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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민의힘, 전두환의 길인가 김영삼의 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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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민의힘, 전두환의 길인가 김영삼의 길인가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입력 2026/02/06 15:51 수정 2026.02.06 15:59
-연출 정치’로는 6·3 지방선거를 못 이긴다

12.3 장동혁 대표 연설(사진_자료 캪춰)

【사설】국민의힘, 전두환의 길인가 김영삼의 길인가 – ‘연출 정치’로는 6·3 지방선거를 못 이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재신임 투표를 둘러싼 내홍은 지도부 신뢰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국민의힘이 앞으로 어떤 정당으로 남을 것인가, 민주적 보수정당으로 재탄생할 것인가, 아니면 통제와 충성의 권위주의 정당으로 고착될 것인가를 가르는 분기점이다.

장 대표는 재신임 투표 요구에 당대표직과 의원직을 결겠다고 하면서, 이를 요구한 의원들도 상응하는 뭔가를 걸라고 요구했다. 이는 상호 책임의 정치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지도부 비판 자체를 위협하는 정치다. 대표를 평가하려면 정치생명까지 걸라는 정당에서 자유로운 토론과 권력 견제가 가능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는 책임정치가 아니라 협박정치에 가깝다.

더 우려스러운 대목은 당 윤리위원회의 정치도구화 논란이다. 윤리위가 갈등을 조정하는 기구가 아니라, 특정 계파의 입장을 관철하는 숙청 장치로 인식된다면 정당의 민주성은 급속히 붕괴된다. 친윤계에는 관대하고, 친한계에는 엄격한 잣대가 적용된다는 의혹이 누적될수록, 윤리위는 ‘당의 사법부’가 아니라 ‘대표의 정치경찰’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민과 당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내부 비판 세력을 배제하는 방식은, 과거 권위주의 정치가 반복해온 오래된 통치기법이다.

장동혁 대표의 정치 방식 또한 반복되는 ‘연출 정치’의 전형을 보여준다. 위기 때마다 국회에서 필리버스터로 24시간 연설을 하고, 8일간의 단식으로 한동훈 축출설이 무성하게 드러니고, 끝내는 재신임 투표로 국면을 돌파하려는 방식이 반복돼 왔다. 그러나 연설과 단식, 재신임은 문제 해결의 수단이 아니라 위기 관리용 장면연출에 가깝다. 정당이 정책과 노선, 인물 경쟁력으로 승부해야 할 때, 지도부가 상징적 퍼포먼스로만 시간을 벌고 있다는 인상을 주면, 유권자의 피로감은 누적된다. 정치는 쇼가 아니다. 반복되는 자기 연출은 결단처럼 보일지 몰라도, 실질적 노선 전환과 책임 정치가 뒤따르지 않으면 공허한 제스처에 불과하다.

이번 재신임 투표가 통과되더라도, 역설적으로 그 다음 수순으로 ‘윤석열과의 결별 제스처’가 단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은 크다. 당의 외연 확장을 위해서는 윤 전 대통령과의 거리두기가 불가피하다는 현실 인식이 지도부 내부에도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결별이 원칙에 따른 단절이 아니라, 선거를 앞둔 전술적 거리두기, 즉 ‘위장 결별’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말로는 결별을 선언하면서도, 공천과 메시지, 인적 구성에서는 친윤 기조를 유지한다면, 유권자는 이를 쉽게 간파한다. 위장된 결별은 신뢰 회복이 아니라 불신을 증폭시킬 뿐이다.

지금 국민의힘은 분명한 갈림길에 서 있다. 반대 목소리를 징계로 눌러 질서를 유지하려는 전두환식 통제 정치로 갈 것인가, 내부 반발과 갈등을 감수하더라도 민주적 정당 운영과 개혁을 택하는 김영삼식 정치로 갈 것인가의 선택이다. 장동혁 체제의 현재 흐름은 전자에 가깝다. 통제 가능한 정당은 만들 수 있을지 몰라도, 이길 수 있는 정당은 만들기 어렵다.

6·3 지방선거는 국민의힘에 냉정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지방선거는 팬덤 정치로 치를 수 있는 선거가 아니다. 생활 정치와 지역 행정 능력을 평가받는 선거에서, 내부 숙청과 충성 경쟁의 이미지는 오히려 독이 된다. 국민의힘이 지금 필요한 것은 또 한 번의 재신임 투표가 아니라, 노선의 전환이다. 통제의 정치에서 책임의 정치로, 연출의 정치에서 실력의 정치로 이동하지 못한다면, 국민의힘은 선거 패배 이전에 이미 대안정당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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