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칼럼] 항산(恒産) 없는 정치, 마타도어로 전락한 전북도지사 선거를 우려한다
맹자님의 말씀이다.
“항산(恒産)이 있어야 항심(恒心)이 있다.”
지속 가능한 삶의 기반이 있어야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지킬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고전의 문장은 오늘 전북도지사 선거판을 향해 던지는 가장 날카로운 경고이기도 하다.
지금 선거판은 어떤가.
정책은 사라지고, 비전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떠도는 것은 온통 전화와 SNS를 타고 번지는 ‘카더라’, 확인되지 않은 유튜브 발언, 그리고 상대를 흠집 내기 위한 무차별적 의혹 제기뿐이다.
이것은 경쟁이 아니다. 정치도 아니다.
그저 수준 낮은 정치적 생존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마타도어가 난무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답은 간단하다.
그것은 항산(恒産)이 없기 때문이다.
정책이 빈약하고, 성과가 부족하며, 도민과의 신뢰가 약한 후보일수록 선택지는 하나로 좁혀진다.
상대를 끌어내리는 것이다. 정책으로 이길 수 없으니 비전으로 설득할 수 없으니 결국 흑색선전과 인신공격에 기대는 치졸한 전략을 선택할 뿐이다.
맹자님의 시선으로 보면 이는 명확하다.
‘항산이 없는 자들이 결국 항심을 버리고 있는 것’이다.
지금 벌어지는 마타도어는 우연이 아니다.
항산이 없는 구조적인 결과다.
이처럼 비열한 전략과 비열함은 전략이 아니라 ‘무능의 증거’일 뿐이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선거는 원래 그런 것”이라 말한다.
과연 그럴까?
허위 사실을 흘리는 것이 전략? 상대를 음해하는 것이 능력?
도민을 혼란에 빠뜨리는 것이 원래 그런 것인가? 아니다. 단언컨대 아니다.
속이고 허위사실을 진짜처럼 퍼 날리는 비열함은 전략이 아니라 무능의 증거다. 정책으로 승부할 자신이 없는 자들이 선택하는 마지막 수단일 뿐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누구에게 돌아갈까. 바로 우리 도민에게 돌아간다.
혼탁한 정보 속에서 유권자는 판단력을 잃고, 선거는 지역 발전이 아닌 감정 싸움으로 전락한다. 마치 손자병법 20계인 혼수모어(混水模魚) 전법과도 같다.
작은 연못을 온통 흙탕물로 흐려놓아 숨을 쉴 수 없는 물고기가 고개를 수면 밖으로 내밀면 한 마리씩 잡아가는 수법으로 상대방을 혼란에 빠뜨려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승리를 쟁취하는 비열한 약탈일 뿐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공정’보다 ‘품격’이다. 후보들은 입으로는 “공정선거”를 외친다. 그러나 공정은 선언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마타도어를 멈추는 용기와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 정책으로 맞붙겠다는 결기다. 이것이 없다면 공정은 공허한 구호일 뿐이다.
지금 전북 선거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공정이 아니라 정치의 ‘수준’이자 ‘품격’이다.
전북의 유권자들은 이미 보고 있고 알고 있다. 아마도 마타도어를 생산하는 이들조차 스스로가 더욱 더 잘 알 것이다.
이런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정치인들이 크게 착각하는 것이 하나 있다. 유권자는 이런 사실을 모르고 우리 의도대로 움직여 줄것이라는 환상이다.
하지만 유권자인 도민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누가 정책을 말하는지, 누가 헛소문을 퍼뜨리는지, 누가 불안해서 흔들리는지까지도 안다.
유권자들은 결국 “저 사람은 도정을 맡길 사람이 아니라 싸움판을 키울 사람이다.”라고 판단한다.
이제 항산(恒産)없는 정치인은 퇴장(退場)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맹자님의 혜안과 경고는 냉정하다.“항산이 없으면 항심도 없다.” 그런 사람에게 경고한 것이다.
지금 전북도지사 선거는 그 말의 현실판이다. 기반 없는 정치가 도덕을 무너뜨리고 불안한 후보가 선거를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
이제 선택은 도민의 몫이다. 마타도어에 기대는 후보를 택할 것인가,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하는 후보를 택할 것인가. 분명한 것은 항산 없는 정치인은 결국 전북의 미래도 흔들어 댈것이라는 사실이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승리와 패자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뜻하지 않게 전북의 정치적 자산, 거대한 거목, 김관영 지사가 희생된 판이다. 정치적 자산이 커다란 굉음을 내고 쓰러진 현장이다. 그래서 더욱 전북 정치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꿀어 올려야 하는 역사적 현장이 되고 있다.
도민이 선택해야 할 지사는 “누가 더 깨끗한가”가 아니라 마타도어가 발 붙이지 못하는 선거를 만들어 비난과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 아니라 “누가 더 단단한 항산과 항심을 갖고 있는 후보인가”, “진실로 도민을 위하는 정치인” 인가다.
제천(霽川) 오운석, 굿모닝전북신문 대표



홈
오피니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