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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전북신문

[수필] 운동장에서의 인사, 오해 그리고 관계..
문화

[수필] 운동장에서의 인사, 오해 그리고 관계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입력 2025/06/04 14:34 수정 2025.06.04 14:42


수필가 우장식(굿모닝전북신문)

운동장에서의 인사, 오해 그리고 관계                                            수필가 우장식

며칠 전, 따스한 햇살이 쏟아지던 운동장에서 그라운드골프를 즐기던 중이었다. 멀리서 반갑게 손을 흔드는 친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지만, 그 순간 나는 운동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제대로 인사를 건네지 못했다.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인사라고 생각했을 뿐인데, 나의 무심함이 오랜 우정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며칠 후, 친구가 많은 오해를 품은 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과 함께, 죄책감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나의 작은 행동이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다는 사실에, 깊은 슬픔과 후회가 밀려왔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사람들과 스쳐 지나간다. 그 짧은 순간 속에서 우리는 다양한 형태의 인사를 주고받는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가족에게 건네는 "잘 잤어요?"라는 따뜻한 인사, 회사에서 동료들과 나누는 "오늘도 힘내세요!"라는 격려의 인사, 길을 가다 우연히 만나는 이웃에게 건네는 "안녕하세요."라는 반가운 인사까지, 인사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다. 어쩌면 인사는 모든 관계의 시작이자,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주 오래전 어린 시절, 아버지께서는 늘 "자전거를 타고 가더라도 어른을 뵙거든 반드시 자전거에서 내려 공손하게 인사를 드려야 한다"라고 강조하셨다. 당시에는 그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했지만, 이제는 아버지의 가르침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 인사는 단순한 예의를 넘어, 상대방에 대한 존경과 배려를 표현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또한, 인사를 통해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

진정한 인사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억지로 꾸며낸 미소나 형식적인 인사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진심으로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담아 인사를 건넬 때, 비로소 인사는 빛을 발한다. 나의 마음이 담긴 따뜻한 인사 한마디는, 상대방에게 큰 기쁨과 행복을 선사할 수 있다. 또한, 어려움에 처한 사람에게 건네는 격려와 위로의 인사는, 절망에 빠진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용기가 될 수도 있다. 인사는 이처럼 놀라운 힘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때로는 나의 인사가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할 때가 있다. 바쁜 일상에 쫓기다 보면, 무심하게 인사를 건네거나 아예 인사를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특히 오랜 관계일수록, 서로에게 익숙해져서 인사를 소홀히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예의를 지키는 것은 중요하다. 작은 인사 하나하나가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장에서 친구에게 제대로 인사를 건네지 못했던 나의 경험은, 이러한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나는 나의 인사 습관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혹시 나는 너무 바쁘다는 핑계로, 인사를 소홀히 하지는 않았는지. 혹시 나의 인사가 형식적이고 무미건조하지는 않았는지. 혹시 나는 상대방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나만의 생각에 갇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수많은 질문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는 더욱 진심을 담아,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인사를 건네야겠다고 다짐했다. 

 

웃는 미소, 부드러운 목소리, 천천히 말하기 등 작은 실천들을 통해, 더욱 따뜻하고 진실된 인사를 건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한, 주변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네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인사는 단순한 의례적인 행위가 아니다. 서로의 마음을 연결하고, 긍정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는 소중한 소통의 시작이다. 나의 작은 인사가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는 나의 인사가 더욱 향기로운 마음으로 전달되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가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나의 무심함으로 인해 상처받은 친구에게, 진심으로 사죄의 마음을 전한다. 부디 어디에 있든, 부디 나로 인한 아픔은 모두 잊고 편안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프로필]

- 수필가
- 대한그라운드골프심판위원

- 순창군그라운드골프협회장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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