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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고창군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 ‘따뜻한 첫 수확’ 방울토마토 100kg 기부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입력 2025/07/22 11:08
예비 귀농·귀촌인들, 땀과 정성으로 재배한 수확물… 고창군장애인복지관에 기부하며 지역과의 첫 교감

[굿모닝전북신문=최진수기자]

사진 -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 방울토마토 나눔(고창군 제공)

고창군의 새로운 공동체 구성원으로 거듭나고 있는 예비 귀농·귀촌인들이 땀과 정성으로 일군 첫 수확물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며 훈훈한 나눔의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18일, 고창군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에 입교한 예비 귀농·귀촌인 28명이 공동실습하우스에서 약 90여 일간 정성껏 재배한 방울토마토 100kg을 고창군장애인복지관에 기부했다. 단순한 수확 이상의 의미를 지닌 이번 나눔은, 도시민에서 농촌 주민으로 거듭나는 과정 속에서 지역사회와 첫 손을 맞잡는 상징적인 행사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기부는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다. 그들은 단순한 교육생 신분이 아니라, 고창군의 미래 농업을 이끌어갈 잠재적 주체로 스스로를 인식하고 있다. “작은 시작이지만 지역 이웃과 마음을 나눌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한 입교생은 “향후 고창군에 정착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기부와 나눔을 실천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입교생들의 얼굴에는 기쁨과 뿌듯함이 묻어났다. 그것은 ‘수확의 기쁨’ 때문이 아니라, 수확한 작물을 통해 이웃과 따뜻한 정을 나눴다는 자부심이었다.

농촌정착의 첫걸음은 ‘나눔’에서부터
고창군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는 도시민의 안정적인 귀농·귀촌 정착을 유도하고자 운영되고 있는 고창군의 핵심 귀농지원 플랫폼이다. 9개월이라는 비교적 긴 기간 동안, 입교생들은 실전 영농기술 교육은 물론이고 실제 재배 경험, 농기계 운용법, 농산물 유통 이해, 그리고 지역사회와의 교류 프로그램 등을 통해 ‘농촌인’으로의 정체성을 쌓아가고 있다.

현재까지 해당 센터를 통해 총 119세대, 207명이 고창군에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그 수치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함의를 갖는다. 그것은 도시 이주민과 농촌 고령화라는 대한민국 농업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한 지역 차원의 구체적 대응이자, 지속 가능한 농촌 재생 모델로서의 가능성이다.

오성동 고창군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이번 나눔은 단순한 기부 이상의 가치가 있다”며, “예비 귀농·귀촌인들이 고창군 공동체에 대해 느끼는 책임감과 자긍심의 표현이며, 지역 주민들과의 유대 강화 측면에서도 매우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입교생들이 고창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농업창업, 기술보다 공동체가 먼저다
현장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성공적인 귀농은 단순히 땅을 사고 씨를 뿌리는 문제가 아니라, ‘지역 공동체에 스며드는 과정’임을. 그런 의미에서 이번 방울토마토 기부는 하나의 상징이다.

이주민이 지역사회에 진입할 때 가장 큰 허들은 ‘심리적 거리’다. 농촌은 폐쇄적이라는 편견, 서로를 경계하는 시선, 그리고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이 맞물리면 정착 자체가 요원해진다. 하지만 이 같은 나눔의 행위를 통해 지역민들과의 접점을 만들고, ‘외부인’이 아닌 ‘이웃’으로 받아들여지는 과정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

고창군장애인복지관 관계자는 “장애인분들이 건강에 좋은 식재료를 기부받아 큰 기쁨을 느끼고 있다”며, “더욱이 그것이 지역으로 들어오는 새 가족의 손에서 왔다는 점에서 감동이 배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작은 나눔이 큰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분들이 잘 보여주었다”고 덧붙였다.

고창군, ‘농촌형 미래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은 단순한 귀농지 이상의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단순히 도시민을 유치해 인구만 늘리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산력 있는 농업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단계별 지원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 입교

선도농가와의 멘토링 매칭

영농 기반 확보를 위한 정책자금 연계

귀농인 전용 임대주택 및 정착마을 운영

청년농 및 여성 귀농인 대상 맞춤형 프로그램

이러한 일련의 구조는 고창군이 추구하는 지속 가능한 자립형 농촌경제의 기초를 이룬다. 특히 농촌에 젊은 피를 수혈하고, 공동체 중심의 농업문화로 전환해 나가기 위한 시도는 기존 농업정책과 궤를 달리한다.

지역이 사람을 키우고, 사람이 지역을 살린다
고창군은 지금 전북특별자치도 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귀농·귀촌 유입을 이끌어내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단순한 정책의 홍보가 아니라, 실제 사례와 경험이 그 효과를 증명하고 있다.

이번 방울토마토 나눔처럼, 도시민들이 지역민으로 성장해가는 과정 하나하나가 기록이 되고 자산이 되어간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들의 아이가 이 지역의 학교를 다니고, 그들의 농산물이 전국 시장에서 인정받는 날이 올 것이다.

‘관계의 농업’을 어떻게 확장할 것인가
이제 과제는 명확하다. 단지 교육하고 정착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이들이 지역사회의 주요 구성원으로 뿌리내릴 수 있는 ‘관계 기반의 농업생태계’를 만드는 일이다.

귀농·귀촌은 이제 단순한 이주가 아니다. 그것은 도시와 농촌, 개인과 공동체, 생산과 소비, 환경과 경제를 이어주는 새로운 사회계약이다. 고창군은 이 새로운 실험의 전초기지가 되어가고 있다.

이번 방울토마토 100kg은 양으로 보면 작을지 모르나, 그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그것은 한 송이 한 송이마다 담긴 ‘정착 의지’, ‘이웃 사랑’, ‘지역에 대한 감사’가 만들어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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