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북경찰, 마침내 칼을 빼 들었다. 만시지탄이나 잘한 결정이다.
전북경찰청은 공무집행방해 사범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하겠다고 밝혔다. 만시지탄이지만 언제까지 경찰관이 시민에에게 폭행을 당하는 후진적 행태는 근절돼야 한다.
공권력 폭행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 범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여전히 “술에 취해서”, “기분이 나빠서”라는 변명 아래 경찰관을 향한 폭력이 반복되고 있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출동한 경찰이 오히려 주먹과 욕설의 표적이 되는 현실은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법치의 권위가 현장에서 붕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위험 신호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공무집행방해 사건은 9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다. 이 중 11명이 구속됐다. 숫자만 보면 단순한 증가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이 통계는 공권력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 일상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법을 집행하는 국가의 손이 현장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사안이다.
현장의 사례는 더욱 충격적이다. 지난 16일 전북에서는 만취자를 귀가시키던 경찰관이 오히려 폭행을 당해 가해자가 구속됐다. 단순 보호조치가 폭행 사건으로 변질된 것이다. 3월에는 검문 중인 경찰관을 차량으로 들이받고 도주한 20대 운전자가 검거됐다. 이는 단순한 공무집행방해를 넘어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다. 실제로 전국적으로도 유사 사례는 끊이지 않는다. 음주 상태에서 출동 경찰의 얼굴을 수차례 가격해 중상을 입히거나, 순찰차를 발로 차고 파손하며 경찰관을 밀쳐 넘어뜨리는 사건들이 반복되고 있다. 심지어 체포를 피하기 위해 차량으로 경찰을 위협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살인미수 적용까지 검토될 수 있는 중대 범죄다.
문제의 본질은 이러한 행위가 여전히 ‘술김에 벌어진 실수’로 축소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술은 결코 면죄부가 아니다. 스스로 통제력을 잃을 정도로 음주한 상태에서 폭력을 행사했다면, 그 책임은 오히려 더 무겁게 물어야 한다. 형법 제136조는 공무집행방해에 대해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을 규정하고 있으며, 흉기 사용이나 집단 범행 시에는 특수공무집행방해로 가중처벌된다. 여기에 상해가 발생하면 상해죄가 추가되어 실형 선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법원의 판단도 점점 엄격해지고 있다. 만취 상태에서 경찰관을 폭행해 상해를 입힌 피고인에게 징역형이 선고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으며, 단순 밀침이나 기물 파손조차 집행유예 없이 실형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는 공권력 침해를 더 이상 관용하지 않겠다는 사법부의 분명한 메시지다.
그럼에도 일부에서는 “경찰도 공무원일 뿐”, “기억이 나지 않는다”, “왜 이렇게까지 처벌하느냐”는 식의 안일한 인식이 남아 있다. 이는 위험한 착각이다. 경찰은 개인이 아니라 국가를 대표해 법을 집행하는 존재다. 경찰관에 대한 폭행은 단순한 개인 간 충돌이 아니라, 법치주의와 공공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다. 이를 가볍게 여기는 조치는 사회 전체의 안전망을 무너뜨린다.
해외 주요 국가들은 이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경찰관 폭행이 중범죄로 취급되며, 체포 과정에서의 저항과 폭력은 가중처벌의 대상이다. 공권력에 대한 도전에 대해서는 사회적 관용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 반면 우리 사회는 여전히 “술김”이라는 변명에 일정 부분 관대했다는 점에서 뼈아픈 성찰이 필요하다.
전북경찰청이 공무집행방해 사범에 대해 구속수사를 확대하고, 민사상 손해배상까지 병행하겠다고 밝힌 것은 늦었지만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 공권력에 대한 폭력을 단호히 차단하지 못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시민에게 돌아간다. 경찰이 폭행을 우려해 현장에서 소극적으로 대응하면 범죄자는 더 대담해지고 시민의 안전은 더 취약해진다.
민주주의는 자유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법과 질서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 있을 때 비로소 자유도 지켜진다. 공권력을 향한 폭력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를 위협하는 범죄다. 이제는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한다. “술에 취했다”는 변명이 통하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 공권력 침해에 대한 무관용 원칙과 엄정한 처벌만이 무너지는 법치의 권위를 다시 세울 수 있다.
제천 오운석, 굿모닝전북신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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