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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뽀] "마약왕 박왕열" , '빠삐옹'도 울고갈 탈옥수..
사회

[르뽀] "마약왕 박왕열" , '빠삐옹'도 울고갈 탈옥수-①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입력 2026/03/27 17:07 수정 2026.03.27 17:40
-닉네임 전세계, 탕록 2회, 살인 , 마약 , 사기 등 범죄 종합 백화점
-금융범죄–해외도피–살인–교정 부패–디지털 마약유통–국제 공조수사로 현대형 범죄의 표본

박왕열(사진_자료 캪춰)

[르뽀] "마약왕 박왕열" , '빠삐옹'도 울고갈 탈옥수-①

 

편집국 - 대한민국 대통령이 직접 필리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에게 요청해 국내로 송환된 ‘마약왕 박왕열’에 대해 르뽀형식으로 게제한다.  사건과 사실은 각종 언론 발표, 수사기관 발표문 등을 참조해 2회에 걸쳐 게제한다.

 

인천공항에 홀연이 나타난 남자, 9년 만의 귀환
2026년 3월 25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에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모자, 덥수룩한 수염, 문신이 드러난 팔, 검은 천으로 가려진 수갑. 필리핀에서 “텔레그램 마약왕”,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 주범”으로 악명 높았던 박왕열(1978년생) 이었다.

정부는 그를 한-필리핀 범죄인인도조약상 ‘임시인도’ 방식으로 넘겨받았고, 경찰은 곧장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압송했다. 이번 송환은 한국 정부가 9년 넘게 추진해온 사안이자, 이달 초 한-필리핀 정상회담에서 직접 인도 요청이 이뤄진 뒤 약 3주 만에 성사된 조치였다. 

 

참고로,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필리핀에 수감 중이던 일명 '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48·닉네임 전세계)이 25일 국내로 전격 송환된 데 대해 "대한국민을 해치는 자는 지구 끝까지 추적해서라도 반드시 잡는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박왕열의 한국 송환 소식을 다룬 기사를 링크 하고 이같이 적었다.

또한 이 대통령은 "한필(한국-필리핀)의 우정과 정의를 위한 협력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해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님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언급했다.

출생과 성장 배경, 알려진 것과 비어 있는 것
그를 둘러싼 기사들은 많지만, 정작 태어난 지역, 부모의 직업, 성장 과정, 학교 경력, 혼인 상태와 가족관계는 거의 공개돼 있지 않다. 확인 가능한 수준의 공적 기록과 언론 보도는 박왕열을 주로 “수산물 유통회사 대표 출신”, 그리고 IDS홀딩스 유사수신 사건 모집책으로 활동한 인물로 설명한다. 다시 말해, 그의 초기 생애는 아직 범죄사 자료 속 그림자로 남아 있고, 공적으로 드러난 것은 성인 이후의 범죄 이력뿐이다.

생참치 유통업 대표에서 사기 조직 주변으로
박왕열은 한때 수산물 수입·유통회사 "유벤타스"대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정상적인 사업가의 경로는 오래가지 않았다. 그는 1만207명에게서 약 1조960억 원을 가로챈 IDS홀딩스 유사수신 사건에서 모집책으로 활동했고, 수사망이 좁혀오자 필리핀으로 도피했다. 이 대목은 중요하다. 훗날 살인과 마약으로 이어지는 그의 범죄 경로는, 단순한 개인적 일탈이 아니라 이미 다수 피해자를 상대로 한 대형 금융범죄 주변부에서 시작됐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필리핀 도피, 그리고 범죄의 무대가 바뀌다
도피처는 필리핀이었다. 그곳에서 박왕열은 카지노 사업에 손을 댄 것으로 보도됐다. 필리핀은 오래전부터 한국인 대상 원정 범죄, 불법도박, 납치, 마약 유통이 얽히는 공간으로 지목돼 왔는데, 박왕열은 그 취약한 틈으로 파고들었다. 국내 금융사기 사건의 도피범이 현지에서 다시 사업가의 외피를 쓰고 재기하는 듯 보였지만, 실제로는 그 사업이 훗날 살인 사건의 배경이 된다.

사탕수수밭으로 가는 길, 2016년의 세 사람
2016년, 박왕열은 국내에서 150억 원대 유사수신 범행을 벌이다 필리핀으로 도주해온 한국인 3명에게 은신처를 제공했다. 피해자들은 그의 카지노 사업에 약 3천만 필리핀 페소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함께 머물던 관계는 곧 갈등으로 바뀌었다. 수사당국과 보도에 따르면, 박왕열은 이들과 생활하면서 범행 기회를 노렸고, 결국 그해 10월 11일 지인과 공모해 바콜로드 인근 사탕수수밭으로 이들을 끌고 갔다.

