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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세계유산도시협의회 제30차 정기회의(고창군 제공) |
한국의 세계유산을 보유한 지방자치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유산 보존과 지속 가능한 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세계유산도시협의회(회장도시 고창군)는 6월 19일 오후 충청북도 보은군 법주사 일원에서 ‘제30차 정기회의’를 개최하고, 세계유산 보존 및 활용을 위한 공동사업 확정과 회원 도시 간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협의회 회장인 심덕섭 고창군수를 비롯해 함안군수, 고성군수 등 전국 31개 세계유산 보유 지자체의 수장 및 실무진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특히 국가유산청 관계자도 자리를 함께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긴밀한 정책 연계와 소통을 위한 신호탄이 되었다는 평가다.
■ ‘지속 가능한 세계유산 활용’ 위한 실천적 논의
이날 정기회의의 주요 의제는 한국형 세계유산 공동사업의 구체화였다.
협의회는 ▲유소년 대상 세계유산 탐험대 운영 ▲세계유산 정책연구회 운영 ▲지속 가능한 관광모델 발굴 ▲회원 도시 간 교류 확대 등 총 4건의 실질적 사업을 의결했다.
특히, ‘유소년 한국세계유산 탐험대’는 문화유산에 대한 조기 교육과 미래세대의 유산 보존 인식을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기대를 모은다. 각 지자체는 지역 내 유산 자원을 기반으로 탐방 프로그램을 기획해, 전국 유소년 참가자들에게 체험 중심의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세계유산 정책연구회’는 학계 및 정책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로, 지역별 유산 관리 현황을 비교 분석하고, 문화유산을 통한 지역 균형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 정부와의 협력 강화…“현장 목소리 전달 채널 확보”
이번 정기회의의 또 다른 특징은 국가유산청 관계자의 참석이다.
그간 협의회는 자치단체 중심의 논의에 머물러 있었으나, 이번 회의를 계기로 정부와의 공식 소통 통로가 확보되며, 정책 반영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관리하는 주체는 지역이지만, 제도적 뒷받침은 국가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국가유산청과 긴밀히 협력하여 중앙과 지방이 함께 세계유산을 지키는 시스템을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 역시 “협의회가 추진하는 공동사업을 면밀히 살펴보고, 필요한 행정적 지원과 예산 확보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 고창, 세계유산도시로서의 위상 공고히 해
이번 회의는 특히 회장도시인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의 리더십이 돋보인 자리였다.
고창은 고인돌유적지(고창, 화순, 강화 고인돌 유적)와 고창갯벌(서남해안 갯벌 세계자연유산)의 두 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어, 역사문화자원과 생태자원을 고루 갖춘 대표적인 세계유산도시로 평가받는다.
심 군수는 회의 개회사에서 “한국세계유산도시협의회는 단순한 협의체를 넘어, 지역과 세계를 잇는 유산 외교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며 “앞으로도 한국 세계유산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다른 지자체 대표들 역시 “고창군이 회장도시로서 추진한 공동사업이 실효성 있는 프로그램으로 평가된다”며 “앞으로도 회원 도시 간 적극적인 교류와 협력을 통해 세계유산 보존에 앞장서자”고 입을 모았다.
■ 세계유산, 지역을 살리는 힘으로
한국세계유산도시협의회는 2010년 창립되어 올해로 14년째를 맞이했다.
31개 회원 도시는 각기 다른 유산을 품고 있지만, 그 가치를 지키고 후대에 전하기 위한 의지는 같다. 이번 정기회의는 이러한 공동의 사명을 확인하고, 실천적 로드맵을 구축한 자리로서 의미를 더했다.
심덕섭 회장은 “세계유산은 단순한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오늘날 지역 발전의 자산이며 미래 세대에게 전해야 할 귀중한 유산”이라며 “협의회가 중심이 되어 한국형 세계유산 관리 모델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제30차 정기회의를 계기로, 한국의 세계유산이 지역의 경계를 넘어 전국적‧국제적 가치를 가진 문화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역과 중앙이 손을 맞잡은 이번 회의는 단순한 행정 회의를 넘어, 대한민국 유산 정책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고 있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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