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굿모닝전북신문

[전북교육 탐사보도] 《전북교육 30년, 무엇이 무너졌나..
교육

[전북교육 탐사보도] 《전북교육 30년, 무엇이 무너졌나》 3부|"교수 출신 교육감"의 시대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입력 2026/08/14 11:14 수정 2026.08.14 14:14
-교수는 지식을 연구한다. 교육감은 조직을 움직인다.

교수는 논문, 교육감은 성과가 말한다(사진_AI이미지 제작)

[전북교육탐사보도] 《전북교육 30년, 무엇이 무너졌나》 3부|교수 출신 교육감의 시대

학문적 권위와 교육행정 능력은 같은 것인가

프롤로그 — 교수의 서재와 교육감의 책상은 다르다
교수는 지식을 연구한다. 교육감은 조직을 움직인다. 교수는 자신의 연구와 논리로 학문적 성과를 축적할 수 있다. 논문이 학계의 검증을 통과하지 못하면 그 책임은 연구자 한 사람에게 귀속된다. 그러나 교육감은 혼자 결정할 수 없는 자리다. 수천 명의 교사와 교육공무원, 수백 개 학교의 관리자, 학생과 학부모, 지방의회와 교육부, 그리고 중앙정부 사이에서 끊임없이 조정하고 설득하고 책임져야 하는 자리다. 하나의 결정이 잘못되면 그 파장은 연구자 개인이 아니라 수십만 명의 학생과 교사의 삶에 미친다.

미국 하버드케네디스쿨의 리더십 이론가 로널드 하이페츠(Ronald Heifetz)는 조직이 마주하는 문제를 두 가지로 구분한다. 전문성과 권한만으로 해결되는 ‘기술적 문제(technical problem)’와, 구성원들의 가치·관행·신념 자체가 바뀌어야 풀리는 ‘적응적 과제(adaptive challenge)’다. 그는 “리더십이 실패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적응적 과제를 기술적 문제로 오인해 처리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Heifetz, Grashow & Linsky, The Practice of Adaptive Leadership).

학문적 권위는 기술적 문제를 푸는 데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그러나 학교폭력을 둘러싼 학생·교사·학부모의 이해충돌, 교육격차, 지역소멸에 따른 농산어촌 학교의 존폐처럼 가치와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적응적 과제 앞에서는, ‘내가 가장 잘 안다’는 확신이 오히려 조직을 경직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질문이 생긴다. 훌륭한 교수는 훌륭한 교육감이 될 수 있는가. 반대로, 훌륭한 교육감이 되기 위해 반드시 교수여야 하는가.
지난 30년 전북교육의 역사를 돌아보면 이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다. 교육감은 교육에 관한 최고 책임자이지만 동시에 수만 명의 교직원과 수천억 원의 예산을 다루는 거대한 지방교육행정 조직의 수장이다. 교육철학만으로 학교를 운영할 수 없고, 학문적 권위만으로 조직을 이끌 수도 없다. 교육감에게 필요한 것은 지식만이 아니다. 판단력, 인사 능력, 예산 감각, 조직관리 능력, 갈등 조정 능력, 법률적 감각, 현장과의 소통 능력, 그리고 무엇보다 책임지는 리더십이다.

그렇다면 지난 30년 동안 전북교육을 이끈 교수 출신 교육감들은 이 과제를 어떻게 수행했을까.

교수 출신 교육감의 시대가 열리다
전북교육의 최근 역사를 보면 교육감은 단순한 교육전문가의 자리를 넘어 하나의 정치적·행정적 리더십을 가진 선출직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교수 출신 인사들이 교육감 선거에 뛰어들면서 전북교육에는 새로운 유형의 리더십이 등장했다.

교수라는 경력은 분명한 장점이 있다. 교육과 학문에 대한 전문성이 있고, 교육현상에 대한 연구 경험이 있으며, 학생과 교사를 바라보는 이론적 관점도 갖고 있다. 실제로 2022년 전북교육감 선거는 후보 세 명 중 두 명이 현직 교수(전주교육대 천호성 교수, 우석대 김윤태 교수)였고, 당선자인 서거석 후보 역시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출신이었다. 이 선거는 사실상 ‘교수들의 대결’이었다.