살인 수법, 은신처에서 들판까지 – 처형형 총살
수법은 냉혹하고 계획적이었다. 그는 범행 당일 새벽 피해자들을 권총으로 위협한 뒤 포장용 테이프로 손발을 묶고, 차량 등으로 사탕수수밭으로 이동시킨 다음 피해자 3명, 한국인 박씨·심씨·맹씨를 총으로 쏴 모두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시신을 유기했고, 투자금과 현금을 챙긴 정황이 드러났다. 이 사건은 단순한 우발적 살인이 아니라, 경제적 갈등을 제거하기 위한 처형형 범행에 가까웠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검거, 탈옥, 재탈옥, 그리고 다시 검거 – 빠삐옹도 울고갈 2번의 탈옥
사건 뒤 박왕열은 필리핀 수사망에 걸려들었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2017년 3월 탈옥했다가 두 달 만에 다시 붙잡혔고, 2019년 10월 또다시 탈옥에 성공했다. 그러나 2020년 현지 경찰에 재검거됐다. 하나의 사건에서 보통 범죄자의 경로는 체포로 마무리되지만, 박왕열의 경우는 달랐다. 그는 필리핀 사법·교정 체계의 허점을 반복적으로 파고들었고, 그 과정에서 오히려 더 큰 범죄자로 변해갔다.

필리핀 법원의 선고- 단기 52년에서 장기 60년 형 선고
박왕열은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으로 2022년 4월 필리핀 법원에서 단기 52년, 장기 60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일부 보도는 필리핀 대법원에서 장기 60년형이 확정됐다고 전한다. 핵심은 분명하다. 그는 현지에서 이미 중형수였고, 단순 피의자가 아니라 중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살인범이었다는 점이다. 로톡 기사를 보면, "수갑 차고도 고개 꼿꼿이 든 박왕열…강도살인·마약·탈옥, 최고 사형까지 죗값 치른다"로 나와있어 한국에서도 중형선고가 예상된다.

감옥 안이 또 하나의 마약 본부 -“전세계”라는 닉네임
그런데 박왕열의 범죄는 복역으로 멈추지 않았다. 수사당국과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필리핀 뉴 빌리비드 교도소에 수감된 뒤에도 휴대전화를 사용하며, 텔레그램 닉네임 ‘전세계’로 국내 마약 거래를 계속 지휘한 혐의를 받는다. 이 교도소는 돈만 있으면 약, 식료품, 옷 등을 쉽게 구할 수 있고 ‘VIP’처럼 비교적 풍족한 생활도 가능하다고 전해졌다. 한국 정부가 이번 송환을 서두른 직접 배경 중 하나도 바로 이 “수감 중 범죄 지속” 문제였다.

호화 수감 생활, 왜 가능했나-현지 교정시스템의 부패 가능성
일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박왕열은 교도소 안에서도 사실상 외부와 연결된 채 생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필리핀 방문 중 박왕열을 두고 “교도소 안에서 대한민국으로 마약을 수출하고, 애인도 부르고 논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물론 개별 생활상의 세부는 사법기록 전체가 공개된 것은 아니어서 모두 단정할 수 없지만, 휴대전화 사용과 외부 접촉, 거래 지휘가 가능했던 정황은 여러 보도로 교차 확인된다. 박왕열 사건은 한 개인의 흉악성만이 아니라, 현지 교정 시스템의 부패 가능성까지 드러낸 셈이다.

‘마약왕’이 되는 과정, 감옥 안 배움과 바깥 조직화
뉴시스 보도는 박왕열이 도주와 수감 시기를 거치며 동남아권 거물 마약상들과 접촉했고, 그 과정에서 유통 네트워크를 익혔다고 전한다. 특히 그는 수감 중 만난 인물들로부터 마약 유통망 운영 방식을 전수받은 뒤, 귀국을 포기한 대신 국경을 넘는 원격 범죄 사업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묘사된다. 이 부분은 수사기관의 최종 공소장으로 더 정교하게 확인돼야 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흐름만 봐도 박왕열은 필리핀에서 단순 도피범이 아니라 살인범에서 국제 마약 조직 운영자로 진화한 인물로 볼 수 있다.

조직 이름과 구조, ‘전세계’와 ‘바티칸 킹덤’
그의 텔레그램 활동명은 ‘전세계’였다. 수사자료와 보도에 따르면, 박왕열 측은 국내 총책 역할을 맡은 ‘바티칸 킹덤’과 연결돼 대규모 마약 공급망을 운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2021년 국내 총책급 인물이 박왕열로부터 마약을 공급받아 유통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고, 2023년에도 박왕열과 연계된 유통책 3명이 추가 검거됐다. 즉, 박왕열은 혼자 움직인 범죄자가 아니라 해외 공급총책–국내 총책–중간 판매책–소매망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가진 조직형 범죄의 정점 중 하나였다는 뜻이다.

마약 판매·유통 방식, 텔레그램과 ‘던지기’ 수법
그의 조직이 사용한 방식은 최근 한국 마약 범죄의 전형을 압축한다. 텔레그램으로 접촉하고, 대화방에서 품목과 물량을 조율하고, 대면 대신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물건을 전달한다. 2023년 검거된 일당의 대화에는 “세상에 존재하는 마약 전부 다”를 취급한다는 취지의 메시지와, 킬로그램 단위 이상 주문을 받는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는 박왕열 조직이 단순 소매상이 아니라, 대량 유통을 전제로 움직였다는 점을 보여준다.

