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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군, 고 심기동 상병 유족에 72년 만에 화랑무공훈장..
사회

부안군, 고 심기동 상병 유족에 72년 만에 화랑무공훈장 전수…‘한 맺힌 전우의 명예 회복’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입력 2025/08/14 15:38 수정 2025.08.14 16:23
6·25 참전용사 명예 되찾은 부안…국가·지자체 협력 ‘무공훈장 찾아주기’ 성과

사진 - 부안군, 고 심기동 상병 유족 72년 만에 무공훈장 전수(부안군 제공)

[굿모닝전북신문=최진수기자]부안군(군수 권익현)이 14일 군청 집무실에서 6·25전쟁 참전유공자인 고(故) 심기동 상병의 조카 심유섭(77) 씨에게 72년 만에 화랑무공훈장을 전수했다.

심기동 상병은 1953년 강원 금화지구 전투에서 수도사단 1연대 소속으로 참전, 치열한 전투 속에서도 탁월한 전공을 세웠다. 같은 해 7월 13일 무공훈장 서훈 대상자로 결정됐으나, 전사 통보와 억류, 그리고 귀환 후 후유증 속에 훈장은 끝내 그의 품에 돌아가지 못했다. 당시 그는 전투 중 중공군에 포로로 잡혀 1955년 송환됐지만, 포로생활의 상흔과 지병으로 인해 1960년 짧은 생을 마감했다.

이 과정에서 가족사는 비극으로 얼룩졌다. 입대 전 결혼했던 아내는 전사 통보를 받고 재혼했고, 심 상병은 홀로 전후의 참혹한 현실을 견뎌야 했다. 결국, 그의 무공훈장은 세월 속에 묻혀 있었다.

그러나 작은아버지의 억울한 사연을 지켜본 조카 심유섭 씨는 수십 년 동안 명예 회복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는 전수식에서 “작은아버님의 마지막 유산을 찾아드릴 수 있어 한이 풀렸다”며 “관계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울먹였다.

권익현 부안군수는 “오늘의 평화는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 위에 세워졌다”며 “유공자와 유족에 대한 예우와 지원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수식은 국방부와 육군이 2019년부터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추진 중인 ‘6·25전쟁 무공훈장 찾아주기’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국가와 지자체가 발굴·전수한 무공훈장은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잊힌 영웅들의 명예를 되살리고, 후대에 그들의 헌신을 각인시키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전쟁은 끝났지만, 국가를 위해 싸운 이들의 명예는 결코 잊혀져서는 안 된다. 72년 만의 훈장 전수는 ‘국가의 부채’를 갚는 최소한의 도리이자, 후손들에게 전해줄 역사적 교훈이다. 부안군의 이번 조치는 단순한 기념이 아니라, 잊힌 영웅을 다시 국민의 기억 속에 불러내는 엄중한 ‘역사 복원’이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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