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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부안군 농어촌종합지원센터, 천연생활용품 제작 지역 나눔 실천(부안군 제공) |
[굿모닝전북신문=최진수기자] 부안군이 또다시 ‘주민 주도형 나눔’의 모범을 보였다.
지난 13일, 부안군 농어촌종합지원센터는 하서문화센터 활성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된 ‘천연생활용품 만들기 교육과정’에서 주민들이 직접 제작한 천연 주방세제와 손세정제를 하서면사무소에 전달했다. 단순한 체험이 아닌, 지역사회 나눔의 실천 현장이었다.
이번 교육과정에는 지역 주민 16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화학 성분이 아닌 친환경 재료를 활용해 주방세제 50개, 손세정제 50개 등 총 100개의 생활용품을 직접 만들었다. 이렇게 완성된 생활용품은 하서면 관내 경로당과 마을회관에 비치돼, 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단순한 기부가 아니라, 주민 스스로가 만든 물품을 다시 공동체로 되돌려주는 구조다.
참여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한 주민은 “직접 만들어보니 환경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게 되었고, 내 손으로 만든 물품이 이웃과 함께 쓰인다고 생각하니 마음까지 따뜻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는 단순한 교육 차원을 넘어 환경 인식 개선과 공동체 회복의 계기로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부안군 농어촌종합지원센터 관계자 역시 의미를 짚었다. 그는 “이번 교육과정은 생활 속에서 친환경을 실천하는 법을 배우는 동시에, 나눔의 가치를 직접 체감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주민 참여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활동은 단순한 체험 행사를 넘어, ‘지역 주민이 스스로 주도하는 공동체 강화 모델’로 평가된다. 각종 정책과 지원 사업이 관(官) 중심으로 흘러가는 가운데, 주민 스스로 참여해 결과물을 나누는 사례는 흔치 않다. 더구나, 농어촌 지역이 겪고 있는 공동체 약화와 고령화 문제를 감안하면 이번 시도는 더욱 주목할 만하다.
실제, 농촌 현장은 급격한 인구 감소와 공동체 해체라는 구조적 위기에 놓여 있다. 그러나 이번 부안군의 사례처럼 생활 속에서 실질적이고 작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참여형 프로그램이 꾸준히 이어진다면, ‘공동체 회복의 불씨’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천연세제 100개는 그저 물건이 아니라, 주민의 마음이 모여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앞으로 부안군이 이 같은 주민 주도형 프로그램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가 관건이다. 단순히 일회성 체험에서 끝난다면 ‘좋은 행사’로만 남겠지만, 이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고, 더 많은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로 확산한다면 ‘부안형 공동체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지역이 살려면 주민이 살아야 한다. 주민이 살아야 공동체가 다시 숨을 쉰다. 이번 부안군 농어촌종합지원센터의 실험은 그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작은 세제 한 통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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