무엇을 팔았나, 얼마나 팔았나
보도상 박왕열 조직이 다룬 품목은 필로폰, 엑스터시, 케타민, 대마 등으로 넓다. 뉴시스는 그의 조직을 통해 한 달 최대 60kg, 시가로는 약 300억 원 규모의 필로폰이 국내로 유입된 것으로 수사당국이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수치는 아직 최종 법정 확정치가 아니라 수사 단계 평가이지만, 사실이라면 그는 단순한 해외 공급책이 아니라 국내 시장 가격과 물량 흐름에 실질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초대형 총책급 인물이었다.

수익 구조, ‘생산–조달–밀반입–도매–소매’의 분업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박왕열이 직접 마약을 제조했는지, 아니면 생산 거점과 조달 네트워크를 장악했는지는 완전히 확정돼 있지 않다. 다만 여러 보도를 종합하면, 최소한 그는 동남아권 조달 또는 생산 라인과 연결된 공급 총책 역할을 하며, 이를 국내 총책에게 넘기고, 다시 중간 판매책과 소매망으로 흘러가는 구조를 운영한 것으로 보인다. 수익은 한 건 한 건의 소매가 아니라, 대량 도매 공급과 재판매 차익, 그리고 조직 내 단계별 분업을 통한 지속적 현금흐름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현재 공개된 수사 흐름에 근거한 분석이며, 생산 공정의 전모는 향후 수사와 공판에서 더 분명해질 사안이다.

한국 마약시장에 남긴 흔적-플렛폼형 범죄
박왕열 조직의 특징은 “한 사람의 범죄”가 아니라 플랫폼형 범죄였다는 점이다. 해외 교도소에서도 텔레그램 하나로 국내 공급망을 굴릴 수 있었다면, 한국 마약시장은 이미 특정 지역 폭력조직의 골목시장 수준을 넘어 디지털 중개형 시장으로 이동한 셈이다. 황하나 씨가 투약한 마약이 박왕열 유통망을 거친 것으로 조사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 역시 그 조직이 일부 은밀한 하부시장에만 머문 것이 아니라, 이미 사회적 파장이 큰 수요층까지 연결돼 있었음을 시사한다.

왜 이제야 송환됐나-조약 문구,사건 구조를 다시 맞춘 법률·외교 복합 작전
한국은 이미 2017년 강도살인 혐의와 관련해 박왕열 인도를 청구했지만, 필리핀 측은 그가 자국에서 재판을 받고 형이 확정돼 복역 중이라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는 조약상 절대적 거절 사유에 해당했다. 이번에 길이 열린 것은, 한국 정부가 살인 사건 전체가 아니라 마약 범죄 수사에 한정해 ‘임시인도’를 다시 청구했고, 필리핀이 형 집행을 일시 중단해 신병을 넘기면서였다. 즉 이번 송환은 단순한 외교 이벤트가 아니라, 조약 문구와 사건 구조를 다시 짜 맞춘 법률·외교 복합 작전이었다.

국내에서 무엇을 더 처벌받나-가상자산 분석까지
한국에서의 핵심은 살인죄 재처벌이 아니라, 마약류 밀수·유통·판매·알선, 조직 운영, 범죄수익 은닉, 공범 지휘 부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와 경찰은 박왕열을 넘겨받자마자 공범과 조직 실체 규명, 범죄수익 추적·환수를 예고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을 중심으로 여러 경찰 관서 사건을 병합해 수사하고, 가상자산 분석 인력까지 투입한 점을 보면, 단순한 마약사범 한 명이 아니라 국제 조직형 범죄의 본류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전세계' 박왕열파는 끝났나-아니다
아직 그렇다고 보긴 어렵다. 하부 유통책 일부와 국내 총책 일부는 이미 검거됐지만, 정부 발표는 오히려 이번부터가 시작이라는 쪽에 가깝다. 정부는 조직 실체 규명과 범죄수익 환수를 강조했고, 경찰은 전담 인력을 꾸려 여죄와 공범을 캐고 있다. 즉, 몇 갈래 가지는 잘랐지만 뿌리를 아직 다 확인하지 못한 상태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결론: 한 인간의 타락이 아니라, 국가 시스템의 시험대
박왕열 사건은 단순히 “악인 한 명”의 전기가 아니다. 정상 사업가의 외피를 썼던 인물이 대형 금융사기 주변을 맴돌다가 해외로 도피하고, 현지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탈옥과 재탈옥을 거쳐, 급기야 교도소 안에서 텔레그램으로 한국 마약시장을 흔드는 총책이 된 사건이다.

그의 생애 초반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성인 이후의 경로만 놓고 봐도 이 사건은 금융범죄–해외도피–살인–교정 부패–디지털 마약유통–국제 공조수사가 한 줄로 꿰어진 현대형 범죄의 표본이다. 그리고 이번 송환은 끝이 아니라, 한국 사법기관이 그 줄의 끝에서 자금·공범·배후망을 어디까지 걷어 올릴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출발점이다.

 

 

오운석 기자 info1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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