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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다문화가정 아동에 ‘언어·문화 통합 체험’ 제공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입력 2025/08/08 17:06
고창군가족센터, 전남 여수서 ‘이중언어 가족 캠프’ 성황리에 마쳐… 정혜숙 센터장 “지속적인 성장지원 약속”

사진 - 고창군가족센터 이중언어 캠프(고창군 제공)

[굿모닝전북신문=최진수기자] 고창군의 다문화가정 아동들이 여름방학을 맞아 특별한 언어·문화 체험의 장을 만났다. 고창군가족센터(센터장 정혜숙)는 지난 7일, 전라남도 여수 일대에서 관내 다문화가정 자녀 25명을 대상으로 ‘이중언어 가족 캠프’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캠프는 고창군가족센터에서 운영 중인 ‘이중언어 교실’의 확장형 체험 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 단순한 언어 학습을 넘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다양한 문화와 감각적 체험을 통해 두 개의 언어와 정체성 사이에서 긍정적인 균형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데 방점이 찍혔다.

“이중언어, 교실을 넘어 현장으로”
참가 아동들은 첫 일정으로 여수 아쿠아플라넷을 방문, 해양생태계를 직접 눈으로 보고 배우는 체험을 가졌다. 이후 ‘나만의 수족관 만들기’ 활동을 통해 각자 상상력을 발휘하며 바다 생물과 환경 보호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아르떼뮤지엄으로 이동, 몰입형 미디어 아트를 통해 아이들의 감수성과 문화적 감각을 자극하는 체험도 진행됐다. 빛과 소리, 그리고 영상으로 구현된 예술작품 속에서 아이들은 국경을 넘는 감성적 언어를 체득했다.

고창군가족센터는 이번 프로그램을 단순한 견학이나 체험활동이 아니라, ‘생활 속 이중언어 감각’을 기를 수 있는 실천 중심 교육으로 접근했다. 언어가 ‘시험과 평가의 대상’이 아닌 ‘삶의 도구’로 자리잡도록 도운 것이다.

“다문화 아동, 두 문화의 다리 놓는 주인공 돼야”
정혜숙 고창군가족센터장은 캠프를 마무리하며, “아이들이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웃고 떠들며 자연스럽게 언어와 문화를 접한, 무엇보다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다문화가정 아동이 건강하게 자라고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캠프는 참가 아동들과 부모들에게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일부 학부모는 “평소에 아이가 엄마의 모국어에 부끄러움을 느끼곤 했는데, 오늘은 친구들과 함께 태국어 인사도 하며 자연스럽게 웃더라”며 “이런 프로그램이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다문화 아동은 ‘소수’ 아닌 ‘미래’… 지역이 키우는 포용의 성장 모델
고창군가족센터는 현재 이중언어 교육, 가족 상담, 문화체험, 부모교육 등 다문화가정의 안정적 정착과 아동의 심리·정서적 성장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 중이다. 특히 이중언어 교육은 단순한 언어 교육을 넘어서, 자아 정체성 확립과 심리적 안정, 학업 자신감까지 포괄하는 통합적 접근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창군은 전북특별자치도 내에서도 다문화가정 비율이 높은 지역에 속하며, 실제로 고창군 초등학교의 경우 전체 재학생 중 약 10% 이상이 다문화 배경을 가진 아동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공공기관이 선도적으로 다문화 인프라를 강화하고 지원하는 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이번 ‘이중언어 가족 캠프’는 그런 점에서 단순한 하루짜리 체험이 아닌, 지역이 다문화 아동과 가정을 어떻게 품을 수 있는가에 대한 실질적인 답변이자 실험의 현장이었다.

전북특별자치도 차원의 정책 연계 필요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군 단위 프로그램이 전북특별자치도 차원의 중장기 정책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 다문화 가정 자녀들은 단순히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 양문화 감각을 지닌 미래 인재로서 지역과 국가의 다양성을 키울 수 있는 자원이다.

이런 아동들에게 지역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또 무엇을 함께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데 있어 고창군가족센터의 이번 사례는 상징성과 실천성 모두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앞으로도 고창군과 고창군가족센터가 지속적으로 이런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해, “우리 아이는 고창에서 잘 자랐어요”라는 말이 모든 다문화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들어 가길 기대해 본다.

캠프는 하루였지만, 아이들의 정체성과 자존감에는 오랜 흔적을 남길 것이다. 다문화 아동 정책이 ‘복지’의 관점에서만 접근되는 현실 속에서, 이번 고창군가족센터의 프로그램은 ‘교육과 성장’이라는 핵심을 정확히 겨냥했다. 언어는 다르고, 출신은 달라도 ‘같이 살아갈 사람들’이라는 메시지가 선명하게 느껴진 하루였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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