그러나 교육청에 들어오는 순간 상황은 달라진다. 강의실에는 수십~수백 명의 학생이 있을 수 있지만 교육청에는 수천 명의 교직원이 있다. 논문은 자신의 연구방법론으로 결론을 낼 수 있지만 교육정책은 수많은 이해관계자 사이에서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 교수에게는 연구의 실패가 있을 수 있지만, 교육감의 정책 실패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의 삶에 직접적이고 되돌리기 어려운 영향을 미친다.

학문과 행정은 같은 ‘교육’이라는 이름을 쓰지만 작동 방식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김승환 ― 교육철학이 행정의 언어가 되었을 때, 그리고 법이 그은 경계선
김승환 전 교육감의 사례는 교수 출신 교육감의 특징을 살펴보는 데 가장 중요한 사례다. 그는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출신으로서 교육행정에 인권과 법치, 민주주의라는 강한 가치와 철학을 접목했다. 학생인권조례,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 문제, 교육부와 교육청 사이의 권한 갈등 등에서 자신의 철학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그에게 교육행정은 단순히 정부의 지시를 집행하는 일이 아니었다. 교육감의 철학과 가치에 따라 중앙정부 정책에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었다.

이런 리더십에는 장점이 있다. 교육감이 자신의 교육철학을 분명히 하면 교육청 전체가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 명확해진다. 그러나 동시에 위험도 있다. 교육감의 철학과 법적 권한 사이의 경계는 어디인가.

이 질문에 대해 사법부는 이미 답을 내놓았다. 김 전 교육감은 2012년 교육부(당시 교육과학기술부)가 학교폭력 가해사실을 학생부에 기재하라고 지시하자 이에 반발해, 관련 특정감사에서 소속 공무원과 관내 학교장들에게 감사자료 제출을 거부하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기소됐다. 1심 전주지법은 “행위의 목적과 필요성, 상당성을 감안할 때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거나 그런 인식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으나, 2심은 이를 뒤집고 벌금 700만 원을 선고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2017년 11월 1일 상고를 기각하며 이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세계일보; 프레시안).

당시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법령에 따라 교육행정을 총괄하고 집행해야 하는 지위에 있는 김 교육감이 해당 훈령을 위헌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위반하더라도 법령위반이 없다고 자의적으로 판단해 감사자료 제출을 거부하라는 위법한 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부 장관과 다른 견해로 요구를 거부하게 한 지시는 정당한 사유가 아니다”라며,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직권남용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시안). 다만 이 벌금형은 금고 이하의 형이어서 지방교육자치법상 직위상실 요건에는 해당하지 않아, 김 전 교육감은 벌금형 확정 이후에도 직위를 유지했다(세계일보).

이 판결이 보여주는 것은 명확하다. 김 전 교육감의 교육철학과 문제의식 자체와, 법원이 최종적으로 판단한 행위의 위법성은 별개의 문제였다는 점이다. 1심과 2심의 판단이 정면으로 갈렸다는 사실 자체가, ‘좋은 목적을 위한 행정 지시’와 ‘법적으로 허용되는 행정 지시’ 사이의 경계가 결코 자명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기에서 중요한 교훈이 나온다. 좋은 목적이 언제나 좋은 행정방법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교육감에게 필요한 것은 철학이다. 그러나 철학을 행정으로 바꾸는 순간에는 법과 절차가 필요하다.

서거석 ― 대학 행정에서 교육행정으로, 경력은 증명이 아니라 가설이다
서거석 전 교육감 역시 교수 출신이라는 경력을 가지고 있었다. 1982년부터 전북대 법학과 교수로 재직했고, 2006년부터 2014년까지 8년간 전북대학교 제15·16대 총장을 지냈다(연합뉴스, 나무위키). 대학 총장으로서 예산·인사·조직을 운용한 경험은 교육감이라는 자리와 일정 부분 닮아 있다. 대학 역시 수많은 교수와 직원, 학생을 가진 거대한 조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행정 경험’이라는 자산이 곧바로 선거의 승리를 보장하지는 않았다. 서 전 교육감은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처음 교육감에 도전했으나 현직 김승환 교육감에게 10만 표 이상 뒤진 27만 8,361표(28.95%)로 2위에 그쳐 낙선했다(나무위키; 경향신문). 4년 뒤인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 김 전 교육감이 3선 연임 제한으로 불출마하자, 서 후보는 31만 247표(43.52%)를 얻어 천호성 후보(40.08%)를 3%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연합뉴스 ; 한국경제). 두 번의 선거 결과만 보아도, 대학 총장 경력이라는 ‘행정가 프리미엄’이 유권자에게 자동으로 승인되는 것은 아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대학과 초·중·고 교육은 근본적으로 다른 영역이다. 대학에서는 학생이 성인이고 교육과정 선택의 폭도 넓다. 반면 초·중·고 교육에서는 학생의 연령과 발달단계, 학부모의 권리, 교원의 법적 지위, 국가교육과정, 학교생활 전반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대학 총장 경험이 교육감에게 행정 경험이라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그 자체가 초·중·고 교육행정 능력을 자동으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이 바로 이번 탐사에서 검증해야 할 지점이다. 경력이 능력을 증명하는가, 아니면 실제 성과가 능력을 증명하는가.

