2025/07/07 15:30 수정 2025.07.07 15:36
국비 13.5억 포함 총 20억 원 투입…슬레이트 철거부터 도로·CCTV까지 종합 정비

[굿모닝전북신문=최진수기자]

사진 - 부안군, 2026년 농어촌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 공모 선정 7년 연속 선정 쾌거-모산마을 기본구상도(부안군 제공)

전북특별자치도 부안군이 농어촌 생활여건 개조사업 공모에서 7년 연속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2026년 대상지로는 부안읍 모산마을이 이름을 올렸으며, 이로써 부안군은 2019년 백산면 회포마을을 시작으로 매년 한 곳 이상이 선정되는 기염을 토하며,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에서도 드물게 농촌정책에서 일관된 성과를 내는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농어촌 생활여건 개조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와 국토교통부가 공동으로 주관하며, 주택 노후도, 위생시설 부족, 안전 취약성 등 주거취약 지역을 대상으로 주택 정비와 생활 인프라 구축, 공동시설 확충 등을 종합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번 부안군의 공모 선정은 단순한 행정적 성과를 넘어, ‘사람이 머무는 농촌’, ‘정주여건 개선을 통한 지방소멸 대응’이라는 국가적 과제와도 맞닿아 있다.

슬레이트 밀집 지역, ‘사람이 살 수 있는 마을’로
2026년 선정지인 부안읍 모산마을은 전체 주택의 60% 이상이 슬레이트 지붕 또는 30년 이상 노후주택으로 구성돼 있는 주거취약지역이다. 거주민 대부분이 고령의 독거노인 또는 취약계층으로 구성돼 있으며, 여름철 집중호우나 태풍 때면 지붕에서 빗물이 새고 전기가 끊기는 일이 반복됐다. 상하수도 시설도 낙후돼 위생적인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았고, 골목이 좁아 차량 진입도 쉽지 않은 구조로 구조·구호 활동에 취약한 지역으로 분류되어 왔다.

이에 따라 부안군은 모산마을을 대상으로 국비 13.5억 원, 지방비 5.4억 원 등 총 2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다음과 같은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슬레이트 지붕 철거 및 개량 (친환경 단열재 적용)

노후 상하수도관 교체 및 배수로 정비

마을 내 골목길 및 도로 포장

방범용 CCTV 및 태양광 가로등 설치

주민공동이용시설 개보수 및 커뮤니티 공간 조성

부안군은 본 사업을 단순한 환경 정비 차원을 넘어서 지역 공동체 회복과 생활 만족도 향상, 나아가 청년 정착 기반 마련의 시작점으로 보고 있다. 모산마을의 경우, 그동안 지역 내 기반시설 부족으로 인해 청년 세대가 들어와 살고 싶어도 조건이 맞지 않았던 곳으로, 이번 사업을 통해 전입 유도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

‘7년 연속 선정’의 의미…부안군의 전략과 내공
2019년 백산면 회포마을을 시작으로 동진면 장등마을, 진서면 구진마을, 줄포면 원대동, 하서면 평지마을, 상서면 우덕·봉은마을, 백산면 대산마을까지 총 7곳이 이 사업에 연속 선정됐다. 매해 한 곳씩 농촌의 구조를 바꾸는 기획을 이어온 부안군은 전국에서도 보기 드물게 농촌 재생의 ‘계획적 성공모델’을 구현해내고 있다.

부안군은 이를 위해 전담 팀을 구성해 해당 지역 주민들과의 협의를 조율하고, 공모계획이 나기 전부터 사전 자료조사를 통해 마을의 취약 정도를 수치화했으며, 설문조사와 마을총회를 통해 주민 요구사항을 반영한 맞춤형 계획서를 작성했다.

실제로 2023년 사업으로 선정된 하서면 평지마을의 경우, 슬레이트 주택 17채를 철거하고 신소재 지붕으로 교체했으며, 마을회관을 리모델링하여 주민 복지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해당 마을 이장은 “예전에는 비만 오면 마을 전체가 웅덩이였다. 지금은 빗물도 잘 빠지고, 아이들도 마음 놓고 뛰어다닌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권익현 군수, “주민의 참여가 만든 성과”
권익현 부안군수는 “7년 연속 공모 선정은 우연이 아니다. 이는 주민의 참여와 행정의 유기적 협력, 그리고 농촌을 살리겠다는 일관된 군정 철학이 만들어낸 결과”라며 “앞으로도 단기적 환경개선이 아닌, 중장기적인 농촌 재생과 지역공동체 회복, 그리고 정주인구 유입이라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고령자와 취약계층이 많이 거주하는 마을을 우선순위로 두고, 사람 중심의 생활환경 개선사업을 추진해 ‘머물고 싶은 부안’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농촌의 미래’를 묻다…공모사업 그 이후의 과제
다만 공모 선정 이후의 과제도 적지 않다. 전국 다수 지역에서 비슷한 생활여건개조사업이 추진되었지만, ‘하드웨어 개선’ 이후 소프트웨어 사업의 부재로 인해 활용률이 떨어지거나 유지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다.

부안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모산마을 사업은 완료 이후에도 마을관리 협동조합 또는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자율적 유지관리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마을회관 등 공동이용시설은 경로당, 주민커뮤니티, 작은도서관, 돌봄서비스 등 유연하게 쓰일 수 있도록 다목적 공간으로 설계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정주여건 개선은 마을의 물리적 환경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문화·교육·복지 프로그램이 함께 병행되어야 ‘삶의 질 개선’이라는 본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행정의 사후관리 역할 또한 강조했다.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변화, 부안의 일곱 번째 희망
모산마을 주민 김영순(가명·72세) 씨는 “우리 동네는 그동안 그늘 같은 곳이었다. 땅은 넓지만 살기엔 불편하고, 자식들도 오지 않으려 했다. 이제는 지붕도 새로 씌우고, 골목길도 밝아진다 하니 밤에도 마음이 놓인다”며 소박하지만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7년간 농촌 마을 7곳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은 부안군의 다음 행보는 어디일까. 지금의 성과가 일회성으로 머무르지 않도록, 지속가능한 농촌정책과 주민참여 기반 행정이 함께 가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모산마을의 사례는 중요한 이정표로 기록될 것이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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