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전북신문=최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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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농어촌 생활여건 개선사업 무장면 시거마을 종합계획도(고창군 제공) |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 무장면 시거마을이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가 주관한 '2026년 농어촌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됐다. 이에 따라 고창군은 국비 15억원을 포함한 총사업비 21억원을 확보하며, 향후 5년에 걸친 체계적인 생활환경 개선의 물꼬를 텄다.
시거마을은 예로부터 ‘시장(市街)’이 형성되었던 유서 깊은 마을로, ‘무장장이 열리기 이전에 시가(市街)가 먼저 조성되어 있던 곳’이라 하여 ‘시거(市街)’라는 이름을 얻었다. 마을 중심에는 지금도 좁은 골목 사이로 전통 목조가옥과 상점 건물의 흔적이 남아 있어 무장면의 역사적 정체성을 품고 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마을 전체의 절반 이상 가옥이 슬레이트 지붕으로 덮여 있어, 석면 노출 위험과 화재 취약성 등 여러 환경적 문제를 안고 있었다. 고령화율 역시 높아, 응급상황 발생 시 대응이 늦고, 보행자 중심의 생활 인프라 역시 매우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번 공모사업 선정으로 시거마을은 2026년부터 2029년까지 약 4년간 ‘생활·안전 인프라 확충’, ‘주거환경 개선’, ‘마을환경 개선’, ‘휴먼케어 및 주민역량강화’ 등 네 가지 핵심 과제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정비사업에 들어가게 된다.
군은 노후 슬레이트 지붕 철거 및 친환경 지붕 교체, 골목길 안전등 및 방범 CCTV 설치, 배수로 및 하수관로 정비 등을 통해 마을의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정기적 건강 돌봄 서비스, 마을공동체 프로그램 운영, 주민역량강화 교육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고창군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단순한 시설 보수에 그치지 않고, 마을이 가진 역사성과 공동체 자산을 보존하며 지속가능한 삶터로 탈바꿈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특히 시거마을은 무장읍성과 연계한 문화관광 중심지로의 잠재력도 충분한 만큼, 향후 고창군의 ‘역사와 사람 중심의 균형발전 전략’에 중요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창군 무장면은 조선시대 호남 내륙 방어의 핵심 거점이었던 ‘무장읍성’을 중심으로 번성했던 곳이다. 읍성은 현재 전라북도 기념물 제63호로 지정돼 있으며, 성곽 복원사업과 함께 마을 관광자원화가 진행 중이다. 시거마을은 이 읍성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어, 향후 방문객들의 체류 동선과 주민 생활환경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무장면 지역주민들은 이번 선정 소식에 한껏 들뜬 분위기다. 특히 고령의 어르신들은 “슬레이트 지붕은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고, 빗물도 새서 고생이 많았다”며 “이젠 좀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외지 가족이 찾아와도 부끄럽지 않은 마을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아이들이 자랑스럽게 고향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소회를 전했다.
고창군 심덕섭 군수는 “시거마을은 고창의 오랜 역사와 서민 삶의 정취가 살아있는 상징적인 공간”이라며 “이번 사업을 통해 주민 여러분의 삶의 질을 높이고,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고창군의 균형발전과 주민행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향후 무장읍성 일대와 연계한 생활권역 중심 재생사업도 함께 모색해나갈 계획”이라며 “시민 주도형 마을개선의 롤모델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창군은 이번 공모사업과 병행해 향후 무장면 일대의 낙후지역을 대상으로 한 추가 생활SOC 확충, 문화재 주변 기반시설 개선사업, 주거복지연계사업 등도 단계적으로 발굴·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농어촌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은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가 지역 내 생활기반이 취약한 농어촌 마을을 대상으로 주민의 기본적 삶의 질을 보장하고, 정주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실시하는 국비지원 공모사업이다. 특히 이번 공모에서는 전국 수백 개 마을이 경쟁한 가운데, 시거마을은 주민 참여도, 사업의 시급성, 향후 확장 가능성 등 다방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창군은 이번 공모 선정을 계기로, “사람이 돌아오는 농촌, 머물고 싶은 농촌”이라는 정책기조 아래, 읍·면 단위 생활기반 재정비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지역 고유의 역사·문화 자산을 보호하면서도 생활밀착형 인프라를 강화해, 고창군 전역에 걸쳐 균형발전을 이루어내겠다는 비전을 세우고 있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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