최규호 ― 교수 출신이라는 타이틀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교육감의 역사
최규호 전 교육감의 경우에도 개인의 학력이나 직업적 배경만으로 교육행정의 성과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 교육감의 경력은 참고자료일 뿐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재임 기간에 어떤 정책을 추진했고, 어떤 인사를 했으며, 어떤 예산을 편성했고, 교육청 조직을 어떻게 운영했으며, 학교 현장에 어떤 결과가 나타났는가다.

그러나 최 전 교육감의 사례는 공과를 함께 기록해야 하는 탐사보도의 원칙을 다시 요구한다. 그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와 사기, 주민등록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잠적해 8년 넘게 도피생활을 하다 검거됐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징역 15년을 구형했고, 1심과 2심 재판부는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0년과 추징금 3억 원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고위공직자로 중대범죄를 저지르고도 수사기관에 자진출석을 약속해 시간을 번 뒤 도피했다”며 “범행에 대한 책임을 질 생각 없이 뇌물수수죄 공소시효 만료만 기다리며 8년이 넘는 장기간의 여유로운 도피생활을 했다”고 지적했다(경향신문).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2019년 10월 31일 상고를 기각하며 징역 10년을 그대로 확정했다(조선일보 ; 한겨레).

그렇다고 해서 그의 교육행정 전체를 하나의 형사사건으로 평가해서도 안 된다. 반대로 교육정책의 성과가 있었다고 해서 형사판결의 무게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공과는 각각의 사실에 따라 따로 평가해야 한다. 이것이 본지보도의 원칙이다.

교수에게는 논문이 있지만, 교육감에게는 성과표가 필요하다
교수의 성과는 논문과 연구실적, 강의와 학문적 평가 등으로 측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교육감은 무엇으로 평가해야 하는가.
바로 여기에서 문제가 시작된다. 교육감 선거에서는 공약이 등장한다. 하지만 임기가 끝난 뒤 그 공약이 얼마나 달성됐는지 체계적으로 평가하는 장치는 상대적으로 약하다. 

교육감은 선거에서 “학력을 높이겠다”, “교육격차를 줄이겠다”, “농산어촌 학교를 살리겠다”, “교권을 보호하겠다”, “학생인권을 보장하겠다”, “교육복지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4년 뒤 우리는 무엇을 확인하는가. 공약이 몇 개 실행됐는가. 예산은 얼마나 투입됐는가. 학생의 성과는 실제로 좋아졌는가. 교사들의 만족도는 높아졌는가. 교육격차는 줄었는가. 학교폭력은 감소했는가. 학부모의 교육청 신뢰도는 상승했는가이다. 이것이 교육감의 ‘성과표’가 되어야 한다.

학문적 권위가 행정권력으로 바뀌는 순간 — 하버드의 경고
교수에게는 학문적 권위가 있다. 교육감에게는 선출된 권력이 있다. 두 권위가 결합하면 강력한 리더십이 만들어질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위험도 존재한다. 학문적 권위가 행정적 권위로 전환될 때, “내가 옳다”는 확신이 “내가 결정한다”는 권한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위험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권위 있는 사례가 미국 하버드대학교에 있다. 세계은행 수석경제학자와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저명한 경제학자 래리 서머스(Larry Summers)는 2001년 하버드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학자로서의 지적 명성과 정책 경험을 두루 갖춘, 어떤 기준으로 보아도 최상급의 ‘전문가형 리더’였다.

그러나 그의 재임기는 학내 갈등으로 얼룩졌다. 뉴욕타임스는 당시 하버드 교수 12명이 “서머스 총장의 지적 에너지와 비전에도 불구하고, 회의에서 교수들을 곤란하게 만들고 자유로운 토론을 억누르며 대화를 독점하는 경향 때문에 상당한 반감이 쌓였다”고 증언했다고 보도했다(뉴욕타임스). 결국 그는 2006년 교수단의 신임투표 압박 속에 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학문적 성취와 정책적 통찰이 곧바로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으로 전환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학술기관에서 벌어진 일이었다(로스앤젤레스타임스; 위키백과).

