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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새마을운동고창군지회, ‘효 어울림 마당’ 성황… 나눔 정신의 부활인가,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입력 2025/08/14 14:44 수정 2025.08.14 16:25
200여 명 어르신 초청 경로잔치… 세대 통합과 지역 공동체 회복 과제 여전

사진 - 고창군새마을지회, 제31회 효사랑실천 어울마당을 개최했다(고창군 제공)

[굿모닝전북신문=최진수기자] 새마을운동고창군지회(지회장 노영열)가 지난 11일 고창군 태흥뷔페에서 지역 어르신 200여 명을 모시고 ‘효 어울림 마당’을 개최했다.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혹독한 여름,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는 고령층을 위해 기획된 이번 행사는 따뜻한 한 끼와 문화 공연을 통해 웃음과 활기를 불어넣었다.

행사장은 시작부터 활기가 넘쳤다. 난타 공연, 레크리에이션, 장기자랑이 이어졌고, 특히 농사일로 단련된 어르신들의 무대 장악력은 젊은 세대 못지않았다. 새마을협의회와 부녀회는 정성 어린 점심을 제공하며, “효는 말이 아니라 행동”임을 몸소 보여줬다.

노영열 지회장은 “평생 고창군을 위해 헌신하신 어르신들의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를 준비했다”며 “새마을운동의 핵심 가치인 나눔과 연대가 사라지지 않도록 앞으로도 실천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복지의 현주소  행사는 잦지만 구조적 문제는 여전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은 고령화율이 35%를 넘어선 초고령 사회다. 농촌 특성상 가족 구조가 핵가족화되면서, 어르신 돌봄의 상당 부분이 지자체와 민간단체, 봉사조직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경로행사들은 대체로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하루짜리 경로잔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매일 지속되는 건강·돌봄 서비스, 교통·문화 접근성을 높이는 생활밀착형 복지가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고창군 일부 지역에서는 의료 접근성이 떨어져 간단한 질환도 대형병원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다.

새마을운동의 재해석 과거의 유산인가, 미래의 도구인가

새마을운동은 한때 농촌 근대화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관변 단체”라는 비판과 함께 시대 변화에 맞지 않는다는 회의론도 제기됐다. 그럼에도 고창군지회의 이번 행사는 과거의 조직이 새로운 형태로 지역공동체를 살리는 실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단체의 활동이 ‘행사 중심’에서 벗어나, 기후위기 대응·농촌 생활환경 개선·돌봄 인프라 구축 등 실질적인 현안 해결로 확장되지 않는다면, 새마을운동은 여전히 ‘추억의 조직’에 머물 수밖에 없다.

지역정치와의 연결 누가 어르신들의 마음을 얻는가

경로잔치는 단순한 복지 행사를 넘어, 지역 정치에서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 전북특별자치도와 고창군은 내년 예산 편성 과정에서 고령층 복지 확대를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인프라 예산보다는 행사성 사업에 자원이 집중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행사를 통해 지역 정치권과 봉사단체가 결속을 다질 수는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행사 이후’다. 어르신들의 삶이 실제로 나아졌는가, 생활이 편해졌는가를 냉정히 점검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 행사는 단지 “하루짜리 쇼”에 불과하다.

사진 - 고창군새마을지회, 제31회 효사랑실천 어울마당에 참석한 심덕섭군수가 인사를 하고 있다(고창군 제공)
나눔의 불씨를 살리려면

‘효 어울림 마당’은 분명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그러나 초고령 사회의 무게를 덜기 위해선 매일의 안전망이 필요하다. 새마을운동이 과거의 성공에만 안주하지 않고, 시대 변화에 맞춘 혁신과 실질적 복지 실행으로 나아갈 때, 비로소 오늘의 박수갈채가 내일의 신뢰로 이어질 것이다.

나눔의 정신이 보여주기식 행사로 소모되지 않도록, 고창군은 물론 전북특별자치도 전체가 장기적인 복지 비전과 정책 실행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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