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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고창농악전수관 숙소동 ‘고운채’ 개관… “농악의 성지, 고창으로 오라”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입력 2025/07/08 13:42
유네스코 세계유산 ‘고창농악’ 전승기반 확충… 전국 풍물인들 위한 체류형 연수 여건 마련

[굿모닝전북신문=최진수기자]

사진 - 고창농악전수관 숙소동 _고운채_ 개관식(고창군 제공)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고창농악’의 전승과 교육 기반을 한층 강화하며, 명실상부한 농악 성지로 거듭나고 있다. 고창농악전수관 내 최신식 숙소동 ‘고운채’가 문을 열며 전국 풍물패들의 발길을 고창으로 이끄는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고창군(군수 심덕섭)은 7일 오후 고창군 성송면에 위치한 고창농악전수관에서 ‘고운채’ 개관식을 개최했다고 8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심덕섭 고창군수를 비롯해 조민규 군의회 의장, 김만기, 김성수 도의원, 오세환, 임정호, 이선덕 군의원, 고창농악보존회 관계자, 전수생, 지역주민 등 150여 명이 참석해 뜻깊은 순간을 함께했다.

신축된 ‘고운채’는 27억여 원의 예산이 투입된 대규모 전수시설로, 연면적 507.85㎡, 지상 2층 규모로 조성됐다. 내부에는 동시에 100여 명의 연수생이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 6인실 숙소 12실, 공동세탁실 등 연수와 숙박을 겸할 수 있는 편의 시설이 갖춰져 있어 단기 체류형 전수 프로그램 운영의 기반을 마련했다.

사진 - 고창농악전수관 숙소동 _고운채_ 개관식(고창군 제공)
‘고운채’…고창의 정체성과 농악정신 담은 상징적 공간
‘고운채’라는 이름은 ‘고창다운 집’이라는 의미를 품고 있다. 단순한 숙소 이상의 의미를 담은 이 공간은, 고창농악을 배우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전수자들에게 고창을 제2의 고향처럼 느끼게 하고, 나아가 고창농악을 ‘체험’하는 단계를 넘어 ‘향유’하고 ‘계승’하는 주체로 성장하도록 하겠다는 군의 철학이 반영됐다.

고창농악은 영광·무장·장성 등 이른바 ‘영무장 농악’ 계열의 정통을 계승한 유서 깊은 전통농악이다. 고깔소고춤, 잡색놀이, 군중과의 호흡이 살아있는 판놀음 등의 독특한 요소를 지니고 있어 전국 풍물인들 사이에서 ‘한 수 배울 곳’으로 인식돼왔다. 실제로 고창농악전수관에는 사계절 내내 다양한 농악연수와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서울·경기·충청 등지에서 온 전수생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간 고창농악의 연수 수요는 해마다 증가했지만, 열악한 숙박 환경은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다. ‘고운채’ 개관은 이러한 숙박난을 해소함과 동시에, 전수생의 교육 몰입도와 편의성을 대폭 향상시켜 고창농악의 전승력 강화를 뒷받침할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전국 풍물패, 고창으로…“이제 고운채에서 오래 머물다 가세요”
심덕섭 고창군수는 개관식 환영사에서 “고창농악은 단순히 과거의 전통을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우리 삶의 리듬과 공동체의 숨결을 이어주는 살아있는 유산이다. 이번 ‘고운채’ 신축을 계기로 전국 풍물 애호가들이 고창에서 머무르며 배우고, 즐기고, 함께 호흡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농악이 농촌과 마을공동체를 이어주는 소통의 도구이자 치유의 예술로 재조명되고 있는 지금, 고창이 그 중심에 서서 더 많은 이들을 품을 준비를 마쳤다”며 “향후에는 해외 전수자와 예술단체와의 교류도 확대해 고창농악의 국제화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고창군은 이번 고운채 개관을 계기로 국내 유수의 풍물패 및 전통예술단체와 협약을 추진하고, 전수관 운영 프로그램도 체계적으로 개편할 방침이다. 특히, 단기 체험형 연수부터 집중 장기 전수까지 단계별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고창농악의 저변을 확대하고, 지역 청소년 및 군민 대상 참여 기회도 더욱 넓힐 계획이다.

고창농악의 미래…“단순한 계승 아닌 공동체 회복의 길”
전문가들은 ‘고운채’의 역할을 단순한 숙소 공간으로 한정하지 않는다. 농악의 교육과 전승, 공동체 회복, 문화예술의 재창조가 한데 어우러지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고창농악보존회 관계자는 “농악은 본질적으로 지역 공동체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예술이다. 전수자와 지역 주민,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공간이 갖춰졌다는 점에서 고운채의 의미는 크다”며 “고창농악을 배우러 왔다가 고창이라는 지역, 사람, 문화 전체에 반해 정착하는 사례도 더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최근 고창농악을 배우기 위해 수도권에서 가족 단위로 이주를 고려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타 지역 문화예술교육 기관과의 연계도 추진되고 있다. 고운채가 그러한 움직임의 기폭제 역할을 할 가능성도 높다.

‘농악의 성지’ 고창, 이제 다시 새 바람
전라북도 고창은 한국 전통문화의 보고(寶庫)다. 선사시대 고인돌부터 동학농민운동,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무형 유산이 공존한다. 그중에서도 고창농악은 민중의 흥과 절규, 삶의 지혜가 농축된 무형문화유산으로, 그 생명력이 여전히 뜨겁다.

‘고운채’라는 이름 아래 새롭게 마련된 숙소동은 이러한 고창농악의 뜨거운 숨결을 이어가는 공간이 될 것이다. 전국의 풍물패와 예술인들이 고창에서 머물며, 듣고, 보고, 부딪히며 ‘진짜 농악’을 체득할 수 있는 성지가 되는 날이 머지않았다.

고창은 이미 그 준비를 마쳤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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