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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지식문화의 심장, ‘황윤석도서관’ 오는 11월 개관..
문화

고창 지식문화의 심장, ‘황윤석도서관’ 오는 11월 개관 임박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입력 2025/07/14 12:01
전통과 현대 잇는 건축미학, 군민 일상 바꾸는 문화 인프라… 고창읍 월곡뉴타운 중심축으로 급부상
“책은 지식 이전의 삶이다”… 조선 후기 실학자 황윤석 정신 담은 지적 랜드마크, 군민 기대 고조

[굿모닝전북신문=최진수기자]

사진 - 고창 황윤석 도서관 조감도(고창군 제공)

“도서관은 책이 머무는 곳이 아니라, 사람이 머무는 곳이어야 한다.”

이 한마디에 고창군이 왜 이토록 도서관 신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지에 대한 답이 담겨 있다. 오는 11월 개관을 앞두고 있는 ‘고창황윤석도서관’은 단순한 공공시설이 아닌, 지역문화의 구조를 바꾸는 전략적 거점이자, 전북 서해안 시대를 이끌 지식문화 인프라로의 상징적 출발점이다.

고창읍 월곡뉴타운 한가운데… 3,815㎡ 규모로 '품격 있는 도서관 시대' 개막
고창군은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보관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군민 누구나 일상 속에서 문화를 누리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되어야 한다는 시대적 인식에 따라, 지난 2022년부터 ‘고창황윤석도서관 건립 사업’을 본격 추진해 왔다.

신축 도서관은 고창읍 월곡리 뉴타운지구 중심부에 위치해 지역 접근성이 뛰어나고, 향후 주거·행정 복합타운과 연계된 중심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규모는 연면적 3,815㎡(1,154평), 지하 1층~지상 2층에 걸쳐 건립되고 있으며, 건축공정은 현재 마무리 단계다. 이달부터는 가구 및 자동화장비 발주, 내부 인테리어 정비, 장서 이관 작업에 착수하면서, 사실상 ‘개관 준비 모드’에 돌입했다.

이를 위해 군은 지난 7월 1일부로 기존 고창군립도서관을 임시 휴관하고, 장서(책 10만여 권)와 각종 교육 기자재, 전산기기 등 이관 대상 자산을 체계적으로 분류·포장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공백 없이 신속한 이전 개관’을 위한 조치로, 행정 효율성과 시민 편의를 동시에 고려한 행보다.

유현준 교수가 설계한 도서관… “전통의 지혜, 공간에 스며들다”
이번 도서관이 유독 주목받는 이유는 건축디자인 때문이다. 건축계의 스타이자 대중철학 해설자로 널리 알려진 홍익대학교 유현준 교수가 직접 설계에 참여한 것.

유 교수는 설계 초기 단계부터 고창의 역사와 지형, 기후, 그리고 조선 유학의 상징적 건축물인 ‘종묘(宗廟)’에서 영감을 받아 공간을 구성했다. 그는 “도서관이란 고요한 정신의 집이며, 동시에 일상의 움직임을 품은 열려 있는 집이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전통의 중첩성과 현대의 개방성을 절묘하게 접목시켰다.

내부는 개방형 열람실과 아동·청소년·성인 전용 공간, 다목적 커뮤니티 룸, 강연실, 북카페, 시청각실, 디지털 정보검색실 등이 층별·공간별로 유기적으로 배치된다. 특히 무인도서반납기, 전자서가, 좌석예약시스템 등 최신 자동화 시스템이 전면 도입되어, ICT 시대에 걸맞는 ‘스마트 도서관’의 면모도 갖춘다.

고창의 철학자 황윤석, ‘이름’만 아니라 ‘정신’까지 담다
도서관의 이름은 고창 무장 출신의 조선 후기 실학자 황윤석(1729~1791) 선생의 이름을 따왔다. 그가 남긴 33종의 저술 중에는 수학·천문·의학·군사 등 다양한 분야가 포함되어 있어, 오늘날 ‘융합 인문학’이라는 개념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황윤석 선생은 퇴계 이황과 다산 정약용의 사이를 잇는 조선 후기 실천 유학의 대표 주자로, 고창 지역 정신사의 중추적 인물이다.