국내에서도 유사한 궤적을 밟은 사례가 있다. 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 출신으로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서울시교육감 3선을 지낸 조희연 전 교육감이다. 흥미롭게도 그는 전북 정읍 출신이다. 연합뉴스는 그의 재선 당시 “진보학자에서 행정가로”라는 표제로 그의 변화를 다뤘다(연합뉴스). 한국경제는 그가 교육감 취임 이후 “행정은 사회운동과 많이 달랐다”고 스스로 토로하며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보도했다(한국경제). 학자 출신이 행정가로 안착하려면, 학문적 확신을 조직 운영의 절차와 타인의 반론 속에서 계속 재검증하는 별도의 학습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교육감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생각을 관철하는 능력만이 아니다. 자신의 생각이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교사들의 반대 의견을 듣고, 학부모의 불만을 듣고, 교육청 내부의 다른 목소리를 듣고, 의회의 비판을 듣고, 언론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자신의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 이것이 행정의 민주주의다.

교수형 교육감의 강점과 한계 — 기술적 문제와 적응적 과제
교수 출신 교육감에게는 분명한 강점이 있다. 첫째, 교육철학을 제시할 수 있다.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론적 기반을 가지고 있다. 둘째, 교육정책을 연구와 연결할 수 있다. 단순한 경험이나 관행이 아니라 연구와 데이터를 정책에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 셋째, 중앙정부와 다른 교육철학을 제시할 수 있다. 지역교육의 독자성을 강조할 수 있다.

그러나 한계도 있다. 앞서 인용한 하이페츠의 구분을 빌리면, 교육행정의 많은 과제는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적응적 과제’다. 예산배분 공식을 정하는 일은 기술적 문제에 가깝지만, 학생인권과 교권이 충돌할 때 어느 가치를 우선할 것인가, 소멸 위기의 농산어촌 학교를 통폐합할 것인가 존속시킬 것인가는 각 이해관계자의 가치와 신념이 걸린 적응적 과제다. 하이페츠는 “권한(authority)은 기술적 해법을 명령할 수 있지만, 적응적 변화를 명령으로 강제할 수는 없다”고 못박는다(Heifetz, Grashow & Linsky). 학문적 권위에 기반한 확신은 종종 적응적 과제를 기술적 문제로 오인하게 만들고, 이는 “내 판단이 곧 정답”이라는 태도로 이어질 위험을 안고 있다.

이를 구체적인 항목으로 나누면 다음과 같다.
첫째, 조직관리 경험의 차이다. 학교와 교육청은 거대한 행정조직이다. 학문적 능력과 조직관리 능력은 별개의 영역이다.
둘째, 인사관리의 문제다. 교육감의 철학을 실행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인사권이 사용될 수 있다. 이때 인사권이 능력 중심으로 작동하는지, 충성도 중심으로 작동하는지 검증이 필요하다.
셋째, 반대 의견을 받아들이는 능력이다. 학문에서는 반론이 발전의 과정이지만, 권력에서는 반론이 불편한 저항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 하버드의 서머스 사례와 서울의 조희연 사례는, 이 전환이 결코 자동으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넷째, 행정의 법적 책임이다. 교육감은 교수와 달리 자신의 결정에 대해 법적·행정적 책임을 져야 한다. 김승환 전 교육감의 대법원 확정판결이 보여주듯, 교육철학에 대한 확신은 법적 판단의 면책 사유가 되지 못한다.

결국 교육감은 ‘교수’가 아니라 ‘행정가’여야 하는가
그렇다고 교수 출신 교육감을 부정적으로 볼 이유는 없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출신 직업이 아니다. 교육감에게 필요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교수 출신이라도 뛰어난 행정가가 될 수 있다. 공무원 출신이라도 훌륭한 교육감이 될 수 있다. 교사 출신도 가능하다. 교육행정 전문가도 가능하다. 결국 유권자가 봐야 할 것은 하나다. “이 사람이 전북교육을 실제로 바꿀 능력이 있는가.”

