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분석] “위안화 결제 선박만 통과”…이란의 호르무즈 전략
중동의 화약고,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세계 경제와 안보의 중심에 섰다.
이란이 “중국 위안화로 결제하는 선박에 한해 통과를 허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비치면서다.
이는 단순한 해상 통제 조건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달러 중심 금융질서에 대한 도전이자, 중국과의 전략적 연대, 그리고 장기적 회색전쟁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세계 경제의 목줄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석유 물동량의 약 20~30%가 통과하는 핵심 요충지다.
이곳이 흔들리면 곧바로 유가와 글로벌 경제가 요동친다.
하버드대 에너지·지정학 전문가 Meghan L. O'Sullivan 교수는
“에너지 수송로를 통제하는 국가는 글로벌 정치 질서 자체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한다.
이란의 이번 발언 역시 단순한 통행 조건이 아니라 세계 질서에 대한 영향력 행사 시도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페트로달러’에 도전하는 ‘페트로위안’
이란의 메시지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위안화’다.
현재 국제 석유 거래의 대부분은 달러로 결제되는 이른바 페트로달러 체제 위에 서 있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 제재로 달러 결제망에서 배제하고 중국과의 에너지 협력 확대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국제정치학자 Graham Allison 교수는 “패권 경쟁은 군사 충돌 이전에 경제와 금융 영역에서 먼저 격화된다”고 설명한다.
이란의 조치는 바로 그 초기 단계, 즉 ‘통화 기반 회색전쟁’의 신호로 읽힌다.
중국을 끌어들이는 전략적 설계
위안화 조건은 사실상 특정 국가를 겨냥한다.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이요, 이란 원유의 주요 구매자로 달러 대신 위안화 결제 확대 추진하게되면 이란 입장에서는 “중국 선박은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주고 중국을 사실상의 경제적 보호 세력으로 묶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거래 조건이 아니라 전쟁 상황에서의 후방 동맹 확보 전략이다.
서방 진영 분열 노리는 ‘경제 전장’
이란의 구상은 또 다른 효과를 노린다. 중국은 통과 시키고, 일부 국가는 협상으로 결정하고, 미국과 유럽은 제재로 묶어 결과적으로 세계 해운과 에너지 시장은 친미냐, 중립이냐, 친중이냐로 갈라치기를 하는 것이다. 이는 군사 충돌 없이도 서방 진영을 분열시키는 전형적인 회색전쟁 전략이다.
전면전이 아닌 ‘장기 압박 전략’
이란은 전통적으로 전면전보다 비대칭·지구전 전략을 선호해 왔다. 핵심 수단은 해협 통제 위협, 유조선 공격, 해상 보험료 상승, 에너지 시장 불안이다.
이 방식은 총을 쏘지 않아도 세계 경제 전체를 흔들 수 있다. 전문가들이 호르무즈를 두고 “핵무기보다 강력한 전략 카드”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미국이 보는 위협의 본질
미국 입장에서 문제는 단순한 해협 문제가 아니다. 에너지 통로 통제, 달러 결제 질서 흔들림, 중국과 이란의 결합 등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움직일 경우
글로벌 패권 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미국은 항행 자유 작전, 해군 동맹 강화, 중동 군사력 유지로 대응해 왔다.
현실은 ‘완전 봉쇄’보다 ‘통제 과시’
다만 이란이 실제로 해협을 완전히 봉쇄할 가능성은 낮다. 이란 자체도 해협 의존, 중국 역시 안정적 공급 필요, 전면 봉쇄 시 즉각 군사 충돌때문이다.
결국 이 전략의 핵심은 “막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막을 수 있다는 신호” 정도다. 결론적으로 해협이 아니라 ‘질서’를 흔드는 전략으로 이란의 ‘위안화 통과’ 메시지는 단순한 해상 정책이 아니다.
그 본질을 나눠보면 세 가지로 압축된다.
▷ 달러 패권에 대한 도전
▷ 중국과의 전략적 결속 강화
▷ 전쟁을 경제 영역으로 확장하는 회색전쟁 전략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제 단순한 바닷길이 아니라 “에너지와 통화, 패권이 충돌하는 세계 전략의 교차로”
가 되고 있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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