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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협개혁의 완성(사진_AI이미지) |
[기획연재 11] 농협권력의 그림자 - 농협 개혁의 미래, 협동조합의 이름을 지킬 수 있을까 - ⑩
농협 개혁, 결국어떤 조직으로 남아야 하나로 귀결된다.
농협 개혁 논의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농협은 어떤 조직으로 남아야 하는가.
농협은 단순한 금융기관도, 단순한 유통기업도 아니다.
본래의 정체성은 농민이 만든 협동조합이다.
그러나 지금의 농협은 그 정체성에 대해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는 지점에 와 있다.
협동조합의 가치와 거대 조직의 권력이 충돌하는 구조 속에서 농협의 미래는 시험대에 올라 있다.
거대한 조직의 두 얼굴
농협은 한국 농업을 떠받치는 핵심 조직이다.
농자재 공급, 농산물 유통, 농업 정책 지원, 농업금융까지 농업 생태계 전반을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농협 금융 계열은 국내 금융권에서도 상당한 규모를 형성하고 있으며 농촌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그러나 바로 그 규모와 영향력이 농협의 또 다른 문제를 만든다.
막대한 자산과 인사권, 그리고 전국적인 조직망은 때로는 협동조합을 넘어 하나의 권력 구조로 작동하기도 한다.
중앙회와 계열사, 지역농협, 조합장 선거까지 이어지는 구조 속에서 권력은 점점 위로 집중되는 경향을 보여 왔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이렇게 말한다.
“농협은 협동조합이면서 동시에 거대한 경제 권력이다.”
협동조합의 이상과 현실의 권력 구조 사이에서 긴장이 발생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개혁의 본질
농협 개혁은 단순한 조직 개편이나 구조조정의 문제가 아니다.
중앙회 권한을 줄이고 제도를 손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농협 개혁의 핵심은 결국 협동조합의 본래 정신을 회복하는 것이다.
그 핵심에는 세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조합원이 주인이 되는 구조
둘째, 투명한 경영과 책임 있는 권력
셋째, 공정한 선거 문화
협동조합에서 권력은 위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아래에서 위로 올라와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중앙 조직의 영향력이 커지고 지역 조합의 자율성이 약해졌다는 지적이 반복돼 왔다.
이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어떤 개혁도 결국 표면적인 변화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반복되어 온 조합장 선거 문제
농협 개혁 논의에서 빠지지 않는 주제가 조합장 선거다.
전국 수천 개 지역농협에서 실시되는 조합장 선거는 협동조합 민주주의의 핵심 장치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금품선거, 조직 동원, 내부 권력 경쟁 등 다양한 문제들이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선거 과정에서 형성된 권력 네트워크는 이후 인사와 사업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조합장 선거가 협동조합 민주주의의 축제라기보다 권력 재편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공정한 선거 문화가 자리 잡지 못한다면 협동조합의 기본 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중앙회 권력 논쟁
또 하나의 핵심 논쟁은 농협중앙회의 권한이다.
농협중앙회는 전국 농협을 대표하는 조직이지만 동시에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기관이다.
인사, 사업 구조, 계열사 운영 등 여러 분야에서 중앙회의 권한은 매우 강하다.
이 때문에 농협 개혁 논의에서는 반복적으로 다음과 같은 요구가 등장한다.
중앙회 권한 분산
경제사업과 금융사업의 기능 재정립, 지역 농협의 자율성 확대, 중앙회장의 권력 집중 완화 등
이러한 논의는 단순히 조직을 나누자는 문제가 아니라 협동조합의 권력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라는 질문과 직결된다.
제도와 문화, 함께 가야 한다
법 개정과 제도 개선은 분명 필요하다.
선거 제도 개선, 권한 분산, 감사 시스템 강화 등 제도적 장치는 개혁의 기본 토대가 된다.
하지만 제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많다.
조직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어떤 제도도 형식에 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의 정신은 법 조항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인식과 참여 속에서 살아 움직인다.
따라서 농협 개혁은 제도와 문화가 함께 변화할 때 비로소 현실적인 힘을 갖게 된다.
조합원의 역할
협동조합의 주인은 조합원이다.
이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조합원이 참여하지 않는 협동조합은 껍데기에 불과하다.
조합원 총회, 선거 참여, 경영 감시, 정책 제안 등 조합원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을 때 협동조합은 살아 있는 조직이 된다.
농협 개혁의 가장 중요한 주체 역시 결국 조합원이다.
투명한 운영을 요구하고 공정한 선거를 선택하는 힘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나온다.
지금 농협이 서 있는 갈림길
농협은 지금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하나는 규모와 권력 중심의 조직으로 계속 성장하는 길이다.
다른 하나는 협동조합의 본래 원칙을 다시 세우는 길이다.
두 길은 반드시 충돌하는 것은 아니지만, 균형을 잡지 못하면 협동조합의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다.
특히 농촌 인구 감소, 농업 구조 변화, 금융 환경 변화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농협의 역할은 다시 정의될 필요가 있다.
연재를 마치며 — 현실적인 농협 개혁의 방향
이번 기획에서는 농협 권력 구조, 조합장 선거 문제, 중앙회 권한 논쟁 등 농협을 둘러싼 여러 쟁점을 차례로 살펴봤다.
문제는 이미 상당 부분 드러나 있다.
그러나 농협 개혁은 단번에 끝나는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장기적인 제도 개혁 과정일 가능성이 크다.
현실적으로 논의되는 개혁 방향은 크게 몇 가지로 정리된다.
중앙회 권한의 단계적 분산
경제사업과 금융사업의 역할 재정립
조합장 선거의 공정성 강화
조합원 참여 확대
투명한 경영과 감시 시스템 강화
이러한 변화가 축적될 때 농협은 협동조합의 정체성과 대규모 경제 조직이라는 두 가지 역할 사이에서 균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농협 개혁의 목적은 조직을 흔드는 것이 아니라 협동조합이라는 이름을 지키는 것이다.
농협이 농민의 조직으로 남을 것인지, 거대한 경제 권력으로만 기억될 것인지.
그 답은 제도 개혁과 함께 조합원과 농협 구성원들의 선택 속에서 서서히 만들어질 것이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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