교육감의 능력은 무엇으로 증명되는가
본지는 이번 기획에서 교육감의 능력을 다음 7가지 기준으로 검증할 것을 제안한다.
① 교육철학 — 무엇을 위해 교육하는가.
② 조직관리 — 수만 명의 교직원을 어떻게 이끌었는가.
③ 인사 — 능력과 원칙에 따라 인사를 했는가.
④ 예산 — 한정된 교육재정을 어디에 집중했는가.
⑤ 법치 — 자신의 정책철학과 법률이 충돌할 때 어떻게 판단했는가.
⑥ 현장 소통 — 교사·학생·학부모의 목소리를 실제 정책에 반영했는가.
⑦ 결과 — 결국 학생들에게 무엇이 달라졌는가.
이 일곱 가지를 놓고 보면 교수 출신이라는 경력 하나만으로 교육감의 능력을 평가할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그래서 다음은 ‘인사’다
교육감의 철학이 교육청 조직을 통해 현실이 되려면 사람이 필요하다. 정책을 만드는 사람. 예산을 집행하는 사람. 학교를 관리하는 사람. 교육감을 보좌하는 사람. 결국 교육감의 철학은 사람을 통해 실행된다. 그리고 그 사람을 선택하는 가장 강력한 권한이 바로 인사권이다. 누가 승진했는가. 누가 핵심 보직을 맡았는가. 누가 교육감의 측근으로 분류됐는가. 누가 주요 부서에서 밀려났는가. 교육감이 바뀌었을 때 인사라인은 어떻게 바뀌었는가.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질문. 인사는 교육을 위한 것이었나, 권력을 위한 것이었나. 이 질문은 소문이나 인맥 이야기가 아니라 인사기록을 통해 검증해야 한다.

(4부에서 계속)

참고 및 인용 자료
세계일보, 「'학폭 자료 거부' 김승환 교육감 벌금형 확정…직위유지」, 2017.11.1. https://www.segye.com/newsView/20171101004128
프레시안, 「김승환 교육감 '감사자료 제출 거부' 벌금 700만원 확정」, 2017.11.1.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174334
조선일보, 「'8년 호화 도피' 최규호 전 전북교육감 징역 10년 확정」, 2019.10.31.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31/2019103101058.html
한겨레, 「대법원 '수뢰 후 호화 도피' 최규호 전 전북교육감 징역 10년」, 2019.10.31.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15271.html
경향신문, 「'8년 도피' 최규호 전 전북교육감 징역 10년 확정···검찰 책임은 없나?」, 2019.10.31. https://www.khan.co.kr/article/201910311401001
연합뉴스, 「[6·1 지방선거] 교수들 대결서 승리 서거석 전북교육감 당선인」, 2022.6.2. https://www.yna.co.kr/view/AKR20220602022900055
한국경제, 「전북교육감에 서거석 전 전북대 총장 당선 확실」, 2022.6.2.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206027697Y
경향신문, 「[6.1 지방선거]'와신상담' 진보단일후보 물리치고 전북교육감…」, 2022.6.2. https://www.khan.co.kr/article/202206020618001
나무위키,
「서거석」. https://namu.wiki/w/%EC%84%9C%EA%B1%B0%EC%84%9D
연합뉴스, 「재선 서울교육감 1호 조희연…진보학자서 행정가로」, 2018.6.13. https://www.yna.co.kr/view/AKR20180613099100004
한국경제, 「조희연 서울교육감 행정은 사회운동과 많이 달랐다…」, 2018.12.7. https://www.hankyung.com/article/2018120756041
뉴욕타임스, 「At Harvard, the Bigger Concern of the Faculty Is the
President's Management Style」, 2005.1.26.
https://www.nytimes.com/2005/01/26/education/at-harvard-the-bigger-concern-of-the-faculty-is-the-presidents.html
로스앤젤레스타임스, 「In a Pickle, Harvard Chief Tries New Tack」, 2005.2.27.
https://www.latimes.com/archives/la-xpm-2005-feb-26-na-summers26-story.html위키백과(영문), 「Larry Summers」.
https://en.wikipedia.org/wiki/Larry_Summers
Heifetz, R., Grashow, A., & Linsky, M., The Practice of Adaptive Leadership: Theory Behind the Practice (Harvard Business Press, 2009)
https://mchnutritionpartners.ucla.edu/wp-content/uploads/2022/08/Heifetz-et-al-2009-Adaptive-Leadership_Theory-Behind-Practice.pdf

 

 

 

굿모닝전북신문, 편집부

저작권자 © 굿모닝전북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