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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동학농민혁명, 세계시민혁명으로 도약하다..
사회

부안 동학농민혁명, 세계시민혁명으로 도약하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입력 2025/08/20 11:26
부안군·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2025년 학술대회 성료… 백산대회의 역사적 의미와 세계화 전략 논의

사진 - 부안군, 2025년 부안 동학농민혁명 학술대회 포스터(부안군 제공)

[굿모닝전북신문=최진수기자] 부안군(군수 권익현)과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사장 신순철)이 공동 주최한 2025 부안 동학농민혁명 학술대회가 20일 부안예술회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관련 전문가와 지역주민 150여 명이 참석해 “부안 동학농민혁명, 세계로 가다”라는 주제 아래 백산대회의 역사적 의미와 세계적 가치 확산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부안 백산성지 조성과 세계시민혁명의 전당 건립 의의와 활용 방안(원도연 원광대 교수), ▲세계시민혁명으로서 동학농민혁명의 위상 고찰(유바다 고려대 교수), ▲백산 봉기의 실체 규명과 장소성 검토(박준성 역사학연구소 연구원), ▲19세기 후반 부안지역 인적네트워크와 사회상(전경목 전 한국학중앙연구소 교수) 등 굵직한 발표가 이어졌다. 발표자들은 동학농민혁명이 단순히 부안 지역의 사건에 머물지 않고, 오늘날 세계사적 흐름 속에서 ‘시민혁명’의 보편 가치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토론 현장 역시 뜨거웠다. 참석자들은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세계시민사회와 공유할 필요성에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세계시민혁명의 전당 건립’은 단순한 기념사업이 아니라, 백산대회 정신을 세계화하는 구심점이자 차세대 역사교육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는 곧, 부안이 세계적 혁명사 연구의 중심지로 도약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부안군은 이미 2021년부터 백산성지 조성과 세계시민혁명 전당 건립 사업을 본격 추진해왔다. 행정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고, 현재는 2027년 준공을 목표로 설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사업은 단순히 과거를 기리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 세대가 세계시민적 가치와 혁명 정신을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냉정히 말해, ‘세계시민혁명’이라는 거창한 구호가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지는 결국 운영과 콘텐츠에 달려 있다. 성지 조성과 전당 건립이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세계 학계와 연계한 지속적인 연구와 교육 프로그램 개발, 그리고 청소년·청년 세대를 끌어들일 수 있는 실질적 교류 전략이 필요하다. 단순한 건물 하나를 세우는 데 그친다면, 이 거대한 비전은 허울 좋은 정치적 이벤트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권익현 부안군수는 “부안 동학농민혁명을 세계적 가치로 확장하는 것은 우리 세대의 책무”라며, “지역민과 학계가 함께 힘을 모아 백산대회의 정신을 전 세계와 공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분명 강한 의지를 담고 있었지만, 이제는 선언을 넘어선 구체적 실행 전략이 필요하다.

동학농민혁명은 19세기 조선 농민들의 처절한 저항이자, 세계 시민혁명사에서 주목할 만한 사건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부안이 그 중심에 서려면, 역사적 상징성을 단단히 구축하는 동시에 국제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서사를 만들어야 한다. 이제 중요한 것은 ‘준공 목표 연도’가 아니라, 그 안에 어떤 역사와 비전을 담아낼 것인가 하는 문제다. 부안이 단순한 기념지에서 멈출 것인가, 아니면 세계사적 혁명 정신의 중심지로 도약할 것인가는 앞으로의 선택과 실천에 달려 있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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