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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학금, 이제는 우리가 책임진다” 부안군 근농인재육성재단, ‘1군민 1후원계좌 갖기’ 릴레이 캠페인 전개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입력 2025/07/22 11:42 수정 2025.07.22 11:49
‘1만원의 기적’으로 교육 자립도 높이는 부안군… 지속 가능한 인재육성 모델 제시

[굿모닝전북신문=최진수기자]

사진 - 부안군 근농인재육성재단, 장학금 1군민 1후원계좌 갖기 릴레이 캠페인 김차연 과장(부안군 제공)

“누군가의 장학금, 누군가의 후원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부안군이 ‘장학금의 수혜자’에서 ‘기부의 주체’로 군민을 전환시키는 역사적 캠페인에 착수했다.
부안군 근농인재육성재단은 지난 7월 21일, ‘1만원의 기적 - 장학금 1군민 1후원계좌 갖기’ 릴레이 캠페인의 출범을 공식 발표하고, 장기적이고 자발적인 군민 참여를 이끄는 범군민 후원 운동에 본격 돌입했다.

이 캠페인은 단발적인 기부가 아니라, 군민 한 사람당 한 개의 정기 후원 계좌를 갖는 것을 목표로 한다. 후원금은 월 1만원 수준으로,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그 사회적 파급력은 결코 작지 않다.

실제로 부안군은 매년 약 2,200여 명의 학생들에게 약 20억 원의 장학금을 지급해 왔다. 이 막대한 예산은 대부분 군의 재정 지원 및 일시적인 외부 기부에 의존해 왔지만, 재단은 이제 ‘자생적 후원 생태계’를 조성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장학재단으로 도약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기적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라, 군민의 지갑에서 시작된다”
캠페인을 기획한 부안군청 교육청소년과 김차연 과장은 “단지 장학금을 주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지역을 함께 살아가는 우리가 우리 아이들을 직접 키우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이 운동이 시작됐다”고 말한다.

김 과장은 “그동안 장학금은 누구에게 받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면, 앞으로는 장학금은 내가 줄 수 있는 것이라는 새로운 문화로 전환되어야 한다”며 “각 부서장들이 먼저 릴레이로 참여하고, 전 군민을 대상으로 확산하는 조직적 캠페인으로 이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재단은 이 릴레이 캠페인을 단순한 ‘홍보 이벤트’로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부서장 릴레이 캠페인 ▲현수막과 리플렛 배포 ▲찾아가는 읍·면 순회 설명회 ▲기부자 명예의 전당 조성 등 다층적인 홍보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기부금은 어디에 쓰이나?
“반값등록금부터 취업 없는 청년 위한 지원까지… 아이 한 명도 놓치지 않는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조성되는 장학기금은 기존의 장학금 외에도 지역 맞춤형 장학 지원 프로그램에 쓰인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항목들이 포함된다.

반값등록금 실현: 경제적 이유로 학업을 중단하는 사례가 없도록 등록금 부담을 절반 이하로 낮춘다.

다자녀장학금: 다자녀 가정의 학비 부담을 줄여 저출산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는 복합 효과.

특기장학금: 예체능, 과학, 기술 등 특기를 가진 학생들의 재능을 적극 지원하여 전국적 경쟁력 확보.

비진학 청년 지원금: 대학 진학 대신 창업이나 취업을 선택한 학생들에게는 학원비 등 실질적인 경로 지원.

이러한 방식은 기존 장학재단들이 대학 진학자 위주로 지원해 온 것과는 뚜렷이 구분된다.
“대학에 가지 않아도, 꿈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부안군의 진심이 엿보인다.

기부는 강요 아닌 자긍심… “군민이 군민을 키운다”
사실 대한민국 지방자치단체 중 이처럼 ‘주민 스스로 후원자가 되는 방식’의 장학 시스템을 시도하는 지자체는 드물다. 대부분은 민간 기업이나 중앙정부, 일부 부유층의 일시적 기부에 의존하는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부안군은 이 고리를 스스로 끊겠다는 각오다.
기부를 ‘특별한 누군가의 역할’이 아니라, ‘군민 모두의 당연한 책무’로 인식시키는 새로운 장학문화의 시도다.

군 관계자는 “아직도 장학금은 ‘혜택’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우리가 만든 장학금으로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고, 그 아이들이 다시 이 지역을 지탱할 때, 그것은 혜택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순환 자산이 되는 것”이라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군민 스스로가 후원자가 되는 자긍심을 느끼는 문화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전북특별자치도형 인재 육성 모델… “지속가능한 교육복지의 모범 사례 될 것”
이번 부안군의 시도는 단지 지역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전북특별자치도 전체에 확산될 가능성도 높다.
기초 지자체가 ‘자립형 장학 생태계’를 구축하고, 그 재원을 군민 스스로 책임지는 구조는 교육복지의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 인구감소와 청년유출이 심각한 현실 속에서, 인재육성의 방향성을 교육기관이 아닌 ‘지역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는 모델’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더 나아가 이러한 모델은 단순한 복지 정책이 아니라, 지역의 생존 전략이자 인구 정책의 핵심 수단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

“미래를 바꾸는 작은 기적, 오늘부터 내 통장에서 시작된다”
결국, 이 캠페인의 핵심은 ‘1만원의 기적’이다.
매월 1만원의 소액 후원은 개인에게 큰 부담이 아니지만, 4만 명의 부안군민이 참여한다면 그 힘은 상상을 초월한다. 연간 48억 원의 기금이 자생적으로 조성될 수 있으며, 이는 단지 장학금이 아니라 부안의 미래를 세우는 밑거름이 된다.

부안군 근농인재육성재단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단기적인 기부 유치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 후원자 관리와 감사 시스템 구축, 기부금 사용의 투명성 강화 등 책임 있는 재단 운영도 병행할 예정이다.

이제 ‘장학금은 누가 주는가’라는 질문은 바뀌어야 한다.
“우리가 만든 장학금으로, 우리 아이가 꿈을 이룬다.”
그 단단한 확신이, 지금 이 순간에도 부안의 미래를 만들고 있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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