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굿모닝전북신문

시인 박상희, 김광규의 "8월의 끝자락에서 9월로"..
(사)K-문학정담

시인 박상희, 김광규의 "8월의 끝자락에서 9월로"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입력 2025/08/30 11:08 수정 2025.08.30 12:17
- 8월의 끝과 9월의 시작을 노래한 시

박상희, 김광규 시인(사진_자료)

[굿모닝전북신문=오운석기자]  어느덧 폭염과 폭우로 얼룩진 8월 끝자락입니다. 이틀 앞으로 다가 온 9월의 문턱에서 「8월이 가면」이라는 박상희 시인의 시와 「9월」이라는 김광규 시인의 시를 소개합니다,

 

시간의 문턱에 선 두 시인, 박상희와 김광규
여름의 열기는 언제나 뜨겁다. 그러나 그 뜨거움은 오래 가지 못한다. 계절의 끝자락에 서면 누구나 알게 된다. 모든 것은 스러지고, 또 다른 시작이 이어진다는 사실을. 한국 현대시 속에서 박상희 시인의 「8월이 가면」과 김광규 시인의 「9월」은 바로 이 계절과 삶의 경계선을 정밀하게 포착한 작품이다.

 

소멸을 노래한 박상희의 「8월이 가면」
박상희 시인에게 8월은 단순한 달이 아니다. 그것은 뜨거움의 절정이자 곧 사라질 운명을 짊어진 시간이다. 매미 소리와 태양, 바람은 여름을 상징하지만, 동시에 떠남을 알리는 징후로 변한다. 그의 시선은 아쉬움과 허무 속에서 사라짐의 미학을 발견한다. 그는 “8월이 가면 나도 한 시절을 보내는구나”라는 듯, 자연의 끝자락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비춰본다.

 

회한을 읊은 김광규의 「9월」
김광규의 「9월」은 다가오는 계절을 맞으며, 청춘의 소멸과 삶의 무상함을 돌아보는 시다. 가을 햇살은 따사롭지만, 그 속에서 그는 지나간 청춘과 희미해진 이상을 본다. 

 

여름의 열정이 식어버린 자리에서 그는 남은 시간과 나이 듦을 직시한다. 회한과 체념, 그러나 여전히 살아가야 한다는 의지. 김광규의 시선은 계절보다 더 깊은, 인간 실존의 자리를 겨냥한다.

 

같은 문턱, 다른 목소리
두 시인의 시적 자리는 같다. 여름과 가을 사이, 8월과 9월의 길목. 그러나 목소리는 다르다. 박상희는 “떠나는 것”에 시선을 두고, 사라짐의 쓸쓸한 아름다움을 붙잡는다.

 

김광규는 “남겨진 것”에 시선을 두고, 상실의 흔적을 되새기며 살아갈 길을 찾는다.

결국 두 시 모두 계절의 변화를 넘어, 인간 존재의 숙명을 노래한다. 시간은 우리를 데려가지만, 우리는 그 끝자락에서 스스로를 발견한다는 것.


9월의 독자를 향해
9월의 문턱에 선 독자라면, 박상희의 아쉬움 속에서 ‘스러짐의 아름다움’을, 김광규의 회한 속에서 ‘덧없음의 자각’을 마주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깨닫는다. “시간은 흘러가지만, 그 속에서 느낀 순간들은 우리의 것이 된다.” 는 자연의 섭리를...

 

 

8월이 가면

                                                                                                                                                                    시인 박상희

8월이 다가도록

아직 마음은 더워지지 않았다

흐린 날에는

홀로 비 내리는 창가에 앉아

빗방울 헤가며 차를 마셨다

 

어느덧 8월은 문을 닫는데

아직도 이 마음 풋잎으로

방황의 길을 멈추지 못하고

세상은 문을 열고 기다리는데

나는 차마 다가가지 못하고

언제나 해명되지 않은 숙제로

가슴엔 상처만 남기는지

 

바다에 가로수 햇살은 드러누워

흔한 낭만은 만날 수 없고

째깍이는 시간의 발소리만

파도 속에 밀려왔다 밀려간다.

 


[프로필]

성명 박상희

출생 음력 1952.09.17. 경상북도 칠곡
가족 배우자 장문섭, 아들 장윤혁
데뷔 2003 문학세계 등단
수상
2009년 제12회 매월당 김시습 문학상 시부문
2009년 제21회 황희문화예술상 수필부문

 

성명 김광규

출생 1941 서울특별시
소속 한양대학교(명예교수)
학력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 학사

경력 한양대학교 인문과학대학 독어독문학과 명예교수
데뷔 1975 문학과 지성 등단
수상
2018년 제30회 정지용 문학상
2007년 제19회 이산문학상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AI 시대를 선도하는 굿모닝전북신문

저작권자 © 굿모닝전북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