고창군은 단순히 도서관의 브랜드를 위해 그의 이름을 빌려온 것이 아니다. 그의 철학과 실천, 지식에 대한 존중과 공유의 태도를 도서관 운영 전반에 반영하겠다는 구상이다. 황윤석 선생의 주요 저작은 향후 전자책, 오디오북 등으로도 제작돼 도서관 내에서 상시 열람이 가능하도록 제공될 예정이다.

군민은 물론 관광객도 찾는 ‘문화 명소’로… 휴관 중에도 서비스 대체 운영
고창군은 도서관 이용 공백으로 인한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성호도서관’의 휴관일을 일시적으로 폐지하고, 일요일까지 확대 운영하고 있다. 평소 군민 이용이 많았던 어린이 책 대여나 장난감도서관 기능, 북 큐레이션 프로그램 등은 성호도서관에서 대체 제공되며, 온라인 전자도서관은 정상적으로 이용 가능하다.

특히 이번 황윤석도서관은 ‘관광객에게 열려 있는 도서관’으로의 기능도 준비 중이다. 고창을 찾는 방문객을 위한 지역문화 자료실, 향토자료 큐레이션 존, 오디오가이드 시스템, 미디어 체험 콘텐츠가 마련될 예정이다. 고창군은 이를 통해 도서관이 군민뿐 아니라 ‘관광객이 체류할 수 있는 지역 콘텐츠 허브’로 기능하길 기대하고 있다.

복합문화공간으로의 도약… “책보다 사람, 지식보다 삶”
고창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황윤석도서관은 단순한 독서공간을 넘어서 ‘사람 중심 문화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개관 이후에는 인문학 강연, 지역 작가 초청 낭독회, 청소년 진로멘토링, 디지털 교육, AI 활용 강좌 등 시대 흐름에 부합하는 복합문화 프로그램이 본격 운영될 예정이다.

특히 군민이 직접 운영하는 ‘도서관 마을학교’와 ‘청년 책살롱’, ‘노년 삶읽기’ 같은 공동체형 프로그램도 기획 중이다. 지역 농촌 지역 어르신을 위한 찾아가는 이동도서관, 북버스 운영도 중장기 사업계획에 포함돼 있다.

“고창, 지식문화로 다시 깨어난다”… 군민 기대감 ↑
고창읍의 한 주민은 “도서관이 이전한다는 말만 들었을 땐 그냥 새 건물 짓는 정도로 생각했지만, 자세히 알고 보니 고창이 앞으로 어떤 문화도시가 될지를 미리 보는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창교육지원청의 한 관계자도 “학교에서 가르치지 못하는 삶의 깊이와 생각하는 힘을 아이들이 이곳에서 채울 수 있을 것”이라며 “학부모들의 관심도 매우 높다”고 전했다.

나윤옥 문화예술과장 “군민이 자랑스러워할 공간 만들겠다”
고창군청 나윤옥 문화예술과장은 “황윤석도서관은 단순한 건물이 아닌, 고창의 철학과 정체성을 담는 공간이자, 군민의 일상에 스며드는 문화자산이 될 것”이라며 “책과 삶, 전통과 현대, 군민과 관광객이 연결되는 열린 공간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책이 다시 마을을 살리고, 마을이 책을 키우는 시간
고창황윤석도서관의 개관은 단지 ‘도서관 하나 생기는 일’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고창이 다시 지식과 문화로 깨어나는 선언이자, 지역사회가 자발적으로 배움의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실천의 출발점이다. 사람을 위한 공간, 생각을 위한 시간, 질문을 위한 마을.

그곳의 문이 곧 열린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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