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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일하고, 함께 살아가는 고창”… 외국인 계절근로자..
사회

“함께 일하고, 함께 살아가는 고창”… 외국인 계절근로자 기숙사 청소 봉사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입력 2025/07/24 15:37
고창군·선운산농협·대성농협, 농번기 앞두고 숙소 정비…‘함께하는 농촌공동체’ 모범 사례로

사진 - 외국인계절근로자 기숙사 청소(고창군 제공)

[굿모닝전북신문=최진수기자]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이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지역 내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보다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기숙사 청소 봉사활동을 펼쳐 지역사회의 훈훈한 귀감이 되고 있다.

고창군과 선운산농협, 대성농협은 지난 24일,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의 숙소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청소활동을 진행했다. 이번 봉사는 단순한 환경정비 차원을 넘어, 지역 농업의 지속가능성과 농촌공동체의 통합을 위한 상징적 행보로 평가받고 있다.

“그들도 우리의 이웃이다”… 청소봉사에 팔 걷어붙인 공직자와 농협 직원들
이날 고창군청 관계자와 선운산농협, 대성농협 임직원 30여명은 외국인 계절근로자 기숙사에 직접 방문해 화장실, 공동취사장, 세탁장 등 공용시설을 중심으로 청소를 실시하고, 기숙사 주변의 쓰레기를 수거하며 환경 정비에 구슬땀을 흘렸다.

일손이 바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자발적으로 참여했으며, 이들의 봉사활동은 “단순한 청소를 넘어 공동체를 위한 헌신”이라는 평가 속에 지역사회에 따뜻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

고창군 관계자는 “농번기마다 먼 타국에서 고창을 찾아 우리 농업을 함께 일구는 계절근로자들은 단순한 노동력이 아니라, 이제는 우리의 동료이며 이웃”이라며 “그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500명 넘어선 외국인 계절근로자… 고창군, 전국 모범사례로 떠올라
고창군은 2024년 2월부터 현재까지 총 2,500여 명의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도입해 지역 570여 농가에 배치했다. 이 가운데 공공형 계절근로자도 55명 포함되어 있으며, 하반기에도 약 500명이 추가로 입국할 예정이라 총 3,000명에 가까운 근로자들이 고창군의 농촌에서 함께 일하게 된다.

이는 전국 기초지자체 중에서도 매우 높은 수치로, 인력난에 허덕이던 고창지역 농가들에 있어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선운산농협과 대성농협은 계절근로자 도입에 있어 행정과의 협업은 물론, 숙소 제공과 현장 관리 등 전반적인 지원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오며 ‘농협형 계절근로자 관리 시스템’의 모범을 만들어가고 있다.

농촌인력난의 대안, 그러나 단기 노동력 그 이상을 고민할 시점
현재 고창군을 포함한 전북특별자치도 전역은 매년 반복되는 농촌인력난에 직면하고 있다. 고령화와 도시 유출로 인해 농사철마다 일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과장이 아닐 정도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는 분명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이에 따르는 숙소 문제, 노동권 보호, 생활 편의 제공 등 부가적 이슈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고창군은 이런 문제들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 대상 건강검진, 통역 서비스, 주거환경 점검, 생활 밀착형 민원처리 등을 체계적으로 구축해 나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농협 주도로 외국인 근로자 전담 관리직원을 배치하고, 숙소 환경과 안전 점검까지 일괄 관리하는 ‘원스톱 관리 시스템’ 도입이 추진 중이다. 이번 청소봉사 역시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계절근로자 정착 위한 ‘따뜻한 농촌공동체’ 실현, 제도 개선 필요성도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단순히 농사일만 하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편안히 머물고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부 농가에서는 “계절근로자들이 3개월, 길게는 5개월 머무는 동안 최소한의 문화생활, 교육, 의료서비스도 필요하다”는 지적을 해왔다. 이에 따라 고창군은 올해 하반기부터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생활안내서 다국어 제작과, 커뮤니티 연계 프로그램, 농촌체험 참여 확대 등을 준비하고 있다.

고창군청 관계자는 “우리가 그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했다면, 이제는 그들이 우리 지역을 ‘좋은 곳’으로 기억하도록 해야 할 시점”이라며 “다문화 공존 농촌사회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창 모델’ 전국 확산 기대… 농정당국과 정치권의 관심 절실
고창군의 계절근로자 관리 시스템과 지역 농협의 참여는 중앙정부 및 다른 지자체에도 모범이 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제도적 기반은 미비한 점이 많다.

예를 들어, 계절근로자의 주거환경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농가 또는 농협의 부담이 과중하거나, 외국인 근로자의 의료보험·산재보험 처리에 있어 행정 혼선이 발생하는 등의 문제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로 이어진다.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와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 그리고 지역 정치권은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해 ‘지속 가능한 농촌 외국인력 활용 모델’에 대한 종합적이고 실효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농촌의 외국인력 정책이 단순 인력 도입 차원을 넘어서 ‘공존 가능한 농촌의 설계’로 진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창군의 행보는 전국적 롤모델로 더욱 조명받고 있다.

청소는 시작일 뿐… 진정한 공존은 이해와 배려에서
이번 고창군과 양 농협의 기숙사 청소 봉사는 단순한 환경 정비를 넘어서,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이웃으로 맞이하려는 지역의 진심’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들이 단지 일하러 오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 농촌의 중요한 일원으로 받아들여질 때, 농업의 미래도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고창군의 지속적인 노력, 농협의 적극적 참여, 그리고 지역사회 전체의 포용적 의식이 어우러질 때 비로소 ‘함께 일하고, 함께 살아가는’ 진정한 농촌공동체가 실현될 것이다.

 

최진수 기자 ds4p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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