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전북신문=최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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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부안 부안읍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착한가게 현판 전달(부안군 제공) |
지방 소도시의 일상은 소박하지만, 그 속엔 도시가 따라올 수 없는 ‘온기’가 있다.
그리고 그 온기의 중심에는 늘 ‘사람’이 있다.
지난 7월 16일, 부안특별자치도 부안읍에서는 단순한 현판식 하나가 지역사회를 잔잔하게 울렸다.
주인공은 강산자동차공업사, 그리고 이곳을 ‘제79호 착한가게’로 지정한 부안읍 지역사회보장협의체(공공위원장 한동일)다.
표면적으로는 단순한 기념사진 몇 장 남긴 행사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지역사회가 버티는 힘, ‘나눔’이라는 뿌리 깊은 가치가 움직이고 있었다.
“도움받는 사람보다, 나누는 쪽이 더 따뜻해진다”
이날 진행된 착한가게 현판 전달식은 형식보다 진심이 앞선 행사였다.
부안읍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이날 강산자동차공업사 대표 황상식 씨에게 ‘착한가게’ 현판을 전달하며, 매월 일정 금액을 지역복지기금으로 기부하는 데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단순한 기부가 아닌 지속적인 참여를 전제로 한 착한가게 캠페인에 동참한 황 대표는 “많은 것을 할 수 없지만, 작은 정성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길 바란다”며 담담하게 소감을 전했다.
“지역 사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참여하게 됐습니다. 작은 나눔이지만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황 대표는 평소에도 지역 내 노인들에게 무상 정비를 제공하거나, 급한 차량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비용보다 ‘사람’을 먼저 챙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운영하는 강산자동차공업사는 차량만 고치는 곳이 아니라, 마음을 고쳐주는 정비소라는 평가도 따랐다.
불황 속에도 “착한 결정”… 지역경제와 복지 잇는 다리
이번 지정은 단순히 한 업체의 참여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이 부안읍 착한가게 캠페인의 진면목이다.
부안읍에서는 이미 79개 업체가 이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으며, 기부금은 저소득층 및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들을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자발적 기부, 자생적 참여, 그리고 지역 내 선순환이 작동하는 구조다.
김정 민간위원장은 “경기 침체 속에서도 지역을 위한 따뜻한 결단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많은 업체들이 착한가게에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립서비스가 아니다. 지역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착한가게 참여는 기업의 생존과 윤리를 동시에 고민한 행위로 평가된다. “지금은 돈보다 마음이 더 절실한 시대”라는 말이 부안에서는 공허한 이상이 아니다.
복지의 사각을 채우는 건 행정이 아니라 ‘사람’
한동일 부안읍장은 이날 “지역 소상공인의 꾸준한 나눔 실천이야말로 우리 지역 복지의 든든한 기반”이라며, “읍에서도 민·관 협력을 바탕으로 촘촘한 복지 안전망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수사적 발언이 아니다. 실제로 부안읍은 행정 주도로 복지정책을 설계하는 데서 나아가, 지역 내 민간 자원을 실질적으로 연결하고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 중이다.
이는 ‘행정의 손이 닿기 어려운 복지 사각지대’를 채우는 데 있어 민간의 참여가 결정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말하자면 ‘지역복지의 실질적 주체는 주민’이라는 전환적 사고다.
착한가게, 그리고 ‘착한사회’로 가는 길
착한가게는 단순한 기부 캠페인이 아니다. 그것은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공동의 책임과 연대를 실천하는 플랫폼이자, 위기의 시대를 견디는 지역적 해법이다.
대기업 후원이나 중앙정부의 정책만으로는 지역을 움직일 수 없다. 작고 느린 변화, 그러나 진심어린 움직임이 지속될 때만이 지역사회는 살아 숨 쉬는 생명체로서 버텨낼 수 있다.
부안읍이 보여주고 있는 착한가게의 확산은 바로 그런 지역 공동체 회복의 가능성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부안읍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역 소상공인들과 함께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이웃 돌봄 문화 조성에 앞장설 계획”이라며, “행정이 일방적으로 복지를 주도하는 시대는 끝났고, 이제는 함께 만드는 복지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시, 사람…
79번째 현판 뒤에 담긴 진심
강산자동차공업사의 착한가게 지정은 단순한 숫자에 그치지 않는다. 그 현판 하나가 의미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기름때 묻은 작업복을 입은 한 정비업자의 묵묵한 나눔, 그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공공기관의 손길, 그리고 이를 지켜보며 마음속에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품는 또 다른 소상공인.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부안특별자치도는 ‘특별’한 지역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있다.
착한가게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주관 캠페인으로, 매달 일정 금액을 지역사회 복지기금으로 기부하는 선행 참여 업체에게 ‘착한가게’ 현판을 부착하며 지역 나눔 문화를 확산하는 데 목적이 있다.
착한가게 후원금 사용처
저소득 가정 긴급지원
복지 사각지대 발굴 및 지원
독거노인/장애인/아동 복지서비스 연계
명절/동절기 생계지원 등
“복지는 ‘돈’보다 ‘온기’로 하는 것이다.”
그 말이 부안에서는, 오늘도 현실이 되고 있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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